끌어안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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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으로 맺어진 보편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가족은 그 형태나 기능 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도 여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족 간의 갈등과 상처가 만들어 내는 슬프고도 아픈 현실입니다. '머리말'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여덟 번째 책 <끌어안는 소설>, 이 책은 가족을 주제로 한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가족의 삶의 모습 또한 다양해졌지만 가족 간의 갈등과 상처가 만들어 내는 슬프고도 아픈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가족 구성원이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화해와 용서, 돌봄과 치유의 가치를 아우를 수 있는 공통의 키워드로 '끌어안음'을 떠올렸다고 하는데요. 독자들은 7인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에서 그려낸 다양한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7편의 단편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출판사 제공 책 소개로 대신합니다. "그 시절 어머니의 삶을 오롯이 끌어안는 정지아 <말의 온도>, 자식을 잃은 상실감을 타인을 향한 애정으로 끌어안는 손보미 <담요>, 모자로 변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삶을 끌어안는 황정은 <모자>, 거친 삶을 견뎌 낸 먼 곳의 이모를 끌어안는 김유담 <멀고도 가까운>, 떨어져 나온 이들이 만나 서로를 새 가족으로 끌어안는 윤성희 <유턴 지점에서 보물 지도를 묻다>,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아이를 끌어안는 김강 <우리 아빠>,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의 안녕을 끌어안는 김애란 <플라이데이터리코더>"까지 7인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에서 그려낸 다양한 가족의 삶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멀지 않는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충격적인 가족의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정된 수정란은 '우리 엄마' 혹은 국가가 고용한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되어 대한민국의 건강한 아이로 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출생한 아이들을 '우리 아이'라고 부르게 되며 '우리 아이'들은 정상적인 고등학교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까지 정부의 보호와 보살핌을 받게 됩니다. p.163

 

세계 최초로 신생아 출생률을 늘리기 위해 시작된 국가사업인 '우리 아빠'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17년 전 그때와 달리 지금은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030년에 시작된 '우리 가족' 사업은 2049년에 이르러 연간 5만 명의 신생아를 생산하게 되었으며, 드디어 성인이 된 첫 '우리 아이'를 사회에 편입시키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우리 아이' 김희망, "출생의 형태와 성장 과정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되었지만, 그해 자연적인 부부에 의해 태어난 스물두 명의 '김희망'이 개명신청을 했다는 것만 봐도 '우리 아이'로 태어난 김희망'의 삶은 그러지 못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기분 나쁘면 우짤 낀데. 내가 낸 세금으로 태어나서 입히고 먹여서, 공부까지 가리키가 이리 편의점 알바 만들어 줬으면 감사합니다, 해야지. 안 그렇나, 인마. , 우리 아이. 감사합니다, 해봐. p.177

 

유전적인 우열에 대한 인위적인 개입은 없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우리 아빠' 사업에 동참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 의해 태어나게 된 '우리 아이', 그렇기에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냉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국가의 보호와 보살핌을 받게 되는 '우리 아이', 그 후 혼자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우리 아이',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우리 아빠'들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이야기는 ''가 자신을 닮았다는 편의점 알바생 '김철수'를 찾아가며 끝이 납니다. 수많은 우리 아이의 아빠가 되었을지도 모를 '', 자연적인 부부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처럼 '가족'이 될 수 없는 '우리 아이', ''에게 '우리 아이'는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야할 만큼 심각한 출생률 감소, 다닐 아이가 없어 학교가 폐교되는 요즘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멀지 않는 미래에 '우리 엄마, 우리 아빠'로 불러지는 국가사업이 시행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우리 아빠>, 가족인듯 가족 아닌 모습으로 변해갈지도 모를 가족의 형태, 그때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로 인식되고 존재하게 될까요?

꿈오리 한줄평 : 7인의 작가가 전하는 다양한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끌어안는 소설>,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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