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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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센강의 이름 모를 여인>을 통해 기욤 뮈소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열린 결말일 수도 있겠지만 다음 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혹시 <안젤리크>가 후속 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였답니다. 그럼에도 전작처럼 단 번에 읽을 수밖에 없을 만큼 흡입력이 높았는데요. 두 번째 소설인 <그 후에>부터 <센강의 이름 모를 여인>까지 출간한 도서 18권이 모두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것, 세 번째 소설인 <구해줘>가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것만 봐도 그의 작품이 정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젤리크>는 지나친 욕망이 불러온 광기와 파국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꿈을 이룬다는 것과 그렇게 이룬 삶이 진정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이 책은 주요 등장인물인 루이즈 콜랑주, 안젤리크 샤르베, 마티아스 타유페르와 사건이 해결되기 전후의 일을 담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전직 형사인 마티아스 타유페르가 아닌가 싶은데, 왜 제목은 <안젤리크>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아마도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인생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음에도 어딘가 불안정해 보였던 안젤리크, 서늘한 반전을 통해 드러난 자본과 권력 앞에선 미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안젤리크, 무엇보다 지나친 욕망은 광기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결국은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에투알 무용수 스텔라 파트렌코가 벨샤스 가의 자택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p.38

 

이야기는 추락사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한 전직 에투알 무용수 스텔라 페트렌코의 딸인 루이즈가 엄마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전직 강력반 형사였던 마티아스 타유페르에게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합니다. 스텔라 추락 사망 사건은 외부 침입 흔적도 전혀 없고 값비싼 보석이나 현금 또한 전혀 손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의심할만한 살해 동기와 단서도 없는 사건, 그래서 발코니 벽에 매달아둔 화분에 물을 주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가 추락사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수사를 시작한 마티아스는 스텔라의 집을 조사하던 도중 벽에 걸린 특이한 초상화를 보게 되는데요. 그 초상화는 위층에 사는 화가인 마르코 사바티니의 작품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아래 위층에 살고 있는 스텔라와 사바티니가 비슷한 시기에 사망했다는 것인데요. 코비드19로 사망한 사바티니와 추락사한 스텔라의 죽음엔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마티아스는 경비원의 말을 통해 스텔라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수술 부위에 붕대를 갈아주기 위해 드나드는 간호사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그 간호사는 자신이 휴가를 떠난 일주일 동안 안젤리크 샤르베라는 간호사가 자신을 대신했다는 말을 합니다.

 

나는 항상 학업, 만남 혹은 연애를 통해 더 높은 곳에 오르고자 안간힘을 써왔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카멜레온이 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나는 나를 붙잡아두고 있는 어린 시절의 경계를 넘어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날이 찾아올 거라 굳게 믿었다. p.107

 

그 다음 이야기는 안젤리크 샤르베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요. 안젤리크가 임신했음을 알리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늘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오르고자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던 그녀에게 스텔라와의 만남은 중요한 시작점이 됩니다. 또한 원하지 않았던 임신은 오히려 그녀를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상류 계층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계기가 되는데요. 자신의 욕망이 광기를 넘어 파멸을 향해가고 있음을 그때의 안젤리크는 몰랐겠지만, 알았더라도 자제하려는 마음은 없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민자의 딸로 순탄치 않은 시절을 보낸 후 피나는 노력 끝에 자신의 꿈이었던 에투알 무용수(발레리나로서 최고의 영예)가 되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스텔라, 생모에게 버림받은 후 두 번째 엄마였던 스텔라마저 잃게 된 루이즈,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아쿠아알타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화가 사바티니,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그 무엇이든 서슴지 않던 간호사 안젤리크, 의도치 않게 강도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미성년자에게 고의적으로 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입건되고 심장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강력반 형사직을 물러난 마티아스, 망원경으로 스텔라의 집을 들여다보던 사회 부적응자이자 유일한 목격자가 될 수도 있는 로뮈알드, <센강의 이름 모를 여인>에 등장하여 미스터리함을 더하던 디오니소스 신화처럼 특정한 목적을 가진 이리듐 그룹, 그리고 화가 사바티니의 엄마인 비앙아 사바티니, 그 외 이들과 얽혀 있는 인물들과의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지나친 욕망이 불러온 광기와 파국, 자본과 권력 앞에선 미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서늘한 반전, 자신이 원하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진정 행복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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