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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말해 봐 ㅣ 웅진 우리그림책 80
최숙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8월
평점 :

아이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눈길이 정말 따스해 보입니다. 고양이의 보들보들한 털이 담요가 되어 아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줄 것만 같습니다. 고양이는 아이가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를 들어줄 것만 같습니다.
'주문을 말해 봐'는 '마음아 안녕, 열두 달 나무 아이, 엄마의 말, 괜찮아' 등의 그림책을 쓰고 그린 최숙희 작가님의 신간 그림책으로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후추와의 이야기가 스며 있는 그림책입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최숙희 작가님의 그림책, 표지를 보자마자 그동안의 그림책들과 채색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색연필이 주는 자유로운 터치감이 고양이 추후의 성격과 생김새를 표현하기에 효과적이었다."는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 위에 먹구름이 가득하고 아이는 한숨을 내쉽니다. 아이의 표정도 먹구름처럼 우울해 보입니다. 그때 신비하고 환상적인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고양이 모양의 성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서 한숨 소리가 들렸는데......,
누구?
누가 날 불렀어?
본문 중~“
아이가 찾아간 그곳엔 고양이가 있습니다. 혹시 고양이는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사인걸까요? 창으로 보이는 사계절의 풍경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고양이는 선물도 주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재밌는 책도 읽어줍니다. 펼쳐진 책(최숙희 그림책 '괜찮아') 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을 수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티테디오스 추후에 대해 들어 봤니?
이름이 길어서 그냥 '추후'라고도 불렀지.
추후는 아이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대.
본문 중~“
그랬습니다. 고양이 추후는 아이의 한숨 소리를 듣고 찾아왔던 것입니다. 고양이는 자신의 털을 뽑아서 추우우후~하고 바람을 불어 날립니다. 그리고 둘은 손을 잡고 마법 같은 세상 속으로 날아갑니다. 꽃이 가득한 곳에서 따스한 온기를 채우고, 초록초록한 잎들 위에 누워 고요한 쉼표를 찍고, 에메랄드빛 물결 위에서 춤을 추고, 단풍잎 곱게 물든 산 위에서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온통 하얀 세상 속에서 신나게 놀다보면 아이의 마음을 가득 채웠던 먹구름은 사라집니다.
참, 고양이 추후는 OOOO를 먹고 산다고 합니다. 고양이 추후의 배가 점점 똥똥해진다는 건 OOOO가 많이 난다는 것이랍니다. 이건 비밀이라 알려줄 순 없지만, 책 속으로 들어가면 알 수 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기분은 어떠한가요? 끝이 어딘지 모를 만큼 가라앉고 있는 건 아닌가요? 한숨을 쉬고 싶은가요? 용기가 나지 않나요? 혼자 있고 싶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추후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추후가 가르쳐 준 주문도요.
“카스트로폴로스!
항상 행복해!
본문 중~“
그럼, 고양이 추후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다독여 줄 티테디오스(결코 염려하지 않는 사람)가 마법처럼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 후엔 여러분도 누군가의 티테디오스가 되어줄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