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나에 이러한 깊이를 느끼지 못했고 내 스스로 격리되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느낌이다" - 알베르 카뮈



우리 모두는 흥얼거리며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두가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각자의 삶 안에서 투쟁하고 있다. 하루 하루 삶을 버텨내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세상 만사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어렵고 힘들다. 모두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고달픈가 싶다.


영화 <디태치먼트>는 방황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공간은 학교다. 문제아들만 가득한 학교에 새로 부임한 임시 교사의 한 달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헨리는 대드는 학생들 앞에서 겁먹지 않는다. 헨리는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무게 앞에서 어떻게 버텨내야 하는 지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고양이를 죽이는 학생에서 부터 아무 남자랑 잠자리를 하는 여학생. 뚱뚱하고 못생기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학생(메레디스) 학교에 다니지 않고 몸을 파는 학생(에리카).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선생. 임시교사직을 전전긍긍하며 불안하게 살아가는 선생. 학교를 변화시켜보려 하지만 무엇이 문제조차 알지 못하는 교장. 이들 모두는 삶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교육에 중심을 맞춰 이 영화를 보려 한다. 하지만 영화 <디태치먼트>는 학생 뿐 아니라 모든 인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아프고 고통스럽고 지독하게 힘들더라도 너는 버텨내고 삶을 살아내야 한다고.


영화가 실존주의자 카뮈의 격언으로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영화의 말미에 메레디스가 자살로서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카뮈는 인간의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상황은 이 세상의 진실에 대해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인생의 부조리라고 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알 수 없다면 우리는 자살해도 좋은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카뮈는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더라도 반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이데이는 자살함으로써 인생의 무의미 앞에서 승복하고 말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눈여겨 보았던 인물은 메레디스였다. 메레디스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지도 못했고 꿈을 응원받지도 못했다. 선생 헨리에게 고백하지만 차인다. 그리하여 인생의 아무런 희망도 발견하지 못한 메레디스는 자살하고 만다.



반면, 영화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에리카의 결말은 사뭇 다르다. 길거리에서 매춘부로 생활하다 헨리와 함께 살며 삶의 희망과 의미를 찾아가는 에리카는 매춘부 생활을 접고 활발한 청소년이 된다. 



영화는 메레디스에게 비극을, 에리카에게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던 메레디스가 결국 자살했던 이유는 순전히 사회의 몫이 크다. 에리카 또한 마음의 아픔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준수한 외모 덕분에 어느정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우리의 메레디스는 너무도 고통스럽다.


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메레디스라고 생각한다.. 

과연 자살은 잘못된 걸까?

메레디스의 자살은 미화 될 수 없는 걸까?

메레디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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