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
강한수 지음 / 파람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당은 세상의 물질로 만들어졌으나 하느님의 거처가 되고, 지상에 있지만 천상의 궁전이 되며, 흙으로 만들어져 언젠가는 무너지겠지만 빛이신 그리스도를 담고 있는 공간이 됩니다. 그 안에서 사람은 땅의 겸손함을 신고 하늘의 고귀함을 입습니다. '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 ~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가보았을 '명동성당',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꿈오리에게 명동성당은 오래도록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우연히 들른 명동성당에서 아기를 만나고 싶다는 소원과 함께 기도를 드렸고, 마치 그 기도를 들어주신 듯 큰 아이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꿈오리와는 다를지라도 성당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진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은 의정부교구 본당 사목과 건축신학연구소를 맡고 있는 강한수 사제가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성당을 소개하면서 성당의 형성 과정과 더불어 그 시대의 교회와 신앙 이야기를 들려주는 성당 이야기입니다.

 

 


 

성당 건축이 프레-로마네스크에서 로마네스크로 발전되고 있는 모습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로마네스크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중략) 19세기에 들어 중세에 발달한 이 양식이 고대 로마의 건축 양식과 연관성이 있다는 미술 사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로마적인 것, 로마풍의 것, 로마를 닮은 것'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로마네스크'로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p.39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그리스도교 공인으로 교회는 로마인들의 공회당인 바실리카를 개축하거나 신축해 모임 장소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초기 그리스도교 성당 건축의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초기 로마네스크 성당 이야기로 프랑스 부르고뉴를 중심으로 한 남부 초기 로마네스크 성당 '2 클뤼니 수도원 성당', 독일 라인란트 지역의 북부 초기 로마네스크 성당 '1 슈파이어 대성당', 그리고 성지 순례길의 성당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볼까 합니다.

 

"부르고뉴 지방은 북부의 노르망디와 함께 프랑스의 초기 로마네스크 건축을 이끄는 중심지"로 클뤼니 수도원 성당이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성당이라고 하는데요. 클뤼니 수도원 성당은 "개혁의 상징이었고 성지 순례의 중요한 거점이었기에 새로우면서도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성당을 필요로 했다"고 합니다. 석조 볼트를 가진 성당이 증축되면서 천장과 벽이 일체의 석구조를 이루며 '수직'이라는 중세의 중요한 건축 요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 슈파이어 대성당은 라인라트 상류 지역의 대표적인 독일 초기 로마네스크 성당으로 제2 슈파이어 대성당으로 증축되고 파괴와 복구를 겪으면서 초기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초기 로마네스크를 완성한 중요한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1 슈파이어 대성당을 거치면서 프랑스 남부의 초기 로마네스크와 교류하며 독일의 초기 로마네스크 건축은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주의의 로마네스크로 한 걸음 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초기 로마네스크 시기에 종교적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 중 하나가 '성지 순례'였습니다. '성지 순례'를 한자의 뜻으로 새겨 보면 거룩한 장소를 다니면서 예배하는 것을 말합니다그런데 그리스도교에서 성지란 라틴어 '테라 상타(거룩한 땅)'의 번역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시고 생활하셨으며 돌아가시고 묻히신 뒤 사흘 만에 부활하신 구원의 땅곧 이스라엘(팔레스티나)을 가리킵니다따라서 엄격한 의미에서 성지 순례란 이스라엘을 순례하는 것을 말합니다. p.96


성지 순례는 초기 교회부터 이루어졌지만, 보편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 '주님 무덤 성당'을 세우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신자에게 이스라엘 성지 순례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예루살렘 성지 순례가 여의치 않자, 성인들의 유적지를 예루살렘 대용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로마네스크 시기에 들어서면서 중요한 성지가 등장했는데, 그곳이 바로 사도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산티아고 대성당입니다. 산티아고 대성당의 최고 걸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포르티코 데 라 글로리아(영광의 문)'은 두꺼운 기둥이 받치는 세 개의 아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용은 최후의 심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에 나오는 성당들의 모습을 보면서 덕수궁 옆에 있는 대한성공회성당이 떠올랐는데요. 주황색 지붕의 건축물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스쳐지나가던 성공회성당이 바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설계된 건물이라는 것이 새삼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성당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음에도 빠져들어 읽게 된 것은 성당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에 빠졌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왠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의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들판의 바람과 함께 긴 여정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들어선 순례자는 오랜 세월 다양한 변화를 겪은 산티아고 성당의 모습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고, 성당 바닥에 길게 드리워진 저무는 해의 따스한 노을로 그날 하루를 정화하고 봉헌할 것입니다. p.1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