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 P29
아직 원고를 써 본 일은 없지만 이미 삶 자체가 책보다 아름다운 사람, 예술가가 되기 전의 생활인, 자기 자신의 업과 삶에 그 어떤 허영이나 자만도 없이 하루하루를 묵묵히 쌓아 저절로 대가나 달인이 된 사람, 생생한삶의 현장 속에 숨은그림찾기처럼 박혀 있는 예술적인생활인...... 그런 이들의 울퉁불퉁하고 유일한 이야기를찾아서, 나는 오늘도 책 밖의 세상을 기웃거린다. - P157
나는 함께 일할 후배 편집자를 뽑는 과정에서 고심할 때도 무엇보다 그가 열광하는 게 무엇인지, 좋아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그것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사람인지를 눈여겨본다. 냉철하고 냉소적이고 그 어떤것에도 크게 놀라거나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나는 아무래도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자주 복받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그런 사람과 동료로 일하고 싶다. 좋아하는 게 많아서 보고 싶고듣고 싶고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영심이」 주제가에 나올 것 같은 편집자들이 좋다. 나 역시 아무리 일에 부대끼고 팍팍한 날에도 ‘영심이‘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