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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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그저 완벽한 무(無)의 상황에 세워두었던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지상의 어떠한 것도 그보다 더 강력하게 인간영혼을 압박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을 각각 완전한 진공상태, 즉 외부세계로부터 애매모호하게 폐쇄된 각 방에 가둠으로써 채찍과 추위로 인해 가해지는 외부의 압력 대신 내부로부터 압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지요. 그 내부로부터의 압력이 결국 우리의 입술을폭파하듯 열게 하는 것입니다. 제게 배정된 방은 얼핏 보기에는 조금도 불편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방에는 문이 하나 있고, 침대 하나, 안락의자 하나, 세면대 하나, 창살이 있는 창문도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문은 항상 잠겨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책 한 권도,
신문도, 종이도, 연필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창문은 방화벽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제 몸과 자아를 에워싼 것은 완벽한 무였습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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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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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전적으로 무관심한 자세였다. 그는 특별히 요구하지 않으면 어떠한 것도 하지 않았다. 질문 하나 던지는 일이없었고, 다른 애들과 놀지도 않았으며, 분명하게 시키지 않는 한 스스로 뭔가 할 일을 찾지도 않았다. 미르코는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곧공허한 시선으로 주위를 응시하며 멍청하게 방에 앉아 있었다. 마치목초지의 양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말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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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혐오 표현이라고? - 우리가 몰랐던 일상 속 혐오와 차별의 말들 ㅣ 흔들리는 십 대 1
배혜림 지음, 유희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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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농담이나 방관하며 함께 웃은 동조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기억해야 합니다.
진짜 웃음은 누군가의 상처에서 피어나지 않습니다. - P71

장난은 모두가 웃을 수 있을 때만 성립됩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그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거나 소외되고 있다면 그것은더 이상 장난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겉으로 웃고 있다고 해서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웃는 웃음 뒤의 눈물을 읽어야 합니다. - P93

혐오가 위험한 이유는 단지 그것이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피부색, 성별, 출신 지역, 장애 유무, 종교, 성격 등 그 어떤 이유와 관계없이 태어난 순간부터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마땅하죠. 이것이 우리가 꼭 지켜야할인권이니까요. 그런데 혐오는 그런 소중한 인권을 짓밟고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 P108

인권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구조와 같습니다.
어느 한 사람의 인권이 무너지면 다른 사람의 인권까지 위협받게 됩니다.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는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순합니다.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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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혐오 표현이라고? - 우리가 몰랐던 일상 속 혐오와 차별의 말들 ㅣ 흔들리는 십 대 1
배혜림 지음, 유희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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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성벽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돌멩이를 던져 봐야 별다른 손해를 끼칠 수 없고, 그저 기분을 상하게 하는 수준에 그치겠지만, 방패 하나 없이 허허벌판에 서 있는 사람에게 던져진 돌멩이는 삶을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가 될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같은 말이라도 소수자를 향할 때는 혐오표현이 될 수도 있는 거죠.

혐오 표현을 판단할 때는 그 표현이 누군가를 사회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는가, 듣는 사람이 위축되고 두려움을 느끼는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이 위축되거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더라도 특정 집단을 비하하고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했다면 그것은 혐오 표현이라는 겁니다. - P21

상대가 나와 동등한 인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혐오를 드러낼수 없지만 상대를 벌레와 비슷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벌레처럼 대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겠지요.
이것이 혐오 표현의 무서움입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표현이 반복되고, 표현 수위가 점점 높아질수록 그 대상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나의 말이 혐오 표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사용할 가능성도 크고요.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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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혐오 표현이라고? - 우리가 몰랐던 일상 속 혐오와 차별의 말들 ㅣ 흔들리는 십 대 1
배혜림 지음, 유희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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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는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억눌리지 않게 돕는 장치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다수에게 가려 보이지 않던 소수의 의견이 드러나고, 사회는 그 관점을 통해 새로운대안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추구하는 가치들과 정면으로 대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혐오 표현이 만연하면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자신의 표현이 또 다른 비난이나 공격을 유발할까 두려워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혐오를 표현할 자유가 보장될수록 진짜 표현의 자유는 오히려 침해받게되는 거지요.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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