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 - 10세부터 시작하는 SKY 필승 플랜
이현실.남상욱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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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자녀 학습 시기 중 가장 중요한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가져왔습니다.



 자녀가 없지만 관련 도서를 기회가 되는 한 보는 편이에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저를 위해서고, 두 번째는 저를 위해서요. 바로 과거의 저와 현재의 저를 위해서입니다. 현시대의 가장 진보한 연구와 학습법을 과거의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작은 로렌에게 줄 수 있다 면에서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러면 현재의 로렌은 어린 시절의 로렌을 이해하고 도닥이며 현재의 로렌이 그 위로를 받아 내면이 단단해지고 튼튼해집니다.


 『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를 읽으면서 제가 초등 3학년 때는 어땠는지 떠올려 봤어요. 이제는 가물 해진 기억이지만, 확실한건 책은 별로 읽지 않았다는 사실. 나비효과라고 하죠.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어 공부가 정말 힘들었구나. 공부시간 대비 성적이 그리 가시적으로 향상되지 않았어요. 럭키로렌! 다행인 건 어른이 돼서 이렇게 서평을 쓰며 어릴 적 못다 한 요약과 독후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의 요약력을 언제부터 키워주어야 할까요? 초등 3학년, 아이들의 학습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이 시기가 바로 요약력을 키울 적기입니다. P. 7. ㅣ 들어가는 글


 이 중요한 사실을 아니까 반대로 요즘 아이들이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릴 때 굉장히 많은 훈련을 해야 하더라고요. 놀이와 학습의 경계가 모호한 활동을 통해 인지하지 못하지만 굉장한 능력을 쌓고 있는 거예요. 초등학습의 전문가인 저자 두 분이 이해하기 쉽게 책을 써주셨어요. 서두부터 요약하는 능력이 가진 힘을 설명해 주시고 글의 가독성이 좋아 책이 쭉쭉 읽힙니다. 그리고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워크북까지 매 챕터마다 들어 있어요. 책 읽으면서 눈으로 따라 해봤는데 어느 부분에는 저도 쉽게 답을 생각해 내지 못하겠기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약은 단순히 정보를 압축하고 삭제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정보의 질을 판단하고 내용을 간추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죠. 이는 중요한 사고의 일환으로 그에 맞는 비판적 사고의 배경지식, 어휘력 등을 필요로 합니다. P. 50



 한국인은 다 잘하는데 창의력은 부족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죠. 모든 것의 토대가 되는 요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않고 얼기설기 엮은 기둥에 문제풀이 과정만 얹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저자의 수많은 경험과 통찰력이 빛나는 부분이죠. 매우 간단해 보이는 요약 하나를 위해서 굉장히 많은 과정이 밑바탕으로 깔려 있어야 했습니다.


 182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자 작가인 조승연 씨는 창의적인 연결성을 찾아내는 귀재로 잘 알려져 있죠. 다양한 나라에서 거주하고 공부한 경험도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책을 읽고 어머니와 나눈 수많은 대화와 토론이 있었다고 해요. 책에서 말하는 실생활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활동을 매일 어머니와 한 거예요. 커가면서 그 활동을 외국인 친구들과 하며 계속 이어간 것이죠.




이러한 작업의 핵심은, 요약한 정보를 단순히 저장해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입니다. (중략)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한 암기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이해력과 응용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는 미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P. 327




 분야를 넘나들며 정보를 통합하고 편집하는 능력이 가장 필요한 시대입니다. 넘쳐나는 게 정보이기 때문에 나의 필요에 따라 선별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하는 것이죠. 이 능력의 출발점이자 주요 열쇠가 바로 요약력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초등 저학년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읽고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이해하는 기회가 돼도 좋겠어요. 저처럼 내면의 어린아이를 돌보는 성인들은 물론이고 성인들의 독서활동에도 적용하면 좋겠어요. 독서를 즐겁게 시작하는 아주 기초적인 책으로 굉장히 좋습니다. 무턱대로 읽는 것은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관심 있는 분야의 얇은 책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어 가면서 읽어나가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문장수집

여기서 요약은 단순히 정보를 압축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정보의 본질을 파악해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개념화된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정교한 사고 과정입니다. P. 6


‘의미 단위로 끊어 읽기’란 읽을 때 문법적 또는 논리적 의미를 고려해서 자연스럽게 끊어 읽는 방법을 말합니다. 즉 문장의 의미가 바르게 전달되도록 문법적 단위나 맥락에 따라 쉬었다가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의미의 덩어리로 일게 되면 글의 흐름에 따라 내용을 파악하게 됩니다. P. 22


소리 내어 문장을 의미 단위로 끊어 읽으면 문장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단어 단위로 읽을 때보다 집중해서 읽게 돼 숨겨진 내용까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P. 22



‘요약을 위한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기억력을 향상시켜줘 학습 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습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이 ‘요약을 위한 읽기’를 배울 적기입니다. P. 63


무엇보다 ‘요약을 위한 읽기’는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능력을 키워줍니다. P. 64


왜 이렇게 학교 교육 과정에서 요약력을 중요하게 다룰까요? 그 이유는 요약력이 문해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글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분석적 사고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P. 147



저자의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시각의 차이를 경험하며 비판적인 사고도 할 수 있게 됩니다. P. 174


결국 요약은 자신의 이해를 점검하고,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며, 자신의 학습과정을 돌아보는 복합적인 인지 활동입니다. P. 183


(독서 일지에는) 그날 읽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적습니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옮겨 적고, 새로 알게 된 점을 정리합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개념을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연습은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P. 193


삼색 펜 독서법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진가를 발휘합니다. (중략) 색깔 펜을 이용하여 독서 일지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며 나중에 다시 볼 때 한눈에 내용과 구조가 들어오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됩니다. P. 206


중요한 것은 아이가 능동적으로 책과 상호작용하며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P. 223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마다 "이 내용은 다른 과목에서 배운 어떤 내용과 관련이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도록 해주세요. 이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P. 336


한 줄로 설명하는 과정은 단순히 암기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배운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핵심만을 뽑아내는 과정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그 지식을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들게 됩니다. P. 351


유연성을 가지라고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중략)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거나 학습 속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계획을 수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세요. P. 373

#초등3학년요약잘하는아이가앞서갑니다 #이현실 #남상욱 #북폴리오 #요약력 #독서교육 #공부력 #학습역량 #초증3학년학습 #문해력 #국어공부

요약은 단순히 정보를 압축하고 삭제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정보의 질을 판단하고 내용을 간추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죠. 이는 중요한 사고의 일환으로 그에 맞는 비판적 사고의 배경지식, 어휘력 등을 필요로 합니다. P. 50 - P50

이러한 작업의 핵심은, 요약한 정보를 단순히 저장해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입니다. (중략)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한 암기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이해력과 응용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는 미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P. 327 - P327

왜 이렇게 학교 교육 과정에서 요약력을 중요하게 다룰까요? 그 이유는 요약력이 문해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글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분석적 사고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P. 147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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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이야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천재 화가와 그의 위대한 작품들
김선현 지음 / 모먼트오브임팩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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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천재화가의 비극적인 삶을 조명하는 책을 갖고 왔어요.


 카라바조, 약간은 생소하기도 하면서 이탈리아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은 들어봤을 화가 일 거예요.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 르네상스시대에서 바로크 시대로 전환을 주도한 이탈리아 화가입니다.



자신의 목을 자른 칼에 심오한 문구를 적어놓죠. H-AS O S라는 글귀가 보이나요? 이는 라틴어 경구 '겸손은 교만을 죽인다(Humilitas Occidit Superbiam)'를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벼랑 끝의 카라바조는 교만에 사로잡혀 골리앗이 된 자신을 베어버립니다. P. 183


 이렇게 중요한 화가인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붓 대신 칼을 든 화가였기 때문입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다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카라바조는 역사에서 잠시 지워졌어요. 천재화가였지만 문제를 일으키고 다며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비운의 인물을 미술치료의 대가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인 김선현 박사님이 책으로 엮어주셨습니다.


 '예술은 어려워.'란 걱정은 내려두세요. 미술책인 만큼 카라바조의 삶을 연대기 순으로 살펴보고 화가의 그림을 통해 어린 시절과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뛰어난 그림과 폭력적인 화가의 삶이 너무나 대조적이라 연결점을 찾기 어렵기도 해요. 김선현 박사님께서 독자들이 카라바조를 좀 더 잘 이해하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연결점을 하나씩 찾아 주시기에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매력
 『카라바조 이야기』는 시원시원하게 큼지막합니다. 해외 예술책처럼 판형이 크고 양장본입니다. 어린이 동화책 같은 두껍고 고급스러운 종이를 사용해서 카라바조의 작품을 크고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했어요. 활자도 비교적 큰 편이라 아이와 함께 보기도 좋고 시력이 안 좋으신 분들도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김선현 박사님 특유의 차분하고 나긋한 문체 덕분에 어린 시절 통화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어렵게 느껴지던 미술 이야기도 그림과 함께 금세 읽을 수 있어요.






천재화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상처받은 사람
 미술치료사가 본 카라바조는 상처를 품은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밑그림도 없이 엄청난 그림을 그린 천재화가이지만 어린 시절 가족을 잃은 슬픔과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받았던 여린 인간의 모습이 있습니다. 카라바조는 6살 이란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13살에는 어머니마저 돌아가십니다. 동생은 사제가 되기 위한 시설에 맡겨지고 카라바조 혼자 떠돌다 밀라노에서 한 화가의 도제가 됩니다. 이런 삶을 산 카라바조에게는 뒷골목 날것의 삶과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폭력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밖에 없죠. 뛰어난 그림 실력은 카라바조에게 악마의 재능이 됩니다. 억누르던 폭력성이 고개를 들어 문제가 일어나도 그의 그림을 열망하는 후원자가 카라바조를 처벌에서 빼주거나 카라바조 스스로 감옥을 탈출합니다. 단 한 번도 온전한 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요. 감정적인 행동과 후회를 반복하는 천재화가는 39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어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화가의 생각이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그 부분을 저자는 독자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전달합니다.




카라바조는 작품 속에 감정을 담은 예술가였습니다. 비율이 완벽하다거나 아름다움이 이상적이라는 감상에서 벗어나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도록 했죠.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심리를 깊이 투영했습니다. 그는 어쩌면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살인자가 아닌 인간 카라바조로, 나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요. P. 193 ㅣ 에필로그






전시와 함께 깊이 있는 감상
 최고 품질의 그림이 담긴 책만 봐도 좋은데요, 카라바조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바로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입니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 전시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3월 27일까지 열립니다. 먼저 『카라바조 이야기』를 읽고 작품을 눈으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한 감상이 될 거라 장담합니다. 더불어 이 전시에는 카라바조가 길을 연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품도 같이 볼 수 있으니 의미 있는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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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바조 이야기』는 네이버 임팩터 스토어, 교보문고, 예스24 ,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국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도 구매가 가능하고요, 그 외 구매처는 방문 전 확인해 주시면 더욱 편리하게 도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눈도 많이 오고 날도 추워졌어요. 가족과 친구분들과 함께 책도 읽고 전시도 보고 깊이 있는 미술 이야기 나누면서 풍성한 연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문장수집

카라바조는 밀라노로 건너가 유명 화가였던 시모네 페테르자노의 공방에 들어갑니다. (중략) 그가 롬바르디아의 자연주의 화풍을 따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 것으로 봐서, 카라바조는 이미 열세 살부터 빛을 이용한 사실적인 표현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 27


주세페 체사리 화실에 들어가게 된 그는 뛰어난 정물화 실력으로 두각을 나타내요. 매너리즘 화풍을 가지고 있던 체사리의 눈에 그의 롬바르디아풍 정물 묘사는 단연 눈에 띄었을 거예요. P. 32


카라바조는 바쿠스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가족을 앗아간 흑사병도 결국 나를 죽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요? P. 45


카라바조에게 캔버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통의 창구였던 거예요. 결국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거죠. P. 45


그는 눈 뜨고 코 베이는 냉혹한 현실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았어요. 대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이런 것 아니냐는 위트를 담아냈죠. P. 53


카라바조의 점쟁이는 단순한 풍속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인간관계 속에 내재된 진실과 거짓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거든요. P. 56



카라바조에게 나르키소스는 큰 교훈이 되었어요. 자신에게 빠져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면 결국 파멸할 거라는 메시지를 주었죠. 자기 앞에 주어진 냉혹한 현실을 나르키소스를 통해 직시한 거예요. P. 73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이 말은 카라바조가 했다고 전해져요. P. 87


조반니는 반가운 마음에 형을 만나러 델 몬테 추기경의 저택을 찾아가지만 카라바조는 동생을 부인하죠. (중략) 그는 과연 어떤 심정으로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모른 척했을까요? 사제가 된 동생 앞에 서자 지난 세월 자신의 삶이 부끄러웠을까요? 자신의 삶에 몰두하느라 동생을 돌보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자신이 동생에게 방해가 될까 봐 일부러 외면한 걸까요? P. 99




예술적 영감이 넘쳐나서, 도망자 신세에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아니에요. 당시 귀족들은 카라바조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안달이었어요. 그들에게는 달라질 것이 없었죠. 카라바조는 여전히 최고였고, 자신의 저택에 그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 것은 예술적 안목을 뽐내는 일이었거든요. P. 139



(도망치던) 이 시기에 그린 작품은 카라바조의 심정을 대변해 주듯 강력한 어둠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자화상을 넣은 작품도 여럿 남아 있죠. 초창기 바쿠스를 자신의 얼굴로 표현하던 그는 이제 잘린 목에 스스로의 얼굴을 그려 넣기 시작합니다. P. 164


카라바조는 아마 끊임없이 혼자 되뇌었을 거예요. 자신도 억제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기질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해치고 스스로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트라우마는 그의 삶 전체를 지속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P. 165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이 작품은 카라바조의 작품 중 심리학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그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다스릴 줄 몰랐던 난폭한 기질은 결국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결말을 맺게 되었고, 그는 끝내 사면 받지 못하죠.(중략) 다윗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P. 181




모먼트 오브 임팩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카라바조이야기 #김선현 #모먼트오브임팩트 #미술치료박사가본카라바조 #바로크미술의대가 #카라바죠 #빛의거장카라바조&바로크의얼굴들 #한국이탈리아수교140주년 #바로크화가

카라바조는 작품 속에 감정을 담은 예술가였습니다. 비율이 완벽하다거나 아름다움이 이상적이라는 감상에서 벗어나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도록 했죠.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심리를 깊이 투영했습니다. 그는 어쩌면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살인자가 아닌 인간 카라바조로, 나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요. P. 193 ㅣ 에필로그 - P193

카라바조는 바쿠스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가족을 앗아간 흑사병도 결국 나를 죽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요? P. 45 - P45

카라바조에게 캔버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통의 창구였던 거예요. 결국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거죠. P. 45 - P45

그는 눈 뜨고 코 베이는 냉혹한 현실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았어요. 대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이런 것 아니냐는 위트를 담아냈죠. P. 53 - P53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이 말은 카라바조가 했다고 전해져요. P. 87 - P87

예술적 영감이 넘쳐나서, 도망자 신세에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아니에요. 당시 귀족들은 카라바조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안달이었어요. 그들에게는 달라질 것이 없었죠. 카라바조는 여전히 최고였고, 자신의 저택에 그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 것은 예술적 안목을 뽐내는 일이었거든요. P. 139 - P139

카라바조는 아마 끊임없이 혼자 되뇌었을 거예요. 자신도 억제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기질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해치고 스스로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트라우마는 그의 삶 전체를 지속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P. 165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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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플레임 1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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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다!
『아이언 플레임 1』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터져 나오는 한마디.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10월에 출간된다고 하여 손꼽아 기다린 『아이언 플레임』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출간과 함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나쁜 소식부터 전해드릴게요. 『아이언 플레임』이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고 『아이언 플레임 2』는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대신 좋은 소식은 전 세계 최초로 웹툰 작가 콜라보 일러스트 커버가 한정판으로 나왔다는 것이죠. 관련해서는 마지막에 자세히 적어두겠습니다.




 전쟁과 사랑은 이제 시작이다. 

이제 시작이라니.
『포스 윙』 672쪽, 『아이언 플레임 1』 488쪽, 도합 1160쪽이나 읽어놓고 무슨 소리인가 싶은데요. 아니 그게... 이제 본격적인 전쟁 시작이거든요. 그리고 바이올렛과 제이든의 사랑도 이제 시작이고요. 『포스 윙』은 진짜 맛보기,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포스 윙』이 소꿉장난이었다면 『아이언 플레임』은 바스지아스 군사학교 버전의 <퀸카로 살아남는 법> 정도가 되겠네요. 그런데 엠피리언 시리즈에 걸맞게 목숨이 달린 위태위태한 싸움이란 게 이 소설의 매력이죠.

각 장 첫머리에 나오는 짧은 글귀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포스 윙』에서는 앞으로 읽을 장의 주제를 암시하는 듯했죠. 그래서인지 전개될 내용을 어설프게나마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언 플레임 1』에서는 레베카 야로스 작가가 철저하게 숨기고 있어요. 이미 읽은 앞장을 요약하듯이 만들어 놨습니다.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아이언 플레임 1』은 예측 불가한 엄청나게 많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특히 신뢰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어요. 여기서 밀리터리 덕후, 심지어 남편이 군인인 작가님의 전문성과 특출남이 드러납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전쟁이라는 긴박한 순간엔 고민하고 재고할 시간이 없습니다. 거의 본능적인 직감에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어요.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도, 믿었던 사람을 계속해서 믿어야 하는지, 믿을 수 없는 사람을 믿어야만 하는 건지 빠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포스 윙』에서 주인공 바이올렛이 생존을 위한 훈련관 단련을 했다면, 『아이언 플레임 1』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반영된 신뢰를 고민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만날 수 있어요.

거대한 왕국이 생존을 위해 진실을 숨기고 있고, 바이올렛과 제이든도 생존을 위해 엄청난 진실을 숨기고 있죠. 진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진실은 사실이냐? 사실이 아닐 수 있죠. 진실을 몰라도 삶을 영위하는 것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만을 생각하는 것에서 조금만 시야를 넓혀 주위를 보면 진실을 감추기 위한 희생이 보입니다. 희생은 결국 나와 우리 가족, 가장 친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을 깨달을 때 고민이 시작됩니다.

너무 큰 진실은 피부로 와닿지 않아요. 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테른이 라이더 생도들에게 레손의 기억을 공유했을 때 생도들의 반응이었어요. 자신이 믿지 않으려고 한다면 진실을 보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는 게 씁쓸했습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각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느꼈어요. 일말의 인간다움. 구할 수 없는 안타까움만 붙잡으면 죄책감이 괴로움으로 남겠지만,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의로 여긴다면 수많은 사람이 협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바이올렛은 1학년 생도 훈련 과정에서 제이든의 혁명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점을 깨닫습니다. 이 점에서 바이올렛은 다른 라이더 생도들과 구별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이올렛의 신념과 행동 때문에 바이올렛의 주변 사람들이 무한한 신뢰를 갖고 결속하는 이유가 됩니다.





테른은 여기서도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주 오만하게 행동합니다. 그러나 피지컬과 능력이 뒷받침되니 짜증 나게 멋져부렁! 일반 드래곤에 비해 두 배나 큰 몸집에 희귀한 블랙 드래곤이죠. 테른이 낮게 그르렁거리며 콧김만 내뿜어도 다들 벌벌 떨죠. 바이올렛과의 티키타카도 무척이나 귀엽습니다. 이번엔 앤다나의 비중에 좀 적었지만 굉장히 임팩트 있습니다. 다정하고 귀여웠던 모습과 다르게 굉장히 까칠한 멘트를 팍팍 날려줍니다. 『아이언 플레임 1』에서 앤다나의 활약이 무척 기대됩니다. 그리고 유교걸은 화들짝 놀래는 바이올렛과 제이든 둘만의 시간도 곳곳에 있으니 마음을 다잡고 보시길 바라요. 이번엔 장소가 관건이라는 것만 말해둘게요.



그래서 『아이언 플레임 2』는 언제 나오냐. 안타깝게도 아직 미정이에요. 25년 1월 말이 되면 3번째 시리즈 오닉스 스톰 원서가 출간되고 미국에서는 출간 파티가 줄줄이 열릴 예정이지만, 한국에서는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1월 말에 설날이 있는데 설 연휴를 겨냥해서 『아이언 플레임 2』 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보지만 어디까지나 제 희망 사항입니다. 위로가 된다면 한정판으로 웹툰 <데못죽>의 텡 작가 콜라보 특별 일러스트레이션 표지와 보드를 받을 수 있고, 『포스 윙』과 세트로 구매하면 에나 작가의 특별 일러스트레이션 표지와 보드 그리고 랜덤 마그넷까지 받을 수 있다니까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아이언 플레임 1』에서는 제목 관한 내용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Iron flame이 대장간에서 철을 녹이는 불꽃 즉, 베닌을 죽이는 단검을 만드는 대장간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보호막을 강화하고 베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게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하니까요. 뒤 내용이 너어무 궁금합니다. 『아이언 플레임 2』를 하루빨리 볼 날을 기대하며 미리 크리스마스!





#문장수집

남겨진 나는 6년 치 질문으로 무장한 채 오빠에게 몸을 돌렸다. P. 22


"오빠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왜 그렇게 생각해?" 오빠가 나를 돌아보았다.
"반란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말하잖아."
P. 29


사랑에 빠진다고 해도 온갖 시인들이 찬양하는 것처럼 엄청난 행복감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건 상대방도 나를 사랑할 때뿐이다. 게다가 상대방이 내가 아끼는 모든 사람과 모든 존재를 위태롭게 하는 비밀을 지키고 있다면? 사랑은 결코 얌전히 죽어주지 않는다. 그저 너무나도 비참한 절망으로 바뀔 뿐이다. 내 가슴속의 아픔이 바로 그것이다. 비참함.
P. 32


왜냐하면 사랑의 뿌리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 가능성에 대한 희망. P. 32


"아니다. 지금은 너희가 청소년기라고 부를 만한 상태다. 앤다나가 '꿈 없는 잠'에 진입해서 성장 과정을 마칠 수 있게 베일로 데리고 가야 한다. 깨어나 전에 경고해 두는데, 지금은 좀... 위험한 시기로 악명이 높아."
"앤다나에게요? 앤다나가 위험해요?" 나는 테른에게 시선을 돌리고 잠시 두려움에 마음을 졸였다.
"아니다. 주위의 모두에게 위험할 뿐이야. 청소년기 드래곤이 계약을 맺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간에 대해 참을성이 없거든. 어른에 대한 참을성도 없고, 논리도 없지."
P. 35


"섬세한 균형을 위해서.(중략) 어느 종족도 온전히 믿을 만하지는 않았어. 둘 다 나름의 이유에서 서로를 이용했다 뿐이지."
- 테른 P. 43


테른 "불필요한 모험은 하지 말거라."
바이올렛 "저도 사랑해요."
나는 몸을 돌려 테른과 앤다나의 다리를 토닥인 다음 열심히 뛰어서 자리를 비켜섰다. P. 45


너에게 말하지 않은 탓인 건 알아. 이해해. 하지만 모든 사람의 목숨이 내가 거짓말을 잘하는 데 달려 있을 때는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 나를 구할 거라는 사실을 깨닫기가 쉽지 않아. - 제이든 P. 54


행운을 빈다. 나도 다섯 달 동안 그러려고 해봤거든. 너는 잘 되는지 알려줘. - 제이든 P. 55


대혼란 속에서 팬첵의 목소리가 증폭되어 울렸다. "라이더는 불 앞에서 뒷걸음치지 않는다."
개소리하고 있네. 뒷걸음치지 않은 사람은 다 죽었거든. P. 111


비밀은, 비밀을 품은 사람들과 같이 죽지. P. 133


1학년 때는 우리 중 일부가 목숨을 잃지. 2학년 때는 남은 우리가 인간성을 잃어. 전부 다 우리를 효율적인 무기로 바꾸는 과정의 일부야. 이 학교의 임무가 그거라는 걸 단 한순간도 잊지 마. - 제이든 P. 142


두 사람이 내 도움을 원해? 그럼 도와달라고 해. 그리고 내 차단벽 가지고 헛소리는 하지 마. 그건 날 준비되지 않은 일에 밀어 넣을 변명이 못 돼. - 바이올렛 P. 164


"우호적인 무리인가요?"
"우호적인 게 뭔지 정의해 봐라."
멋져라. 우린 전선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곧 전선이다.
- 바이올렛과 테른의 대화 P. 167


그래, 난 흥분했다.
위험할지라도 제이든의 모든 면에 끌린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건 무의미하다. 육체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다. 제이든의 가장 어두운 면도, 목표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말살하고도 남을 무자비한 면까지도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나를 한없이 끌어당긴다. P. 172


"그린 드래곤들, 특히 크루에이드훼인의 계보를 잇는 드래곤들은 마법과 특히 안정적으로 연결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그들의 보다 합리적이고 방어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믿기도 한다."
- <드래곤들의 희생> 중에서 P. 236.


"난 제이든이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게 이상하다고 한 거야."
"왜? 난... 다정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거야. 네 눈에는 제이든이 편지나 쓸 남자처럼 보여?" 이모젠은 고개를 저었다. "제이든은 심지어 대화를 하는 남자도 아니라고."
P. 239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치가 떨리게 싫을 수가 있을까? - 바이올렛 P. 255


제이든은 조용해졌고, 제시니아는 다가오다가 우리를 번갈아 보면서 눈을 크게 떴다. 제시니아의 걸음이 느려졌다.
"나랑 같이 왔어." 나는 미소를 보이며 수어로 말했다.
"겁주지 좀 마."
"난 그저 서 있을 뿐이야."
"그것만으로도 위협적이야."
- 바이올렛과 제이든의 정신적 대화 P. 261


"가장 작은 드래곤이라 해도 가장 힘 있는 인간의 명령에 응하지 않는데, 하물며 너는 그런 존재가 아니지." 테른이 이를 딱 부딪치는 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졌다. P. 268


"그리고 오렐리가 떨어지는 모습을, 프라이어가 불타는 모습을, 심지어 저주받을 잭 발로우가 내가 무너뜨린 산에 깔리는 모습을 지켜본 게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아무리 나를 냉담하게 만들었다 해도... 그 경험 덕분에 내가 리암의 시신을 내려놓고 싸울 수 있었어. 내가 슬픔에 주저앉았다면 아무도 여기 있지 못했을 거야. 이모젠도, 보디도, 제이든도, 개릭도, 우리 모두가 죽었을 거야. 위에서 우리에게 친구들이 죽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리."
- 바이올렛 P. 274


"과보호하는 고집불통처럼 굴고 있는데요." 그 지적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악몽을 꾸는 건 나 혼자가 아닌지도 모른다. - 바이올렛이 테른에게 P. 374


"혹시 제가 처벌 때문에 죽거나 불편해질 것 같으면 말할게요."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 거다. 난 내내 너와 함께 있을 테니까." 그는 투덜거렸다. "스물한 살짜리 인가의 서툰 모습을 강제로 목격해야 하는 신세지."
- 바이올렛과 테른의 대화 P. 387


진심이야. 내가 고결한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해. 경고했잖아. 난 다정하지도, 부드럽지도, 상냥하지도 않아. 그래도 넌 나에게 빠졌지. 바이올렛, 이게 네가 얻은 나야.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용서할 수 없는 면도, 전부 다 네 거야.
- 제이든 P. 470


"그래? 그런데 왜 네가 데려올 때마다 내 동생이 반 죽은 상태지?" 브레넌은 둘 중에 누가 더 폭력적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싶은 표정으로 제이든을 노려보았다. P. 486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언플레임 #포스윙 #레베카야로스 #이수현옮김 #북폴리오 #판타지 #로맨스판타지 #드래곤 #반전 #로판소설추천

사랑에 빠진다고 해도 온갖 시인들이 찬양하는 것처럼 엄청난 행복감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건 상대방도 나를 사랑할 때뿐이다. 게다가 상대방이 내가 아끼는 모든 사람과 모든 존재를 위태롭게 하는 비밀을 지키고 있다면? 사랑은 결코 얌전히 죽어주지 않는다. 그저 너무나도 비참한 절망으로 바뀔 뿐이다. 내 가슴속의 아픔이 바로 그것이다. 비참함.
P. 32 - P32

왜냐하면 사랑의 뿌리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 가능성에 대한 희망. P. 32 - P32

"섬세한 균형을 위해서.(중략) 어느 종족도 온전히 믿을 만하지는 않았어. 둘 다 나름의 이유에서 서로를 이용했다 뿐이지."
- 테른 P. 43 - P43

테른 "불필요한 모험은 하지 말거라."
바이올렛 "저도 사랑해요."
나는 몸을 돌려 테른과 앤다나의 다리를 토닥인 다음 열심히 뛰어서 자리를 비켜섰다. P. 45 - P45

너에게 말하지 않은 탓인 건 알아. 이해해. 하지만 모든 사람의 목숨이 내가 거짓말을 잘하는 데 달려 있을 때는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 나를 구할 거라는 사실을 깨닫기가 쉽지 않아. - 제이든 P. 54
- P54

행운을 빈다. 나도 다섯 달 동안 그러려고 해봤거든. 너는 잘 되는지 알려줘. - 제이든 P. 55 - P55

"우호적인 무리인가요?"
"우호적인 게 뭔지 정의해 봐라."
멋져라. 우린 전선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곧 전선이다.
- 바이올렛과 테른의 대화 P. 167
- P167

그래, 난 흥분했다.
위험할지라도 제이든의 모든 면에 끌린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건 무의미하다. 육체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다. 제이든의 가장 어두운 면도, 목표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말살하고도 남을 무자비한 면까지도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나를 한없이 끌어당긴다. P. 172
- P172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치가 떨리게 싫을 수가 있을까? - 바이올렛 P. 255 - P255

제이든은 조용해졌고, 제시니아는 다가오다가 우리를 번갈아 보면서 눈을 크게 떴다. 제시니아의 걸음이 느려졌다.
"나랑 같이 왔어." 나는 미소를 보이며 수어로 말했다.
"겁주지 좀 마."
"난 그저 서 있을 뿐이야."
"그것만으로도 위협적이야."
- 바이올렛과 제이든의 정신적 대화 P. 261 - P261

"가장 작은 드래곤이라 해도 가장 힘 있는 인간의 명령에 응하지 않는데, 하물며 너는 그런 존재가 아니지." 테른이 이를 딱 부딪치는 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졌다. P. 268 - P268

"그리고 오렐리가 떨어지는 모습을, 프라이어가 불타는 모습을, 심지어 저주받을 잭 발로우가 내가 무너뜨린 산에 깔리는 모습을 지켜본 게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아무리 나를 냉담하게 만들었다 해도... 그 경험 덕분에 내가 리암의 시신을 내려놓고 싸울 수 있었어. 내가 슬픔에 주저앉았다면 아무도 여기 있지 못했을 거야. 이모젠도, 보디도, 제이든도, 개릭도, 우리 모두가 죽었을 거야. 위에서 우리에게 친구들이 죽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리."
- 바이올렛 P. 274 - P274

진심이야. 내가 고결한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해. 경고했잖아. 난 다정하지도, 부드럽지도, 상냥하지도 않아. 그래도 넌 나에게 빠졌지. 바이올렛, 이게 네가 얻은 나야.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용서할 수 없는 면도, 전부 다 네 거야.
- 제이든 P. 470 - P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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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삼킨 개
최경화 지음 / 모요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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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그림을 삼킨 개』입니다.



 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야 하는 책입니다. 예술작품 속 사랑스러운 개를 모아 소개하는 책이에요. 유명한 작품 속 눈길을 끌지 못하는 개도 이 책의 주인공이 되고 유명하지 않은 숨은 작품 속 개도 찾아 소개해 줍니다. 이 책의 묘미는 개의 입장에서 서술한 부분인데요. 읽다 보면 마음이 몽글해지기도 하고 코끝이 찡해지기도 해요. 



그들이 내 배를 쓰다듬으면 슬픔이 반지 낀 손을 타고 넘어와 내게로 온다. 그러면 인간의 마음은 어느새 가벼워지고, 눈에 생기가 돌아오고, 피부에선 광이 난다. 나한테 넘어온 슬픔은 어떻게 하느냐고? 몸을 좌우로 털어 흔든다. 떨궈진 슬픔은 바람에 묻어 창문 너머로 빠져나간다. 인간들은 자기 몸을 흔들어 터는 것도 못하는 가련한 존재다. 그러니 우리가 돌봐주는 수밖에. 휴.  P. 74




 최경화 작가님은 호두의 반려 인간으로 포르투갈에서 거주하면서 개를 키우고 계십니다. 사냥개가 될 뻔한 호두를 기르시게 되면서 개가 있는 예술 작품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으셨대요. 스페인어와 서양미술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자연스레 사랑하는 것을 한곳에 담는 글을 쓰게 되신 거 같아요. 



 『그림을 삼킨 개』를 보기 전까지 개가 예술 작품에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했어요. 책을 읽으니 개라는 존재를 사랑한 이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비록 자신이 키우는 개가 아닐지라도 작품 속에서 개를 아끼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남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책에서 소개한 예술 작품 속 개는 SNS에 사진과 영상으로 보는 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지금처럼 손쉽게 사진으로 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게 아닌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그리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잖아요. 화가의 기억 속에서 붓놀림 속에서 생명력을 얻어 인간보다 더 긴 삶을 사는 존재가 되었어요. 



 첫 번째 장에 나오는 아르고스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눈물이 그렁해졌어요. 반려견과 티격태격하면서 삐졌다가도 『그림을 삼킨 개』를 읽으면서 마음이 스스르 녹아서 먼저 가서 장난치고 놀아주기도 했답니다. 내가 더 잘할게! 


아르고스의 이야기를 알고 나니 <오디세이아>는 더 이상 기존에 내가 알던 이야기가 아니었다. 개를 놔두고 20년이나 집을 비우다니, 매정한 사람. 님프나 거인, 세이렌의 노래 등에 관심을 덜 가지고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나? 어쩌면 아르고스는 20년이나 기다린 주인이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지 않아서 상심해 죽었는지도 모른다.  P. 14




 5일간 밴드에서 북클럽에 참여하며 책을 읽고, 함께 참여한 분들의 감상과 함께 개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더 좋은 시간이었어요. 사랑스러운 반려견의 사진은 덤.



 책 말미에 작가님은 국내 작품을 잘 몰라 담을 수 없었던 아쉬움을 내비치셨어요. 국내 작품이 많진 않지만 서양 작품처럼 많이 남아 있진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와 함께한 충직하고 귀여운 친구들을 모아 기록해 주시면 참 좋겠네요. 반려견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림을 삼킨 개』를 바칩니다. 





#문장수집


풍부한 표정이 담긴 크고 검은 눈의 이 녀석은 벨라스케스와 서로 아끼는 사이였음이 분명하다. 개와 함게 살고 있거나 살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개는 사랑하는 사람을 이런 눈으로 바라본다. 아닌 게 아니라 디에고 벨라스케스 사후 50년 뒤에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긴 안토니오 팔로미노라는 화가이자 전기 작가의 글에 이 개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다.  P. 138



가난한 악사와 개를 빈한한 그대로 그렸다는 이유로, 빛과 어둠을 잘 다루었다는 이유로 그의 그림은 한참 동안 스페인 화가 호세 데리베라나 카라바조파화가의 그림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심지어 고향인 프랑스에서도 사람들은 그의 그림이 스페인 화가의 작품일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트리지 못한 내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P. 152



작은 몸집임에 분명한 녀석이 용케 이런 사냥을 하다니. 귀여운데 용감하기까지? 게다가 사냥한 전리품을 반려인 앞에 가져다 놓다니, 너의 인간을 정말 사랑했구나. (동어 반복이다. 개와 사랑은.) 너의 인간도 너를 사랑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니 이런 초상화까지 남겼겠지. 너를 잊고 싶지 않아서, 영원히 눈앞에 두고 보고 싶어서.  P. 200




모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을삼킨개 #최경화 #모요사 #개를사랑하는미술관중독자 #개가나오는예술작품 #반려견 #책추천 #강쥐만세

그들이 내 배를 쓰다듬으면 슬픔이 반지 낀 손을 타고 넘어와 내게로 온다. 그러면 인간의 마음은 어느새 가벼워지고, 눈에 생기가 돌아오고, 피부에선 광이 난다. 나한테 넘어온 슬픔은 어떻게 하느냐고? 몸을 좌우로 털어 흔든다. 떨궈진 슬픔은 바람에 묻어 창문 너머로 빠져나간다. 인간들은 자기 몸을 흔들어 터는 것도 못하는 가련한 존재다. 그러니 우리가 돌봐주는 수밖에. 휴. P. 74 - P74

아르고스의 이야기를 알고 나니 <오디세이아>는 더 이상 기존에 내가 알던 이야기가 아니었다. 개를 놔두고 20년이나 집을 비우다니, 매정한 사람. 님프나 거인, 세이렌의 노래 등에 관심을 덜 가지고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나? 어쩌면 아르고스는 20년이나 기다린 주인이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지 않아서 상심해 죽었는지도 모른다. P. 14 - P14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트리지 못한 내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P. 152 - P152

작은 몸집임에 분명한 녀석이 용케 이런 사냥을 하다니. 귀여운데 용감하기까지? 게다가 사냥한 전리품을 반려인 앞에 가져다 놓다니, 너의 인간을 정말 사랑했구나. (동어 반복이다. 개와 사랑은.) 너의 인간도 너를 사랑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니 이런 초상화까지 남겼겠지. 너를 잊고 싶지 않아서, 영원히 눈앞에 두고 보고 싶어서. P. 200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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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릴리아 아센 지음, 곽미성 옮김 / 어떤책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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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파노라마』입니다.


 짧고 강렬한, 추리소설의 긴장감과 함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깊이 있는 소설 소개할게요.


줄거리 ㅣ
프랑스의 한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의 삼촌의 죽입니다. 성폭행으로 자신의 삶을 망친 삼촌에 대한 복수죠. 이 사건을 계기로 사적 보복과 함께 폭동이 일어나고 온 도시가 투명하게 바뀝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투명한 공간에서 사생활을 포기하고 안전을 택한 것이죠. 유리벽으로 만든 평화가 쭉 지속되던 어느 날, 가장 투명하고 안전한 마을에서 한 가족이 신기루처럼 사라집니다. 전경찰 현안전 관리인인 엘렌이 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줄거리만 봐도 뒷이야기가 정말 정말 궁금해지지 않나요? 실마리가 없는 것 같은 사건. 경찰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자 안전 관리인으로 전락한 엘렌이 사건을 맡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그 가족은 팍스톤에, 그러니까 도시의 가장 부유한 동네에 살고 있다. (중략) 나는 그들이 최상의 안전 속에 있었음을 보장할 수 있다.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는 투명화는 종교다. P. 27



 소설이 273쪽인데 250 쪽이 다 되도록 범인이 안 밝혀져요. 이것밖에 안 남았다고?! 긴장감과 두근거림으로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내 깨닫게 됩니다. 추리소설을 빙자한 현대철학이구먼!



 『파노라마』가 프랑스의 굵직한 문학상 후보로 오르고 청소년이 선정한 소설 상을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잠시 책 읽기는 멈추고 깊이 생각해 볼만한 물음을 던져주거든요.


 한편으론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도 속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기 마련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판단하는 가벼운 행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구나. 나만의 생각과 판단과 근거를 가지는 것이 꽤 어렵지만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도요.


 사적 보복이 폭동으로 번지고 시민의 힘으로 사회를 바꾼다는 부분은 시민혁명의 나라인 프랑스스러운 발상이라고 느꼈어요. 시민이 공권력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소설가도 정해진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서 프랑스 다웠다고도 느꼈고요. 사회가 발전하려면 구성원 간에 끊임없는 의견 충돌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인간이 세운 유토피아는 완벽할 순 없는 걸까요? 일말의 불안조차 미연에 방지하고 싶어 하지만 다양성의 기회도 말살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준은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할까요. 수많은 고민이 담긴 커다란 원반을 지탱하기 위한 무게 중심의 핀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또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게 하는 『파노라마』였습니다.


 주인공 엘렌이 남편 데이비드에 관해 생각한 것, 일찍 돌아가신 아빠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작가의 깊이감이 느껴졌습니다. 타인의 자유, 가족의 죽음과 죽음을 대하는 가족으로서의 생각이 가슴을 울리네요.

나는 결국 떠났다. 나는 떠날 용기를 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소식이 나를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나는 울었고, 울 수 있음에 행복했다. 내 안에 균열이 생겼다. 나는 더 이상 안전을 믿지 않는다. (중략) 나는 상처받고, 마모되고, 실망하는 삶이 좋다. 세상 모두가 서로에게 변치 않을 것을 약속하는 이 시대에 나를 떠나기로 한 다비드의 자유를 사랑한다. P. 128

나는 종종 몇 살부터가 노인인지 자문해 왔는데, 어쩌면 자신의 가족 중 하나를 잃은 날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아주 젊어서도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고작 열아홉이었다. (중략) 죽은 자들은 언제까지나 죽음을 맞이한 당시의 나이에 머물러 있다. 
P. 168



 프랑스에는 청소년들이 읽고 토론하고 상을 주는 부문이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존재로 청소년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부럽네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많이 참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좀 더 애정을 갖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세상을 엿보고 깊이 있게 생각할 기회를 주신 번역가님과 출판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파노라마』를 읽고 토론해 볼 몇 가지 문제를 생각해 봤습니다.
'잘못한 게 없다면,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다' 조건과 명제가 부합한다고 생각하는지?
개인에게 밀폐된 공간과 비밀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안전이 행복의 최우선 조건이 될 수 있는가?
타인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살해를 서슴지 않았던 빅토르 주아네의 판단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등



#문장수집

오스만 남작이 19세기 파리에 위생과 안전을 부여했다면, 빅토르 주아네의 원대한 계획은 윤리적 무결함과 안전의 최적화를 목표로 했다. P. 19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감출 게 뭐가 있습니까? 잘못한 게 없다면, 모든 걸 드러낼 수 있지 않습니까? 빅토르 주아네 ㅣ P. 19


투명화는 이전에는 가려져 있던 인간과 인간성 사이의 괴리를 자주 없애 주었다. P. 22


비밀스러움은 급속히 끔찍한 거만함으로 여겨졌다. 보여 주기를 거부하는 행위는 은폐로 치부됐다. P. 30


그럼에도 열린 사고방식을 예찬하는 이 엘리트들이 경비원을 내세우고 폐쇄적으로 사는 이유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질투심과 부러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생활수준이 같지 않은 사람들을 도발하는 건 교양 없는 일이죠.” 내 딸의 전 남자친구인 기타리스트 노에가 말했었다. P. 41


마지막으로 그리용에 이주해 온 이들은 가치를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에 집착하는 소외된 반항아들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빈민가의 불량배, 다른 이들에게는 자유의 신념을 수호하는 투사로 여겨지는 이들. P. 52


도시 사람들은 이런 걸 이해 못 해. 유리 감옥 속에서 안락하게, 세상의 거친 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지. 죽음도, 인간의 숙명도, 기도하는 것조차도 뭔지 몰라. 신을 살해하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니까. 매끈하게 다듬어진 이 작은 세상에서는 우리가 야만인이지. 그러나 내가 확실히 말하건대, 이곳의 폭력은 그들의 폭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오. 파블로 ㅣ P. 56


우리는 행복의 테두리 바깥에 사는 걸 낙오라 여겨 우리 존재를 거짓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 내고 있다. P. 57


나의 가장 큰 자랑은 이 성당이나 유리 주택이 아니라 내 딸에게 남겨 줄 유산입니다. 딸이 밤에도 공격당할 두려움 없이 외출할 수 있는 덜 위험한 세상이죠. 남자들, 이 구역질 나는 존재들이 딸을 강간할 수도, 구타할 수도 없는 세상이요. 이 땅의 천국을 우리가 만들어 내고 있어요. 빅토르 주아네 ㅣ P. 91



관이야말로 투명해야 할 단 한 가지일 거요.
파블로 ㅣ P. 168


아이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서로 곁에 붙어 서서 말이 없다. 각자 스마트폰 화면에 정신을 빼앗긴 채 온라인게임을 하고,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 영웅으로 변신한다. 아이들의 영혼은 온전히 다른 세상에 바쳐진다. 종소리가 울리면, 영혼 없는 몸들은 다시 교실로 돌아가 접속을 끊고 자리에 앉는다. 6월의 더위는 이들의 무기력함을 덜어 주지 못한다. P. 180


자신감에 차서 세상을 선과 악이 선명하게 표시된 바둑판처럼 보는 초등학생들을 저는 매일 만나요. 아이들의 세계에 의심과 불확실성, 모호함은 없어요. 저는 그들의 도덕적 엄격함이 두렵습니다. 조엘 르브라 ㅣ P. 189


하지만 속으로 이 한심한 짓을 희망으로 여긴다. 청소년들이 계속해서 규칙을 어긴다면, 아주 소수라도 몇몇은 반항을 계속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조엘 르브라가 말했던 끔찍한 완벽을 피할 수 있다.
P. 202


자기 자신의 그림자가 되다. ‘생기를 잃었다’는 의미의 옛날식 표현. 그림자가 되는 것, 자기 자신의 그림자가 되는 건 멋진 일이다. 저마다 나뭇잎 밑으로 자신을 숨길 수도 있고. (중략) 나 역시도 그림자가 됐는데. 태양에 타버린 그림자. P. 220


투명화는 많은 커플들을 파괴한다. 사랑은 진열되면서 증발하고, 노출되면서 폭발한다. P. 250


복종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글을 쓴다. 쓴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한 쓰는 일이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흔적을 남기는 것, 그뿐이다. P. 273


범인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긍정적으로만 여겼던 투명성에 대한 재고이자,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역자후기 ㅣ P. 275


소설 속 모든 것이 투명하게 드러나 비밀이 없는 도시는, 단편적인 사실은 난무하나 진실은 알 수 없고, 모든 것이 공유되나 고민과 해석은 빠져 있으며, 그러므로 ‘진화하지 못하고 소통만 하는’ 도시다.
역자후기 ㅣ P. 277


추리소설로서의 충분한 재미를 주면서 이만큼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비추는 프랑스 소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중략) 부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즐거움과 희열을 당신에게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역자후기 ㅣ P. 278


어떤책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파노라마 #릴리아아센 #곽미성옮김 #르노도상수상작 #소설추천 #프랑스문학 #프랑스소설 #Panorama #LiliaHassaine

투명화는 이전에는 가려져 있던 인간과 인간성 사이의 괴리를 자주 없애 주었다. P. 22 - P22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감출 게 뭐가 있습니까? 잘못한 게 없다면, 모든 걸 드러낼 수 있지 않습니까? 빅토르 주아네 ㅣ P. 19 - P19

비밀스러움은 급속히 끔찍한 거만함으로 여겨졌다. 보여 주기를 거부하는 행위는 은폐로 치부됐다. P. 30 - P30

도시 사람들은 이런 걸 이해 못 해. 유리 감옥 속에서 안락하게, 세상의 거친 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지. 죽음도, 인간의 숙명도, 기도하는 것조차도 뭔지 몰라. 신을 살해하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니까. 매끈하게 다듬어진 이 작은 세상에서는 우리가 야만인이지. 그러나 내가 확실히 말하건대, 이곳의 폭력은 그들의 폭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오. 파블로 ㅣ P. 56 - P56

우리는 행복의 테두리 바깥에 사는 걸 낙오라 여겨 우리 존재를 거짓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 내고 있다. P. 57
- P57

자신감에 차서 세상을 선과 악이 선명하게 표시된 바둑판처럼 보는 초등학생들을 저는 매일 만나요. 아이들의 세계에 의심과 불확실성, 모호함은 없어요. 저는 그들의 도덕적 엄격함이 두렵습니다. 조엘 르브라 ㅣ P. 189 - P189

하지만 속으로 이 한심한 짓을 희망으로 여긴다. 청소년들이 계속해서 규칙을 어긴다면, 아주 소수라도 몇몇은 반항을 계속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조엘 르브라가 말했던 끔찍한 완벽을 피할 수 있다.
P. 202 - P202

나는 종종 몇 살부터가 노인인지 자문해 왔는데, 어쩌면 자신의 가족 중 하나를 잃은 날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아주 젊어서도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고작 열아홉이었다. (중략) 죽은 자들은 언제까지나 죽음을 맞이한 당시의 나이에 머물러 있다. P. 168 - P168

추리소설로서의 충분한 재미를 주면서 이만큼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비추는 프랑스 소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중략) 부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즐거움과 희열을 당신에게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역자후기 ㅣ P. 278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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