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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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사이로 달리는 말들과 푸른색 표지, 그리고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라는 제목은 왠지 신비하면서도 판타지한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은 2020년 출간된 작품의 리커버 에디션인데요.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개정판 그림이 내용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책장에 꽂힌 <칼의 노래> 2권을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던 중에 이 책으로 먼저 작가님의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태초의 시기, 초와 단이라는 두 나라의 전쟁과 그 전쟁에 휘말리고 살아남은 두 마리의 말 토하와 야백의 애틋한 사랑과 자유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초나라와 단나라는 실제 역사 속에 존재하는 나라가 아님에도 마치 고대 어느 시대에 존재했던 나라처럼 느껴지고, 달을 향해 달리는 신월마 토하와 달릴 때 핏줄이 터져 피보라를 일으키는 비혈마 야백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영험한 존재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듭니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초나라와 단나라를 담아낸 지도와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요등장인물인 사람과 말들을 먼저 소개하고 초나라와 단나라의 역사를 서술하는데요. 조금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의 이름은 한 글자이고, 말의 이름은 두 글자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저절로 펼쳐져서 처음부터 이러하고, 시간은 땅 위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고 초나라 <시원기>의 첫머리에 적혀 있다. 초나라는 문자가 허술했다. p.11

 

나하강을 경계로 북쪽에는 초나라, 남쪽에는 단나라가 있었습니다. 초나라는 이동하며 살았고 논밭을 더럽게 여겼지만 단나라 사람들은 경작을 하며 정착하여 살았습니다. 초나라는 문자가 없었지만 단나라는 문자로 세상일을 기록했습니다. 초나라는 아무런 건조물이 없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지만 단나라는 성벽을 쌓았습니다. 두 나라의 역사는 초의 <시원기>와 단의 <단사>에 기록된 것인데, 문자가 허술했던 초의 일들은 후대에 문자로 옮겨진 것입니다.

 

산맥 위로 초승달이 오르면, 말 무리는 달 쪽으로 달려갔다. 밤은 파랬고, 신생하는 달의 풋내가 초원에 가득 찼다. 말들은 젖은 콧구멍을 벌름거려서 달 냄새를 빨아들였고, 초승달은 말의 힘과 넋을 달 쪽으로 끌어당겼다. (중략) 새벽에, 말들은 나하에서 강물을 마셨다. p.48~49

 

이야기는 초승달을 향해 달리는 신월마에 대해 서술하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말 잔등에 올라탄 사람은 나하 상류 초원에 살았던 ''였습니다. 추에게는 무당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요가 있었는데, 요는 열다섯 살 때 신기를 받았고 달의 기운을 불러들여 죽은 자의 넋을 품고 달래서 보냈습니다.

 

어느 날 달리던 말 떼 중 한 마리가 요와 눈이 마주쳤고, 요는 그 말을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그 말은 후세에 총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추는 총총의 잔등에 올라타고 달리면서 처음으로 말 잔등에 올라탄 사람이 되었습니다. 추는 말타기의 놀라움을 부족장에게 알려주었고, 말타기는 부족장과 군사들에게 크게 쓰일 것을 알았습니다. 추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구간에 요와 총총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추는 총총의 목을 베었습니다. 요가 마을을 떠난 후 추는 말타기의 비밀이 새어 나갈 것을 걱정한 부족장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마을에서 도망친 요는 백산으로 들어가 짐승의 넋을 달래는 무당이 되었습니다. 요는 백마 한 마리를 길렀는데, 백마에 대해선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초나라의 목왕에겐 두 아들 표와 연이 있었는데 '토하'는 표의 말이 되어 나하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다섯 살 무렵에 처음으로 비혈을 겪은 야백은 특등마 전풍일품으로 단나라 왕에게 바쳐진 후 군독 황의 전마가 되었습니다.

 

냄새가 이러함으로 인간은 싸우고 또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야백은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말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p.126~127

 

초와 단의 전쟁은 계속되었고, 야백은 전쟁터를 달렸습니다. 군독 황이 죽자 야백은 스스로 재갈을 빼고 진영을 벗어났고, '토하'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후...,

 

초와 단의 전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룻밤 애틋한 사랑을 나눈 토하와 야백은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초와 단 그리고 토하와 야백의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고대 어느 시대에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지는 초나라와 단나라, 신화 속에 등장하는 영험한 존재들처럼 느껴지는 신월마 토하와 비혈마 야백의 이야기는 신비하면서도 판타지한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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