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백천수 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0
손서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아이란 제목에 유난히 시선이 갔던 '착한 아이 백천수 씨', 착한 아이는 어떤 아이를 말하는 걸까요? 착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기만 한 것일까요? 살다보니 착하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조차 애매하게 느껴지는 일들도 많았는데요. 착한 아이 백천수는 어떤 아이일까요? 부모 말을 잘 듣고 학교에서도 모범적이며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게다가 공부도 잘하는 그런 엄친아인 걸까요?

그런 기대는 슬쩍 빗나갑니다. 천수는 키도 생김새도 보통, 성적도 중간쯤, 사교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 같이 급식 먹으러 갈 친구 하나 없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그런 천수가 친구들에게 마마보이로 불리는 건 아마도 엄마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천수 엄마 미숙 씨는 잘나가는 여행사 대표였고 학부모들 사이엔 세상 쿨한 엄마로 소문이 났지만 알고 보면 무엇이든 완벽을 추구하는 엄마였답니다. 안타깝게도 천수는 그런 엄마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는 아들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저 엄마가 정해놓은 계획에 맞춰주는 아들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빠를 싫어해. 나는 아빠를 닮았대. 엄마는 나도 싫어해. 억지로 키우는 것뿐이야. 그래서 노력했다. 아빠를 닮지 않으려고. 엄마 마음에 들려고. 착한 아들이 되려고. 그러나 결국 그 세계는 터져 버렸다.

천수는 자신의 나약하고 물렁한 몸이 싫었다. 그 몸을 집요하게 뜯어보고 끊임없이 질타하고 의심하는 엄마의 눈이 지겹다.

본문(p. 60) ~“

모든 것이 엄마의 계획이었던 케냐 아이러브 발룬티어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기대와 노력이 들어있다는 것을 천수는 몰랐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이 어릴 적 기억 저편에만 존재하던 천수 삼촌이었다는 것도 말이에요.

케냐로 떠나기 전 날 사소하다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일로 엄마와 싸우게 되는데요. 그 일은 아들이 절대 아빠를 닮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늘 먼저 사과의 손을 내밀던 엄마는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고 혼자 케냐행 비행기에 오른 천수는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승아를 만나게 됩니다.

어릴적 부모에게 버림받은 승아는 의도치 않게 아이러브 발룬티어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영어로 된 신청서를 쓸 수조차 없었던 승아가 어떻게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단 2명만 뽑는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인지는 여기선 비밀입니다.

사건은 천수, 승아와 함께 아프리칸 홈스테이와 에코투어 그리고 현지 봉사활동에 참여한 마거릿 패리 여사의 약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물론 그건 마거릿 패리가 절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죠. 무엇이든 입에 넣는 것이 습관이었던 홈스테이의 주인이었던 앙벵야 여사의 손녀가 마거릿의 가방에 있던 약을 사탕으로 착각하고 먹었고 그런 경험이 있었던 승아가 약을 토하게 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아무도 승아가 왜 그러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답니다. 천수가 우리말보다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더 쉬웠다면 승아는 반대였으니까요.

그날의 일은 기삿거리를 찾던 기자의 눈에 포착되었고 기자의 상상력을 더해 엄청나게 부풀려졌습니다.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러 온 십대 두 명이 살인용의자와 조력자가 되었고 경찰을 피해 차를 타고 도망을 가다가 붙잡혔다는 것이었죠. 케냐 경찰에게 붙잡힌 천수와 승아는 어떻게 될까요?

마거릿 패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보면 무조건 도와주려는 마음이 앞섰던 탓에 가끔은 의도치 않는 상황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자신은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지만 거기에도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유괴범으로 몰리기까지 했는데요. 이때 천수 아빠가 등장합니다. 천수 아빠는 어떤 사람이며 마거릿 패리와는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요? 천수 아빠는 왜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요?

천수의 삼촌 해리 백은 선교를 목적으로 케냐에 왔지만 지금은 아이러브 발룬티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일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알게 된 앙벵야를 연결시키고 나중에는 자신의 조카인 천수까지 끌어들이게 되었죠. 순수하게 선교를 하러 온 해리 백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교나 자원봉사나 기타 등등을 가장한 부유한 나라 사람들의 아프리카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는데요. 여러분은 아이러브 발룬티어같은 국제자원봉사단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들이 추구하는 건 무엇일까요?

혹시 이런 국제자원봉사단체를 통해 해외 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때 그곳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 혹시 스펙을 쌓기 위해 가지는 않았나요?

미숙 씨가 보기에 그들은 착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착한 건 현상을 어수룩하게 덮는 거다. 본문(p.19) ~”

 

'착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 입니다. 여러분은 착하다는 것의 의미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이러브 발룬티어같은 국제자원봉사단체는 정말 선한 의도만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 걸까요?

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돕고 싶어 했던 마거릿 패리는 착한 사람이었을까요?

엄마에게 늘 착한 아들이고 싶었던 천수는 정말 착한 아이였을까요?

혹시 어려서부터 착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지는 않았나요?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제대로 얘기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은 적은 없나요? 늘 엄마가 의도하는 대로 순종하며 착한 아들이 되려고 노력했던 천수는 낯선 케냐에서 당한 이 일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천수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헤쳐 나가기를 빌며 '착한 아이 백천수 씨'를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