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가 출판된 책이다. 책 내용 자체는 그리 깊지 않다. 다큐멘터리는 영상이고, 책은 활자다. 다큐로 보면 그럴듯 하지만 책으로 나오면 개론서보다 빈약한 경우가 많다. 이 책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입문자가 보면 딱 좋은 수준의 책이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몇가지 테마로 살펴본 게 다 인듯 하다. 그 점을 염두해두고 책을 보면 좋겠다.

사실 나 같은 경우 경제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경제학에 대한 어떤 공포감이 있었다. 막 그래프 같은게 나오면 무섭게 느껴지고 그랬다. 신자유주의니, 경제 민주화니, 소득주도성장이니, 이런 담론들을 비롯해 정권이 바뀌면 매일 같이 소비되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경제학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가지는 게 참 간절하다고 평소에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 책도 그런 열망에서 구입한 책이다.(지금은 어느정도 개론서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경제학에 대한 관점은 매우 협소하지 않은가? 내가 무얼 알겠는가. 고작 내가 아는 것은 개론서 수준의 경제학 지식일 뿐이다. 어쩌면 '정보'일지도 모른다. 정보라고 함은 무얼까? 우리가 아는 것에는 3단계까 있다. 정보-지식-지혜다. 높은 단계로 내것이 되는 경지다. 내가 무얼 안다고 이 책을 비난할 수 있는가? 나는 어째서 이 <자본주의>라는 책의 수준이 낮다고 말하고 있는가? 나는 경제학의 '경'도 모르지 않는가? 담당 피디 '정지은'씨에 따르면 서론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이 물음에 해소하기 위해서 10여 년간 약 1천여 권의 경제학 서적을 섭렵했다.(p.9)" 사실 이 다큐를 만든 피디의 경제학 수준은 매우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어찌보면 매우 높은 수준의 경제학도이기에 매우 쉬운 수준의 책을 출판할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나는 어째서 이 책의 수준이 별로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답을 내릴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의 수준이 낮다고 말하면 안됐을런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책은 총 5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빚', '금융상품', '마케팅', '경제학자 계보', '복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앞에 4개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아서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마지막 복지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서 주목할만 했다. 다음을 살펴보자.

"인도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의 추모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있다.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

"성장이냐, 복지냐"

이 논쟁만큼 헛바퀴를 것도 없을 듯 하다. 정치에 대한 생각도 이것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성장을 우선으로하고, 진보는 복지를 우선으로 한다. 한국의 경우 우파는 선별 복지를 진보는 포괄적 복지를 그 내용으로 삼는다.

더해서, 현대 2021년에 '성장'에 관한 담론을 우파와 좌파가 그다지 차이 있는 정책을 내 놓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매일 같이 정치인들이 말하는 내용 있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물론 중요한 내용이긴 하다만 지극해 내가 본 정치인들은 그저 말만하는 사람들인거 같다. 그렇게 외쳐받자 그들이 할 줄 아는건 예산 주는 거 밖에 없는거 같다. 나는 솔직히 경제 대통령(?) 이란 말도 조금 웃긴 거 같다. 대통령이 하는 역할이 중요하긴 하다만 실제 경제를 이끄는 건 무엇보다 '기업'이다.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과 개혁이 이루어지고 그곳에서 먹거리가 생기는 거다.

이렇게 적다보니 정부 무용론자처럼 보이는 거 같지만, 정부의 역할은 공공재원으로 기업의 리스트를 덜어주고 외교 정책으로 물꼬를 터주고 하는 그런 거다. 더해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아니겠는가.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 말하고 있는거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샌거 같은데. 이 책에서도 말하듯, 간디도 말했듯. 정치에는 철학이 중요하다. 어떤 복지 국가를 만들고, 어떤 성장 국가를 만들고 싶은지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 복지국가? 성장국가? 포용국가? 신자유주의?

이 책의 결말에서는 복지와 창의성간의 비례관계 통계도 가져오고 하면서 따뜻한 복지국가를 말하고 있고 마지막엔 중립성을 지키려 철학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느정도 나 또한 동의하는 바다. 민주정치 특성상 포퓰리즘의 발현은 숙명적이다. 그런점에서 철학 없는 정치가 발현될 가능성 또한 숙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은? 포퓰리스트에게 속지 않고 국가의 비전을 묵묵히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일이다. 철학있는 정치는 그렇게 실현된다.

* 복지국가에 관한 생각?

앞으로 생산량이 무지 많아질거다. 과거 처럼 쌀이 부족해서 밥을 못먹는 경우는 개도국도 사살질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30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질거라고 본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인류의 공감, 관용의 이상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 앞으로 탄소, 동물, 우주까지 그 범위는 확장된다. 그러니 결론... 과거 18C의 꿈이 '자본주의'를 통해 실현 되었다. 이것은 좌파의 꿈이 이루어진건가? 아니면 인류의 꿈이 이뤄진건가?(그 해답은 말하지 않는다.)

아무쪼록 좋은 일이다. 자본주의가 가지는 인간성 말살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계와 인공지능의 발전은 분명 역기능도 가지고 있겠지만 평생 동안 조립만 하던 노동이 사라지는 것은 전적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 가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인간성 있는(자기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노동이 자본주의 내에서 더 많아지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거다...

인도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의 추모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있다.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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