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고 있는 진화심리학은 우리 행동을 설명해주는 열쇠가 되곤 한다. 예를 들어 남자는 허리와 골반의 비율이 0.7인 몸매를 가진 여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런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이런 선호는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특성이기 때문에 진화심리학은 분명 이러한 생각 자체가 인간의 몸 속에 내재화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류의 주장이 진화심리학의 주장 중 하나다.


돌연변이


다윈에서 부터 시작한 진화론은 창조론을 밀어내고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우연히 자연에서 발생한 돌연변이가 생존에 유리한 특성을 가졌을 경우 그 돌연변이는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기린이 목이 긴 이유는 우연적으로 목이 긴 기린 돌연변이가 나왔고 그 기린이 높은 곳에 있는 풀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 것이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창조론의 비판을 계속 받아왔는데 왜냐하면 눈과 같은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장기는 돌연변이를 통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 확률은 토네이도가 고물상을 지나갔을 때 보잉707이 자동으로 만들어질 확률과 같다고 한다.


하지만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한 리처드 도킨스는 '눈 먼 시계공'이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눈이 돌연변이를 통해 만들어 질 수 있음을 설명한다. 자연은 한 번에 복잡한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순간에 맞게 생존에 우월한 돌연변이가 누적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계공은 눈이 먼 상태에서 복잡한 시계(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수 많은 모듈들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몸 속엔 수많은 진화의 산물들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진화심리학자들은 특정 메커니즘들을 모듈이라 칭한다. 600만년 전, 아프리카를 누비던 인류의 시초들에서부터 누적된 모듈은 현대인의 모듈과 거의 같다. 


인간이 배가 불러도 지방과 당분이 있는 음식들을 자꾸 먹게 되는 이유는 아프리카를 떠 돌던 인간들은 먹을 게 귀했기 때문에 항상 배고픔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칼로리의 지방과 당분을 찾아 다녔고 우연한 기회로 먹이를 찾았을 땐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과식을 했을 게 뻔하다. 그러한 연유로 우리 또한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지방과 당분을 찾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 고 있는 현대인들이 비만에 시달리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족벌주의 또한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진화의 메커니즘은 '유전자'의 증식을 통해 설명되어야 하는데 자기 자신은 유전자 100퍼센트를 가지고 있고, 직계존속은 50퍼센트다. 그리고 형제는 25퍼센트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는 처음 보는 사람보다 자식을 챙기고 형제들을 챙기게 된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족벌주의가 진화심리학을 통해 잘 설명된다고 해서 족벌주의가 도덕적으로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남성에 대한 설명은 책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남성이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 이유는 젊은 여자가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남성은 여성의 나이에 집착한다.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나이에 집착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의 능력을 많이 고려하는데, 왜냐하면 아이를 낳았을 때 안정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은 배우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화 심리학의 도덕적 정당성


진화 심리학이 현 시점의 현상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도덕적으로 정당화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진화심리학은 설명해줄 뿐이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 몸속의 모듈의 방향은 다를 수 있다.


나치즘은 다윈의 진화론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스펜서의 사회 진화론을 통해 아리안 족의 우월성을 주장했다. 이는 전적으로 진화 생물학이 이념에 의해 왜곡된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진화 생물학은 좌파적 이념에도 사용될 수 있는데, 인간 본성이 부의 불균형에 불만을 품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진화 생물학은 좌파적, 우파적 이념에 사용될 수 있다. 


https://larus3.tistory.com/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