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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도감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3
권정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돋보기를 들고 누군가를 관찰하고 있는 아기가 있습니다. 제목을 보면 그 대상이 엄마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죠? '엄마 도감'은 아기의 시선으로 바라본 엄마의 모습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어떨까요? 100일이 지나고 조금씩 성장해 가는 아기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또 어떨까요?
엄마의 모습은 '우리 엄마 관찰 일지'에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답니다. 엄마의 생김새부터 몸의 구조와 기능, 몸의 변화, 먹이 활동, 수면 활동, 배변 활동, 신체 활동, 반응 속도, 엄마의 기분, 호기심의 발달, 엄마의 상자, 숨바꼭질, 엄마는 연구 중, 엄마의 가방, 엄마의 엄마 등으로 아주 상세하게 관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관찰 일지를 제대로 다 읽었다면 '엄마 탐구 영역'의 문제는 무조건 만점을 맞을 수밖에 없지요.
“엄마는 아기와 함께 태어나는 신생 인류입니다. 아기 성장에 관한 보고서는 쌓여 가고 있지만 신생 엄마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지요. 왜 누구도 갓 태어난 엄마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 걸까요. 모든 것이 처음인 세상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을 갓난 엄마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
책을 읽으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서툴지만 정말 애쓰고 있다는 걸 누군가 알아주고 있다는 것에 울컥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 도감'속 엄마의 모습은 육아 일기 속 아기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엄마 도감'은 작가의 말에 나온 것처럼 모든 것이 처음인 세상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권정민 작가님의 책은 몇 년 전에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통해 처음 만났고, 몇 달 전에 '이상한 나라의 그림 사전'을 통해 두 번째 만났으며, '엄마 도감'을 통해 세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모두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게 만든답니다.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사람들에 의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긴 멧돼지들의 입장을, '이상한 나라의 그림 사전'은 사람들의 입장에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 동물들의 입장에선 절대 당연한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답니다.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
'엄마 도감' 중~“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처음으로 엄마라는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엄마의 모습은 배 속에 있을 때 상상하던 그 모습이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전~~혀 아니었답니다. 엄마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그런 엄마가 아기 얼굴이 빨갛고 쭈글쭈글하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다니요!?
엄마의 몸은 침대가 되었다가 소파가 되었다가 비행기가 되었다가 말이 되었다가 서서 자는 침대가 되었다가 사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정말 구석구석 쓸모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온몸 구석구석 쓰임에 따라 엄마가 되기 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어깨 결림은 기본이고 골반이 틀어지고 고관절 통증이 생깁니다.

아기가 먹는 것에 집중하느라 자신이 먹는 것엔 관심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대충 물에 말아서 먹거나 아기를 재우며 서서 먹기도 하죠. 그리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잠을 잡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잠을 잘 수만 있다면 말이죠.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입니다. 남들이 잠에 푹 빠진 깊은 밤에도 아기가 부르면 즉시 달려갑니다. 어쩜 귀가 그렇게 밝을 수가 있는 것인지...,
아기가 왜 응가를 안 하는지, 왜 우는지, 왜 안 먹는지, 왜 안 자는지, 왜 열이 안 내리는지, 엄마는 정말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아기가 대답하지 않아도 엄마는 끈임 없이 묻고 또 묻습니다.
엄마에게 매일 배달되는 상자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매일 매일 뭔가를 연구 중인 엄마, 엄마는 도대체 무슨 연구를 하는 것일까요?
엄마의 커다란 가방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엄마가 엄마의 엄마를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엄마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나를 만나게 되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같기도 하고 무서운 마녀 같기도 합니다. 또 어떤 날은 공주님 같은데, 어떤 날은 폭발하는 화산 같아요.
엄마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요.
'엄마 도감'중~“
이제 막 신생 엄마로 태어난 모든 엄마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림책, 신생 엄마의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도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한 엄마들을 토닥토닥 위로하는 그림책, 육아를 졸업한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정말 애썼다고 말해주는 그림책, 가족들도 함께 읽기를 권장하고픈 그림책, 지금까지 '엄마 도감'이었습니다.

책과 함께 온 굿즈 '엄마 도감' 수첩, 육아 일기와 함께 엄마의 감정, 수면, 신체 상태 등등에 대한 관찰 일기를 써 봐도 좋아요. 아기와 더불어 성장해 가는 엄마의 모습을 기록해 두었다가, 언젠가 그 아기가 신생 엄마, 신생 아빠가 되었을 때 함께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