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원에 간다 롭 1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사라 스트리스베리 글, 안미란 옮김 / 롭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핸드메이드 예술 그림책, 기계가 아닌 장인정신이 깃든 수작업으로 만든 책, 그래서 한정판으로 출간될 수밖에 없었던 책, 책의 크기와 무게가 무려 26x28x3cm, 2.75kg이나 되는 그림책, 몇 달을 기다려 받은 특별한 책이기에 도착하자마자 공원에 갔던 꿈오리, 그림책이라기보다는 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던 책, <우리는 공원에 간다>입니다.

 

이 책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스케치를 본 사라 스트리스베리가 나중에 글을 쓴 그림책으로 글과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페이지와 글과 그림이 함께 하는 페이지가 번갈아 나오는데요. 특히 글과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페이지에 더 오래 머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몇 번이나 읽고, 어떻게 쓸까를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두 달 가까이나 지나가고 있었고, 그러는 사이 양장본으로 출간된 책이 도착했습니다. 두 달 전 그때의 느낌으로 다시 공원으로 갑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별에서 왔다고 한다. 우주의 먼지에서 생겨나, 아주 먼 옛날 어디에선가 이 세상으로 날아왔다고, 하지만 잘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공원에 간다.

공원은 도시 속의 숲, 저 멀리 낯선 세상이다. 공원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어떤 날은 세상이 뒤집어질 만큼 많은 일이 일어나고 또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상관없다. 우리는 그냥 공원에 가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공원에 간다' ~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는 것이 되면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의 일들이 너무나 특별한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말이죠. 사람들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감으로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되었으며, 스스로를 집안에 가두며 마음의 문까지 꼭꼭 걸어 잠그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봄이 찾아와도 공원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으며, 놀이터엔 아이들의 웃음소리 대신 고요한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3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 우리는 공원에 가고, 아이들은 놀이터에 갑니다.

 

 


 

"엄마, 공원에 가면 안 돼요?"

"다음에."

"지금은요."

"조금 있다가."

"언제요?"

"나중에."

"나중이 언제예요?"

나중은 몇 광년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공원에 간다' ~

 

해가 뜨고 지고, 계절이 지나가는 건 자연의 이치, 시간이 지나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단 몇 초 사이에 운명을 가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냥 해 보는 건 어떨까요? 눈부신 봄날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시적인 글과 아름다운 그림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멋진 예술 그림책으로 탄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