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불행의 과장법
진모의 살인미수.
찾아온 경찰과 이를 해결하는 진모의 어머니
아버지 덕에 어머니에게 이런 일은 익숙했다.
어머니가 할 일은 분명했으며,
어머니가 할 일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극대화시키는 것.
즉 불행을 과장하는 것.
밑줄그은 말처럼 불행의 과장이 “체득”되어 불행이 “극복” 된 삶이란 꽤나 안타깝지 않은가 생각이든다.
진진은 그런 삶을 진저리치고있지만, 진진도 알거다. 남편과 아들로 두고있는 엄마의 삶을 겪어보지 않고서야 그 삶을 어찌 다 이해할까. 그 불행이 일상화되고 좌절하는 것이 체득되기까지 얼마나 긴 세월이 걸렸을까. 무너졌을까.
어쩌면, 내 삶의 일부랑도 비슷하지 아니한가하는 생각이 든다.
위로가 필요하다.

쓰러지지 못한 대신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다. 소소한 불행과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 거대한 불행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일이 훨씬 견디기 쉽다는 것을 어머니는 이미 체득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생애에 되풀이 나타나는 불행들은 모두 그런 방식으로 어머니에게 극복되었다. 불행의 과장법, 그것이 어머니와 내가 다른 점이었다. 내가 어머니에게 진저리를 치는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어머니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과장법까지 동원해서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하는 것이 기껏해야 불행뿐인 삶이라면 그것을 비난할 자격을가진 사람은 없다. 몸서리를 칠 수는 있지만, - P1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