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 있어요? 곰곰그림책
브누아 브로야르 지음, 비올렌 르루아 그림, 박정연 옮김 / 곰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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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꼭 안고 있는 아빠와 아빠에게 꼭 안긴 아들, 아빠의 표정엔 안도감과 함께 묵직하고 깊은 사랑이 느껴집니다. 아들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아빠를 향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확신이 가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빠, 어디 있어요?'는 아빠를 찾아 밤이 찾아오는 숲으로 간 아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이자, 가족을 향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표지를 넘기면 쓰러질 듯한 나무들 사이로 그림자처럼 보이는 하얀 토끼들이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이 그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크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나무꾼인 아빠는 아침 일찍 숲으로 갔다가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던 아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습니다. 자크는 아빠를 마중 나가기로 합니다. 늘 아빠가 다니던 길이니까, 분명 아빠를 만날 수 있겠죠? 그런데, 아빠가 보이지 않습니다. 혼자 숲에 가면 안 된다고 하던 아빠의 당부와 함께 무서운 괴물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빠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일이 늦게 끝난 아빠는 서둘러 집으로 갑니다. 혼자 기다리며 걱정하고 있을 아들 자크를 생각하며 지름길로 뛰어 갑니다. 하지만 집에 자크가 없습니다. 소리쳐 불러보아도 대답하지 않는 자크, 혹시라도 자크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아빠는 다시 숲으로 뛰어갑니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아빠, 숲속을 비추는 달빛, 달빛에 만들어진 그림자들, 숲의 모든 것들이 자크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아빠와 아들 자크의 모습, 하얀 그림자처럼 보이는 둘의 모습은 서로를 찾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두 사람의 마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는 숲이 무섭지 않지만, 어린 자크에게 숲은 이야기나 동화에서 보던 무서운 괴물들이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늘상 보던 것일지라도 두려움을 느끼는 크기만큼 커다란 괴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리 가, 이 못된 괴물아! 난 하나도 안 무섭다고!

네가 날 잡아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나무꾼 뤼크의 아들이야!

'본문' ~

 

 

혹시라도 아들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정신없이 숲으로 달려갔을 아빠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빠의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이런 일을 겪었기 때문에 더 깊이 공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다가 아이가 사라졌다는 말에 학교까지 정신없이 뛰어가던 그때의 제 모습이 자크를 찾아가는 아빠의 모습과 겹쳐졌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상실감은 없을 테니까요.

 

단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두려움을 이겨낸 자크는 훌쩍 자라난 것 같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밤이 찾아오는 숲으로 아빠를 찾으러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려움과 상실감을 이겨낸 믿음과 사랑, 우리에게 가족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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