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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찾기 대소동 ㅣ 상상놀이터 15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평점 :

동생과 함께 엄마 심부름이라도 간 걸까요? 너무나 해맑은 동생 때문에 골치가 아픈 걸까요? 그러다가 동생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제목과 더불어 작가의 이름이 먼저 시선을 끄는 책 '동생 찾기 대소동', 이 책은 '잔소리 없는 날'로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안네마리 노르덴의 작품입니다. 올 초에 읽었던 '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작품입니다. 세 작품의 공통점을 굳이 찾으라면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헤아리고 있다는 것, 그래서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생 찾기 대소동'은 자신 때문에 동생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오빠가 종일 동생을 찾으러 다니면서 동생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책 표지에 나오는 아이는 동생이 아니라 함께 동생을 찾으러 다니는 아이인데요. 그 아이는 또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된 걸까요? 사라져 버린 동생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비가 그친 후, 얀은 정원에 있는 모래판에 커다란 터널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터널을 다 만들면 기찻길도 만들 예정이었죠. 하지만 한창 몰입하던 그때 방해꾼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건 얀의 생각이었지만요. 동생 안나는 오빠를 도와주고 싶었답니다. 당연히 함께 놀고 싶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얀은 동생이 자신이 만들어 놓은 걸 망칠 것이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거부를 했답니다. 소리를 지르며 밀치기까지 했습니다.
속상한 안나는 엄마에게 그 상황을 들려주는데요. 엄마는 왜 둘은 맨날 싸우기만 하나며, 오히려 안나를 혼냅니다. 엄마까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엄마가 오빠에게는 '그만해!'라고 소리지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점점 더 눈물이 쏟아졌다. '동생 찾기 대소동' 중~
안나의 마음이 어떨지 마구 이해가 가나요? 형제, 자매, 남매들 사이에선 너무나 흔한 일이라서, 아마 대부분은 그 상황이 어떨지 그려지고 공감이 갈 것 같습니다.사 남매의 셋째로 살던 그때도, 두 형제를 키우고 있는 현재의 엄마 입장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장면입니다.
혼자서 터널을 만들던 얀에게 엄마는 안나가 어디 있는지 물어봅니다. 안나는 집에 들어갔는데, 왜 물어보는 걸까요?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라고 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니 또 엄마에게 일러주었다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자주 가던 이웃집에 있을 거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공원에도 없었습니다. 혹시 어린이집 놀이터에 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찾아갔지만 그곳에도 없었습니다. 대신 문이 닫힌 어린이집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토비를 만나게 되는데요. 엄마 회사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었던 얀은 토비를 데리고 동생을 찾으러 다니게 됩니다. 토비는 자신이 '사람 찾는 도사'라고 말하는데요. 토비 말처럼 동생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겠죠?

넌 내 동생이랑 나이가 비슷하잖아.
너라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디겠니?
'동생 찾기 대소동' 중~
하지만, 안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슈퍼마켓에도, 지하철 역에도, 미끄럼틀이 있는 신발 가게에도, 그 어디에서도 안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토비가 생각한 장소에도 가 보았지만, 그곳에도 안나는 없었습니다. 안나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얀은 동생 안나는 찾을 수 없었지만, 토비네 집을 찾아서 데려다 줍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얀, 그때 토비가 자신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데요. 함께 있는 동안 형제처럼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겠죠?
아니, 모두에게 조금씩은 잘못이 있어. 다들 서로에게 한 번쯤은 심한 말을 하게 되지.
'동생 찾기 대소동' 중~
동생에게 '꺼져!'라고 소리친 얀, 그만 좀 싸우라고 쏘아붙인 엄마, 얀과 엄마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안나가 사라졌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게 됩니다. 정말 안나를 찾을 수 없게 된다면 그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바로 그때, 토비가 안나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토비는 정말 사람 찾는 도사였나 봅니다. 토비는 어떻게 안나를 찾을 수 있었던 걸까요? 그건 바로 자신이라면 어디에 있었을까를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안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걸까요?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형제끼리, 자매끼리, 남매끼리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때 엄마는 얀과 안나의 엄마처럼 어느 한 쪽이 아닌 둘 다 잘못이 있다며 혼을 내고는 하죠. 누가 먼저 잘못을 했든지 아니든지, 아이들은 서로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그때쯤, 마음이 누그러진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서로 화해를 시켜주고는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는 아이들이 세상 그 누구보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챙겨준다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떨어져 얼굴을 못 보는 날은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답니다. 가는 날 부터 오는 날까지 언제 집에 도착 하냐고 끊임없이 물어대고는 하죠. 우리 집 두 형제도 물론 그랬답니다. 지금은 둘의 관심사가 비슷하기도 하고, 엄마, 아빠보다는 훨씬 더 말이 잘 통하는 사이라 그 누구보다 소통이 잘 되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얀과 안나도 그런 사이가 될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걱정하고, 하루라도 못 보면 너무나 보고 싶은 그런 사이 말이죠. 얀은 하루 종일 동생을 찾으러 다니면서, 동생 안나가 세상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았을 것입니다. 온 가족 함께 읽어도 좋은 책, 지금까지 '동생 찾기 대소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