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읽는 순간 푸른도서관 83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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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여섯 살 영서는 어느 날 혼자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정말 오래되고 허름한 모텔에 자신을 버려두고 떠난 후에 말이에요. 영서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말 지금 너한테 힘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네가 부러워, 왜냐하면..... 그래도 너는 선택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본문 중~”

 

교도소에 있는 아빠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 영서는 그런 선택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요. 엄마가 떠나면서 남긴 전화번호는 존재조차 몰랐던 고모, 지극히 평범하지만 단란해보였던 고모 집에서 영서는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엄마는 왜 가까이 살던 이모가 아닌 존재조차 몰랐던 고모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을까요? 아마도 형편이 너무 어려운 이모에게 자신의 딸을 맡기기는 힘들지 않았을까싶습니다,

 

하지만 영서는 고모네 집에서 고작 3일을 보내고 이모네 집으로 가게 되는데요. 그건 영서의 선택이 아닌 이모의 선택이었어요. 이모는 왜 굳이 영서를 데려가겠다고 했을까요?

 

그렇게 이모네 집에 간 영서는 또다시 혼자 남겨지게 되고 갈 곳이 없었던 영서는 엄마와 함께 지냈던 그 오래되고 허름한 모텔 '파라다이스'에서 지내게 됩니다.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파라다이스'의 사전적 의미는 '걱정이나 근심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영서에게 '파라다이스'는 어떤 곳이었을까요? 영서가 생각하는 '파라다이스'는 어디였을까요?

 

내가 거기 있어야만 엄마가 돌아올 것 같아서. 아파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더는 못 견디고 돌아오게 될 것 같아서.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고모네 집에 가 있으면... ... 그럼 엄마 마음이 덜 아플 테고, 그러면 엄마 얼굴을 다시는 못 보게 될 것 같아서. 본문 중~”

 

'너를 읽는 순간'은 영서 주변 인물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열여섯 살 영서의 이야기입니다. 고모의 딸 연아, 영서의 이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진교, 도서관 사서 손정애 선생님 그리고 같은 학교 친구 김소란,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꼭 엄마가 돌아오기를, 그래서 영서가 행복해지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서울 ㅇㅇ동의 한 모텔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화재는 거의 진압되었으나, 화재 사실을 모른 채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상자들 가운데에는 장기 투숙 중인 중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본문 중~”

영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작가님은 결말이 결코 비극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를 '읽는' 순간이 너를 '잃는' 순간으로 흘러가 버리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여러분 주변의 ''에게 다정하게 손 내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작가의 말 중~”

 

요즘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의 일들이 얼마나 감사하지를 다시 한 번 깨닫고 있는데요. 영서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극히 평범한 가족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이 영서에게는 세상 가장 부럽고 누리고 싶었던 일상이 아니었을까요?

 

매일 매일 똑같은 하루, 여러분의 하루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영서는 하루 중 가장 행복했던 작은 순간들을 노트에 적고는 했는데요. 사촌 연아와 함께 지낸 마지막 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내 사촌 연아와 둘이서 바라다보던 저녁노을. 본문 중~”

 

영서가 엄마와 같이 저녁노을을 바라볼 수 있기를....

엄마가 아니더라도 그 누군가와 꼭 다시 저녁노을을 바라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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