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13.
이어지는 할머니의 이야기
할머니는 증조부같은 남자 길남선과 결혼을 하게 된다.
증조모는 마땅치 않아했지만 길남선과 친했던 증조부가 혼인을 이어줬다. 그리고 딸아이 하나를 낳는다.
그런데 북에 있는 줄 알았다고 말하지 않았던 본처가 등장했다. 할머니는 딸을 호적에도 올리지 못하고 키워야했다.
할머니는 사실 남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한평생 애정하나 주지 않은 아버지와도 같은 사람. 그럼에도 적당한 타협을 했다. 그런데 본처가 나타났을때 아버지란 사람은, 남자 마음 하나 사로잡지 못했다고 나무란다.
증조모와 할머니는 마음 속 깊이 있던 울분을 터뜨렸다.
사랑과 결혼과 현실
지금과도 차이가 없는 듯한 이야기이다.
나의 관점에서 떠나간 남편, 잘못했다고 소리를 지르는 사과를 하는 남편, 그리고 그런 그를 옹호하는 엄마, 왜 참지 못했냐는 말.
그러던 중 나는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운전하여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난다.
입원해서도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계속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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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마음을 울렸는지 모르겠다.
쌓이는 마음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말하기엔 작지만, 모래알처럼 까끌거리는 마음이 항상 공존한다. 결국 남보다도 못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된 증조부.
그저 단순하게 죽어버린다. 사실 차라리 없는게 나았을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의 운이 좋았다는 말. 내 이야기 같아.
작가가 가장 힘든 시기에 써내려간 책이 밝은 밤이라고 한다. 뭔가 그 시기가 담겨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