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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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지는듯한 풍경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무표정한 모습이 대비되어 보입니다. 두 사람과 똑같은 무채색의 고양이도 있는데요. 책속 고양이는 조금 특별한 존재입니다. '듣고 있니?'는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여정 속에서 상처를 꺼내 마주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집이 오히려 더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아이, 열여덟 살 비는 그래서 무작정 집을 나옵니다. 자동차 정비공인 스물일곱 살 루는 늘 의지하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납니다. 둘은 우연히 주유 식당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같은 마을에 살며 안면이 있었던 둘은 그렇게 계획 없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루가 기억하는 비는 자동차를 훔치려던 아이였는데요. 사실 비는 운전을 배우지도 않았으며 자동차를 훔치려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무도 찾지 못하기를 바랐을 뿐, 그날 비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여느 또래들과 달리 운전을 배우지 않은 비, 엄마가 운전을 가르쳐 준다고 했지만 아픈 동생 곁에 있어야만 했던 엄마는 그럴 수 없었죠. 루는 비에게 운전을 가르쳐 줍니다. 그와 달리 루는 엄마에게 운전을 배웠으며 지금도 엄마랑 첫 여행을 떠났던 추억의 차를 타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면서도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겉돌다 보니 티격태격 다투기도 합니다. 먹을 것을 사러 잠깐 들른 주유소에서 고양이를 발견한 비, 고양이 목에 걸린 인식표를 보고 주인을 찾아주려 하는 비와 루, 그런 두 사람 뒤를 도로조사국 사람들이 따라가는데요. 그 사람들은 왜 비와 루를 따라가는 걸까요? 그 후 비와 루에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전부 참기만 하면 더 빨리 침울해질 뿐이야. 본문 중~”

 

잠깐 들른 고모할머니 댁, 고모할머니는 슬픔을 애써 감추는 루를 보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비는 루의 고모할머니 댁에 있던 나무를 보며 여섯 살 때 나무에서 떨어진 일을 이야기하는데요. 그때 충분히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비는 그러지 않았던 것일까요?

 

비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루, 둘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꽁꽁 숨기기만 했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 고통스럽고 충격적이었던 일, 이별의 아픔과 슬픔 등을 꺼내 마주합니다. 이제 막 치유의 길로 들어선 비와 루,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비를 뒤로 하고 루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본 건 모두 스스로가 만든 거예요.

그걸 다시 못 보는 것도 그런 이유죠.

본문 중~“

 

고양이를 돌려받은 주인은 비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신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와 주인, 고양이를 쫓는 도로조사국 사람들, 다리와 도로가 끊기는 비현실적인 현상들은 비와 루의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만들어 낸 허상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결국 고통스러운 내면의 감정들을 치유하는 것도 스스로가 하지 않는다면 힘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가요?

혹시 답을 찾고 있나요?

그럼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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