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으로 성공을 일궈낸 김동연 전 부총리의 자서전. <있는 자리 흩트리기>

내가 정치에 관심 없을 때가 길었기 때문에 김동연 부총리를 최근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얼마나 무식한가...) 아무튼 그와 관련된 인터뷰나 이야기들을 찾아보면서 김동연 부총리가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판자촌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졸로 은행에 입사하셔서 행정고시, 입법고시를 패스하고 정부 요직을 모두 꿰찬 인물이다. 대학 총장도 역임하셨다.사회적 성공이 다는 아니다만, 맨 땅에서 홀로 성공한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감히 추측건데, 김동연 부총리는 아마 MBTI가 INFJ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의 글을 보고 있으면 굉장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대단히 인프제스러운 성찰이라고 할까? 나 또한 인프제인데. 인프제는 인프제를 알아보는 법이다. 김동연 부총리의 단단하면서 여린 마음을 보고 있으니, 다음 생엔 시인으로 성공하실거 같은 생각이 든다. 특히, 책 중간엔 쉼보르스카의 <두번은 없다>라는 시가 있는데. 거기서도 김동연 부총리의 가치관과 성격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1. 남이 던진 질문 2. 나에게 던진 질문. 3. 세상이 던진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가난하게 태어났던 자신의 환경을 그는 남이 던진 질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자신과 상관없이 주어진 조건(환경)이기에 그런듯 하다. 그는 결국 자신의 환경을 깨뜨리고 자신의 삶을 일궈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삶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긍정'하는 것. 그런 환경에서도 무언가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는 맹자의 말을 싣고 있다. 내가 알기로 이 말은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외우고 다니는 말일만큼, 좋은 말인걸로 안다. (한국에선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고)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곤에 빠뜨리고,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것은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길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능히 감당하게 하기 위함이다.(p67)"

그 다음엔, 사무관으로 성공의 발로를 밟아가던 그 때,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떤 인생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 지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삶의 최선선에 서고, 끊임없이 불만을 가지면서 젊었을 적의 패기를 잘 사용하라고 말한다.

논의를 확장시켜 세 번째 질문에서는 세상과 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학연, 지연, 혈연과 같은 배경이 아닌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의 '킹 핀'을 건드려야 하고 거기서 사회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뒤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래로부터의 참여나 페어플레이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저항이 있더라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저자의 훌륭한 인품이 엿보이는 책이고, 청년들 입장에서는 대단한 롤모델인 거는 분명한 거 같다.

p47 신(神)이 사람을 단련시키고 키우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그 사람이 '있는 자리'를 흩뜨리는 것이라고 한다. '있는 자리'란 바로 내가 처한 환경, 나 자신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이다.


신(神)이 사람을 단련시키고 키우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그 사람이 ‘있는 자리‘를 흩뜨리는 것이라고 한다. ‘있는 자리‘란 바로 내가 처한 환경, 나 자신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이다.

 - P47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곤에 빠뜨리고,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것은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길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능히 감당하게 하기 위함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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