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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평점 :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예상을 깨고 4대 1로 대승을 거두었다는 알파고,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불러오게 만들기도 했던 알파고, 이때 꿈오리도 알파고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엽고 동글동글한 이 안드로이드를 뒤집어 보면 통통한 두 다리가 영락없이 콘센트에 꽂는 플러그다. p.18
'너 어떻게 살래'는 "인간이 알파고에 패한 충격에 대해 글을 써달라는 청탁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거꾸로 뒤집어 보면 콘센트에 꽂는 플러그처럼 보이는 안드로이드, 이 플러그를 뽑지 않았기에 스마트폰이 울렸고, 그것은 마치 호주머니 속에서 꺼내달라고 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이게 바로 우리가 인공지능과 함께 살고 있는 일상의 경악이요, 어지러움이다."라며, 다만 길들여져서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 온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이란 막연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일상생활에서 늘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또한 "아이들도 이해해야 한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그래선지 인공지능에 문외한인 꿈오리도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너 어떻게 살래'를 관통하는 주제는 "생명자본주의와 디지로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져야 인간과 공존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패배가 충격적이지만 본질은 인류의 승리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알파고를 만든 사람도 인간이므로 인간과 인간의 대결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공지능을 만드는 특이점을 넘어설 때가 인공지능이 실질적으로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p.36
저자는 알파고가 인간을 이겼다고 해서 막연하게 두려움이나 공포를 가지지 말 것을 이야기합니다. 조선에 나타난 코끼리를 예로 들며 "AI를 인간의 직업을 빼앗거나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괴물로 볼 것이 아니라, 박연암처럼 유추로 지적인 통찰을 끌어내고, 세종대왕처럼 배려하는 사람, 관대한 관용의 마음으로 대할 수는 없는지, 거기에 상상력을 가지게 될 수는 없는지'를 물어봅니다.

알파고는 어떤 존재인지, 알고리즘이란 무엇인지, 알파고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알파고의 양아버지는 누구인지, 인공지능에도 철학과 신학이 필요하다는 것, 알파고의 로고가 태극무늬라는 것, 인공지능 AI는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쓴 말인지, 딥러닝이란 무엇인지, 빅테이터의 효과, 구글 자율차, 기술의 최종 장벽은 법률, 도덕성, 문화 이런 기술 외적 조건이라는 것, 생명의 순환과 생명 기술, 인공지능과 의식을 가진 생명의 차이,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지혜, 등등을 꿈오리 같은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합니다. 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던 것은 부팅과 브라우저를 설명해주는 것이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알아가길 바라며 생략합니다.
인공지능에 한국의 '仁' 정신이 융합될 수만 있다면 보다 완전한 AI 인간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둘 중 하나,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서양인은 생각하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어질 인, 양수겸장이라는 아날로그 자산이 있다. 비록 현재는 우리의 AI 기술이 뒤져 있어서 내일을 알 수 없다 해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접점만 알게 되면 '모레'는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게다. 생명자본주의와 디지로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져야 인간과 공존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 그걸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함께 어울리고 공존하는 접화군생, '인'의 마음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바라봐야 한다. p.355~356
스마트폰이 없는 하루를 상상해 보셨나요? 갑자기 스마트폰이 고장 났을 때 당황하지는 않으셨나요?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마치 한몸인 듯 살아가는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과 너무나 친숙하게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공지능 후발국으로서 혼신을 다해야 함을 이야기하며, '알파고 포비아'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알파고 이펙트'로 만들어 인공지능 시대의 선도를 위한 대비에 나서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최고의 IT 강국, 유전공학 강국이었던 대한민국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를 걱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뇌보다 훨씬 똑똑한 기계를 인간이 지능으로 다스릴 수 있을 것인지, 기계와 소통하고 자연과 소통하고 할 때 AI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仁)'의 정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인'의 마음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바라봐야 함을 이야기하며 "생명자본주의와 디지로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져야 인간과 공존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것"라고 이야기합니다. "위기에 강한 한국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생기면 강해 질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지만, 한국인은 인공지능이 제일 못하는 것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두고 보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대립하는 두 세계를 균형 있게 조화시켜 통합하는 한국인의 디지로그 파워가 미래를 이끌어갈 날이 우리 눈앞으로 다가오게 돌 것이다. p.397
저자는 2006년 <디지로그>에서 "융합의 한국인, 로봇과 인공지능이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따뜻한 가슴의 인(仁 )을 가진 한국인이 세계 어느 국민보다 넘치는 창의력을 가진 한국인이 시대를 앞서가리라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한국인의 디지로그 파워가 미래를 이끌어갈 날이 우리 눈앞에 다가오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생명자본주의와 디지로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져야 인간과 공존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 그걸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