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란 말도 홀로 세워놓고 보면 초라해 보인다.
무수한 친절과 예의로 치장된 관계의 말들 속에서 어느 마음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잘 분간되지 않을 때가 많다.
마음은 너무 드러내도 문제고 너무 안 드러내도 문제다.
그래서 진심은 참 까다롭다.
나는 진심이 겉으로 드러난 정황 혹은 정도를 가리켜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이나 식당이나 물건에 신뢰와 호감을 갖게 된다.
진정성의 농도, 진심이 느껴지는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즉 진심은 일종의 자본이다.
진심의 핵심, 진정성의 요체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미워하는 시간보다 사랑하는 시간을, 잊으려 하는시간보다 그리워하는 시간을 더 늘리려고 한다.
나를 위한 유익과 즐거움을 구매하는 데 내 목숨을 지불하려고 한다.나는 자주 나에게 타이른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인기를 얻으려고 목숨을 분산하지 마라.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내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내주어라. 그렇게 진실해지고 깊어지기를 원해라. 그래야 목숨이 흩어지지 않고 집약되고 축적된다. 그 집약과 축적의 관계를 사람들은 막역한 사이라거나 베스트 프렌드라거나 단짝이라거나 삼총사등과 같은 말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