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몬스터>





배우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영화다. <원초적 본능>, <매드 맥스> 등의 영화에서 여성미와 남성미를 보여준 배우인데 영화 <몬스터>에서는 불운한 환경에서 자라 살인마가 된 '에일린' 역할을 맡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로 많은 상을 받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2002년에 사형 집행된 살인범 '에일린 워노스'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7명의 남성을 리볼버로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다. 에일린은 매우 불운한 삶을 살았다. 여덟 살때 아버지 친구로부터 수 차례 성폭력을 당했다.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했지만 오히려 술주정뱅이였던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만다. 열 네살(?) 무렵부터는 매춘부로서 생계를 유지했으며 그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로부터 외면 받자 홀로 생활했다고 한다.


성매매를 하며 노숙자 생활을 하던 '에일린'은 폭력을 행사하고 강간하려던 남성을 우발적으로 살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 때부터 7명의 남성을 살인하게 되는데 이 시점에 '셸비'라는 여성을 만나 도피 생활을 하게 된다. 


영화는 에일린과 셸비의 만남에서부터, '에일린'이 체포되고 사형 선고를 받는 것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연쇄 살인범이 사형 선고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통쾌하지만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에일린이 왜 그런 연쇄 살인범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다. 


극 중 살인을 하며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에일린의 독백이 나온다. "나한테 상처를 준 건 항상 선량한 존재들이었지. 상상도 하지 못할 끔찍한 것들은 오히려 대하기 쉬웠어.에일린의 가슴엔 상처들이 가득하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에게 배신 받아 왔고 그 덕에 세상에 대한 원한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부모와 가족의 사랑 또한 받지 못했다. 매춘부 생활을 하며 그녀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만을 만나며 그녀는 자연스럽게 거친 사람이 되어갔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어린아이 같은 모습은 있었다. 거친 사람들에게는 상처 받지 않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했던 이들에겐 상처를 받았다.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만드는 세상이 나쁜 것이다.' '인격 형성에 있어서 환경이 중요하다' 라는 진부한 교훈을 이끌어내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진정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명만 존재한다면 이 세상은 살아갈만 하다는 것. 그것을 영화는 말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에일린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셸리'를 통해 삶에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다시 삶을 살아가려 결심하는 에일린의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하지만 미래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바람 가는 대로 살아온 에일린에겐 새로운 삶을 위한 시도는 버겁기만 하다. 


한번의 충동적 살인은 계속 이어진다. 그녀는 여섯 번 더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감당할 수 없는 수준게 까지 이르게 된다. 체포 된 후, 에일린은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셸비에게 침묵을 유지하면 풀려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지만 셸비는 에일린을 배신한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 배신당한 에일린은 슬퍼하지만 기꺼이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한다. 그녀는 감옥에 끌려가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Love conquers all.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Faith can move mountains. Love always find a way.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Where there is life, there is hope..... Oh, They gotta tell you something."

"사랑은 모든 걸 이긴다.  시련 뒤엔 기쁨이 있고, 신념은 산을 움직인다. 사랑은 모든길로 통하며,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는 법..... 말이야 참 좋지"


살인에 어떤 변명의 여지가 있겠느냐마는 에일린은 자신은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다고 고백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말들이 '사랑이란 참 아름다운 거야'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어' 라고 말하더라도 그것은 누군가에겐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에일린은 그런 삶을 살고 싶었지만 세상은 나에게 단 한번도 기회를 준 적이 없다고 항변하는 것 같다. 말이야 쉬운 법이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게 우리의 삶이다. 그래서 어떤 외침은 공허한 외침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서 불운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진실한 사랑의 대상을 만났더라면 공허한 외침이 아름답게 들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불행한 건.. 참된 사랑이 결여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