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나 좀 봐 비룡소 그래픽노블
재럿 J. 크로소치카 지음, 양혜진 옮김 / 비룡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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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책이 사람을 살린다고들 하지만, 나는 텅 빈 스케치북도 때론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수많은 스케치북을 그림으로 채웠고, 그것들이 내 삶을 구했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가의 말' ~”

 

책을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헤이, 나 좀 봐'는 작가인 재럿 J. 크로소치카의 자전적인 그래픽노블입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소년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자식은 몇 명이나 낳았는지, 할아버지가 가족들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그리고 재럿의 부모님은 어디서 만났으며, 재럿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재럿의 아버지는 재럿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 발뺌했습니다. 엄마는 홀로 재럿을 낳아야 했지요.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부터 한 엄마, 할머니는 그런 딸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화를 내며 끔찍한 욕을 퍼부었답니다. 하지만 할머니도 재럿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나를 데리고 있기로 결심한 할아버지는 엄마를 설득해 친권을 포기하는 서류에 서명하게 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나의 법적 후견인이 되었다. '헤이, 나 좀 봐' ~”

 

엄마와 단둘이 살았던 시절의 기억은 단편적으로만 떠오르는 재럿, 그때부터 재럿은 악몽을 꾸기 시작했고, 악몽은 늘 재럿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땐 자신이 왜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했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할아버지를 통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됩니다. 마약에 중독된 엄마는 마약을 사기 위해 도둑질을 했으며 급기야 감옥에 가게 되었고, 재럿은 보호 시설에 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재럿을 데려온 것이었습니다. 엄마를 만나러 갔던 곳이 감옥이었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답니다.

 

 

엄마는 집에 오지는 않았지만 편지로 안부를 물었으며 가끔은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엄마는 재럿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그린 카드를 만들어 보내기도 했는데, 재럿의 그림에 대한 재능이 엄마를 닮은 것임을 알 수 있답니다.

 

네가 우스터 미술관에서 수업을 들으면 어떨까 해서...

'헤이, 나 좀 봐' ~“

 

재럿이 유일하게 흥미를 느끼는 과목이 미술인 것을 안 할아버지는 학교에서 미술 수업이 없어지자 따로 미술 수업을 받게 해 주었습니다. 재럿은 그곳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답니다.

고등학생이 된 재럿은 선배들의 괴롭힘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미술 수업에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였을 때 나는 가족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렸다.

중학교에서는 친구들한테 멋있어 보이려고 그렸다.

하지만 이제 나는 방황하는 청춘이었으므로, 그저 내 삶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스케치북 가득히 그림을 그렸다.

살아남으려고.

'헤이, 나 좀 봐' ~“

 

늘 악몽을 꾸는 재럿, 할아버지의 조언으로 악몽에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그에 맞서보려 했습니다. 그 후 재럿의 삶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나는 늘 '내 아버지는 누굴까' 궁금했고 내 어머니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줄곧 그랬다. 하지만 더없이 훌륭한 부모님이 언제나 내 앞에 버티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두 분은 자리를 비운 아래 세대 역할까지 도맡게 된 것이다.

늘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두 분은 나의 부모님이었다.

'헤이, 나 좀 봐' ~“

 

이야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작가의 말'을 통해 그 후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머니와 아버지, 이복동생들, 이모와 외삼촌들, 사촌들, 친구와 그의 가족,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가 그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된답니다.

 

어린아이일 때, 청소년일 때에는 주어진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름다운 것은 자신의 현실과 자신의 가족을 스스로 만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

 

재럿은 마약 중독인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했으며, 아버지는 존재조차 모르며 자랐습니다. 그럼에도 재럿은 그를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부모님과 그를 키워준 외조부모님, 그리고 그와 함께 했던 모두에게 사랑과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평탄치 않은 삶 속에서도 멋진 작가이자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건 재럿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그를 지지하며 따뜻하게 품어주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럿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을 모든 분들에게 재럿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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