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 푸른 동시놀이터 10
노원호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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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아이의 미소에 슬쩍 입꼬리가 올라가며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합니다. '작은 행복' 속에는 아이도 엄마도 별도 바람도 바다도 계절도 모두 모두 담겨 있어요. 그 속에는 우리들도 있겠지요?

노원호 동시선집 '작은 행복'은 제1'바다를 담은 일기장', 2'별이 그리운 날은', 3'눈길이 머무는 곳', 4'생각지도 못했는데' 까지 모두 59편의 시를 담아 놓았어요. 그중 몇 편 소개해 드립니다.

 

바다를 담은 일기장

지난여름

해변을 다녀온 일기장에

동해의 퍼런 바다가 누워 있다.

깨알 같은 글씨

바다를 읽으면

골골이 담겨진 바다의 비린내

한 잎, 갈피를 넘기면

확 치미는 파도 소리

갈맷빛 바위에서

울어 대는 물새 소리

,

바다가 들어와 누운 그 자리

눈을 감아도

팽팽히 일어서는

파도 소리 우르르르

장마다

미친 듯 신이 들려

파랗게 넘치는 바다의 살점들

이제는

바다를 멀리 두고서도

바다를 껴안은 듯

일기장 구석구석 줄줄이 읽으면

바닷물이 어느 새

몸에 와 찰싹인다.

 

시를 읽어내려 가다보면 지금 바다에 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북적이는 여름 바다도 한가로운 겨울 바다도 내 마음 속에서 파도를 일으키는듯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시원한 파도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합니다. 지난 여름 바닷가의 추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행복한 일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이런 문구가 퍼뜩 떠오른 '행복한 일'. 적게 가졌어도 작고 소소해도 누군가를 위해 내어줄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걸 새삼 다시 느낍니다. 매일 새로 선물받는 오늘, 오늘 하루 이런 행복을 누리기를 바래봅니다.

​  

 

 

소중한 것

소중한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곁에

오래

오래

머물러 있는 것.

몽당연필 한 개와

작은 지우개 하나.

 

 

여행

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그 짧은 순간

나는

하늘로 붕 떠 있었다.

 

 

계획하든 계획하지 않던 떠나는 순간 설레고 신나는 여행, 내 마음은 깃털보다 가벼운듯 두둥실 하늘로 떠오릅니다. 그때 그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여행', 오늘 '작은 행복'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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