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한 주 내내 반복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쳇바퀴같은 삶을 살아간다. 영화 <인디아일>은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마트에 신입으로 들어온 '크리스티안'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크리스티안은 지게차를 운영하는 브루노와 매대 정리를 하는 마리온 등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적응해나간다. 청소년 시절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다녀왔던 크리스티안의 몸에는 문신이 가득하다. 그런 과거를 감추려는 크리스티안은 힘껏 옷으로 자신의 몸을 가린다. 크리스티안은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지우고 싶지 않은 과거는 잊혀지지 않고 각인되어 몸 속 깊은 곳에 흉터가 된다. 


사실, 영화는 별 다른 갈등도 없이 결말을 맞이한다. 잔잔한 영화다. 마트에서 일하는 단순 노동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남녀간의 사랑, 고독한 노인, 불량했던 자신의 과거를 잊으혀는 청년 등의 모습을 지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뭘까? 이렇게 잔잔한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을 무얼까? 고독과 일상의 신성함이다.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때론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인생의 목적도 없이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삶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영화는 고독한 노인이었던 브루노의 자살로 끝마친다. 영문도 모른채 브루노는 자살한다. 브루노가 전날 크리스티안과의 대화에서 남겼던 말은 트럭을 몰며 도로를 질주했던 그 때가 그립다는 한 마디 였다. 바다를 그리워 하는 수족관 속 물고기처럼 브루노는 자유를 만끽했던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브루노는 고독했다. 마트 안에서 지게차를 몰던 자신의 모습에 왠지 모를 구역감을 느꼈을 터이다. 바다로 가지 못하는 물고기는 수족관에서 얼마 못가 생을 마감한다. 브루노는 아마 그런 신세였을 것이다. 동시에 크리스티안과 마리온의 사랑이 시작 된다. 과거의 아픔을 점점 걷어내는 크리스티안과 가정 폭력으로 시달렸던 마리온과의 새로운 시작이 꽃피우는 것이다. 죽음과 창조가 뒤섞이는 곳. 마트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삶의 고단함에 죽음을 택하기도 하고 버티기도 하며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우리는 인 디 아일(In the Aisle). 통로에서 새로운 시작과 고독을 느끼며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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