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일시품절



봄빛이 눈부신 날에 그냥 집에만 있는 것은 봄날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목적 없이 산책을 나갑니다. 어디를 가도 좋으니까요. 굳이 산책을 나가지 않아도 그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봄날의 기쁨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의 표지 그림 또한 그러했습니다. 벽돌책이라고 해도 될 만큼 두꺼운 책이지만, "59인의 화가가 그려낸 '인생 그림'과 다양한 ''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느새 빠져들어 읽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인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다. 그림을 보는 것도 연애하는 것처럼 시간을 바치지 않는다면 결코 대상과 가까워질 수 없다. 그러니 꼭 이 책을 여러 번 자주 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봐도 봐도 부족하고 허기진다고 느낄 때 비로소 아주 조금 가까워진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결국 화가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다. 결국 나는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미술 작품을 본다. 모든 미술은 개인과 사회를 담고 맥락과 담화를 형성한다. 수백 년 전에 그려진 그림이든 동시대에 그려진 그림이든 아주 오랜 시간 되풀이된 인간의 보편적인 다양한 감정과 욕망, 갈등, 타협이 담겨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나에게 '인생 화가'는 보통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1. 늘 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

2.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3. 살아가면서 더 이해하고 싶고 궁금한 화가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인생 화가'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부제 그대로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1'인생 그림 MORNING', 2'인생 그림 SUNSET'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녀가 들려주는 화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인생 화가''인생 그림'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화가와 작품들을 만날 때보다는 작품은 알고 있음에도 알지 못했던 화가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꿈오리에겐 '구스타브 카유보트'가 바로 그러한 기쁨을 주었던 화가입니다. 모 출판사 세계문학전집과 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미술관련책의 표지 그림이 바로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랍니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것이다.

모두의 '인생 화가' 빈센트 반 고흐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그림만 봐도 누구 작품인지 알 것만 같은 화가들이 있습니다. "늘 사람의 목을 길게 그리는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사람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전개도처럼 펼쳐서 그리는 파블로 피카소, 마치 돌 위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질감을 표현하는 박수근" 등이 있는데요. "태양을 닮은 화가라는 별명을 지닌" 빈센트 반 고흐 또한 그러합니다. 그들의 작품에는 "화가만의 독특한 개성, 즉 화풍"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림만 봐도 어떤 화가가 그렸는지가 바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지요.

 

고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해바라기 꽃병>,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이 아닐까요? 스스로 귀를 자른 모습을 그린 <귀에 붕대를 감고 있는 자화상>, <해바라기> 시리즈, 고흐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별이 빛나는 밤> 등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듣고 보았을 유명한 작품이기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독서광이었던 그가 그린 작품 <프랑스 소설 더미>, <책이 있는 정물> 등의 작품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자에게 고흐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꾸준히 이해하고 싶은 '인생 화가'라고 하는데요. 저자는 그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마음이 힘들고 정신이 자신을 갈취하는 것 같은 괴로움에 짓눌려도 삶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건하고 성실하게 이겨내려 했던 한 가난한 예술가가 남긴 생의 가장 아름다운 조화로 느껴진다."고 말이지요.

 

 



만약 그가 일찍 죽지 않고 살았다면 그는 재능이 풍부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행운의 상승세를 누렸을 것이다. -클로드 모네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꿈오리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았던 그림, 바로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의 비 오는 거리>입니다. 저자는 "19세기 파리 사람들의 모습을 건조하면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포착했기 때문에 카유보트가 파리의 거리를 표현한 그림"을 대부분 좋아한다고 합니다.

 

꿈오리가 읽었던 책들의 표지 그림이 카유보트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이 더 인상적기도 하지만, 그와 더불어 그가 "인상파 화가이자 컬렉터이자 후원자였다."는 것입니다. 그가 "본인의 작업 활동을 하면서 동료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사고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유복한 집안에서 나고 자란 것뿐만 아니라 스물다섯에 거대한 재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카유보트는 요트 선수이자 보트 디자이너였으며, 정원사로도 활약했다고 하니, 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나 안타까웠던 점은 "자신이 수집한 모든 그림을 프랑스에 맡기려던 그의 진심"을 프랑스 정부가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몇 십 년이 지난 뒤에야 "인상파 화가들의 중요성을 느낀 프랑스의 기관이 개인 컬렉터에게 팔린 작품들을 돌려받고자 노력했지만, 모두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생의 뒷모습을 그린 화가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작품은 30여 점 정도로 많지 않지만 위조품들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으며 잦은 절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빛이 너무 강해 노란 빛을 표현한 선들에 찔릴 지경이라며 선글라스를 쓰고 봐야 할 정도라 말하는 뭉크의 <태양>, 미술사 내 화가와 뮤즈 커플 중 플라토닉 러브로 유명하다는 구스타브 클림트와 에밀리 플뢰게 등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그림은 스스로를 설명하며 다닐 수 없기에 내가 그림에서 찾은, 그림으로 위안받은 다양한 사유들을 담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 또한 그림을 통해 위안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더불어 '인생 화가''인생 그림'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혹시 나만의 '인생 화가''인생 그림'이 있나요?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들려주는 화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인생 화가''인생 그림'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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