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이야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천재 화가와 그의 위대한 작품들
김선현 지음 / 모먼트오브임팩트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천재화가의 비극적인 삶을 조명하는 책을 갖고 왔어요.


 카라바조, 약간은 생소하기도 하면서 이탈리아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은 들어봤을 화가 일 거예요.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 르네상스시대에서 바로크 시대로 전환을 주도한 이탈리아 화가입니다.



자신의 목을 자른 칼에 심오한 문구를 적어놓죠. H-AS O S라는 글귀가 보이나요? 이는 라틴어 경구 '겸손은 교만을 죽인다(Humilitas Occidit Superbiam)'를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벼랑 끝의 카라바조는 교만에 사로잡혀 골리앗이 된 자신을 베어버립니다. P. 183


 이렇게 중요한 화가인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붓 대신 칼을 든 화가였기 때문입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다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카라바조는 역사에서 잠시 지워졌어요. 천재화가였지만 문제를 일으키고 다며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비운의 인물을 미술치료의 대가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인 김선현 박사님이 책으로 엮어주셨습니다.


 '예술은 어려워.'란 걱정은 내려두세요. 미술책인 만큼 카라바조의 삶을 연대기 순으로 살펴보고 화가의 그림을 통해 어린 시절과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뛰어난 그림과 폭력적인 화가의 삶이 너무나 대조적이라 연결점을 찾기 어렵기도 해요. 김선현 박사님께서 독자들이 카라바조를 좀 더 잘 이해하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연결점을 하나씩 찾아 주시기에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매력
 『카라바조 이야기』는 시원시원하게 큼지막합니다. 해외 예술책처럼 판형이 크고 양장본입니다. 어린이 동화책 같은 두껍고 고급스러운 종이를 사용해서 카라바조의 작품을 크고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했어요. 활자도 비교적 큰 편이라 아이와 함께 보기도 좋고 시력이 안 좋으신 분들도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김선현 박사님 특유의 차분하고 나긋한 문체 덕분에 어린 시절 통화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어렵게 느껴지던 미술 이야기도 그림과 함께 금세 읽을 수 있어요.






천재화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상처받은 사람
 미술치료사가 본 카라바조는 상처를 품은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밑그림도 없이 엄청난 그림을 그린 천재화가이지만 어린 시절 가족을 잃은 슬픔과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받았던 여린 인간의 모습이 있습니다. 카라바조는 6살 이란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13살에는 어머니마저 돌아가십니다. 동생은 사제가 되기 위한 시설에 맡겨지고 카라바조 혼자 떠돌다 밀라노에서 한 화가의 도제가 됩니다. 이런 삶을 산 카라바조에게는 뒷골목 날것의 삶과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폭력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밖에 없죠. 뛰어난 그림 실력은 카라바조에게 악마의 재능이 됩니다. 억누르던 폭력성이 고개를 들어 문제가 일어나도 그의 그림을 열망하는 후원자가 카라바조를 처벌에서 빼주거나 카라바조 스스로 감옥을 탈출합니다. 단 한 번도 온전한 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요. 감정적인 행동과 후회를 반복하는 천재화가는 39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어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화가의 생각이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그 부분을 저자는 독자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전달합니다.




카라바조는 작품 속에 감정을 담은 예술가였습니다. 비율이 완벽하다거나 아름다움이 이상적이라는 감상에서 벗어나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도록 했죠.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심리를 깊이 투영했습니다. 그는 어쩌면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살인자가 아닌 인간 카라바조로, 나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요. P. 193 ㅣ 에필로그






전시와 함께 깊이 있는 감상
 최고 품질의 그림이 담긴 책만 봐도 좋은데요, 카라바조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바로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입니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 전시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3월 27일까지 열립니다. 먼저 『카라바조 이야기』를 읽고 작품을 눈으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한 감상이 될 거라 장담합니다. 더불어 이 전시에는 카라바조가 길을 연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품도 같이 볼 수 있으니 의미 있는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 아닐까 해요.


\


 『카라바조 이야기』는 네이버 임팩터 스토어, 교보문고, 예스24 ,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국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도 구매가 가능하고요, 그 외 구매처는 방문 전 확인해 주시면 더욱 편리하게 도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눈도 많이 오고 날도 추워졌어요. 가족과 친구분들과 함께 책도 읽고 전시도 보고 깊이 있는 미술 이야기 나누면서 풍성한 연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문장수집

카라바조는 밀라노로 건너가 유명 화가였던 시모네 페테르자노의 공방에 들어갑니다. (중략) 그가 롬바르디아의 자연주의 화풍을 따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 것으로 봐서, 카라바조는 이미 열세 살부터 빛을 이용한 사실적인 표현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 27


주세페 체사리 화실에 들어가게 된 그는 뛰어난 정물화 실력으로 두각을 나타내요. 매너리즘 화풍을 가지고 있던 체사리의 눈에 그의 롬바르디아풍 정물 묘사는 단연 눈에 띄었을 거예요. P. 32


카라바조는 바쿠스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가족을 앗아간 흑사병도 결국 나를 죽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요? P. 45


카라바조에게 캔버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통의 창구였던 거예요. 결국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거죠. P. 45


그는 눈 뜨고 코 베이는 냉혹한 현실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았어요. 대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이런 것 아니냐는 위트를 담아냈죠. P. 53


카라바조의 점쟁이는 단순한 풍속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인간관계 속에 내재된 진실과 거짓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거든요. P. 56



카라바조에게 나르키소스는 큰 교훈이 되었어요. 자신에게 빠져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면 결국 파멸할 거라는 메시지를 주었죠. 자기 앞에 주어진 냉혹한 현실을 나르키소스를 통해 직시한 거예요. P. 73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이 말은 카라바조가 했다고 전해져요. P. 87


조반니는 반가운 마음에 형을 만나러 델 몬테 추기경의 저택을 찾아가지만 카라바조는 동생을 부인하죠. (중략) 그는 과연 어떤 심정으로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모른 척했을까요? 사제가 된 동생 앞에 서자 지난 세월 자신의 삶이 부끄러웠을까요? 자신의 삶에 몰두하느라 동생을 돌보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자신이 동생에게 방해가 될까 봐 일부러 외면한 걸까요? P. 99




예술적 영감이 넘쳐나서, 도망자 신세에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아니에요. 당시 귀족들은 카라바조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안달이었어요. 그들에게는 달라질 것이 없었죠. 카라바조는 여전히 최고였고, 자신의 저택에 그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 것은 예술적 안목을 뽐내는 일이었거든요. P. 139



(도망치던) 이 시기에 그린 작품은 카라바조의 심정을 대변해 주듯 강력한 어둠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자화상을 넣은 작품도 여럿 남아 있죠. 초창기 바쿠스를 자신의 얼굴로 표현하던 그는 이제 잘린 목에 스스로의 얼굴을 그려 넣기 시작합니다. P. 164


카라바조는 아마 끊임없이 혼자 되뇌었을 거예요. 자신도 억제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기질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해치고 스스로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트라우마는 그의 삶 전체를 지속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P. 165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이 작품은 카라바조의 작품 중 심리학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그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다스릴 줄 몰랐던 난폭한 기질은 결국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결말을 맺게 되었고, 그는 끝내 사면 받지 못하죠.(중략) 다윗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P. 181




모먼트 오브 임팩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카라바조이야기 #김선현 #모먼트오브임팩트 #미술치료박사가본카라바조 #바로크미술의대가 #카라바죠 #빛의거장카라바조&바로크의얼굴들 #한국이탈리아수교140주년 #바로크화가

카라바조는 작품 속에 감정을 담은 예술가였습니다. 비율이 완벽하다거나 아름다움이 이상적이라는 감상에서 벗어나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도록 했죠.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심리를 깊이 투영했습니다. 그는 어쩌면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살인자가 아닌 인간 카라바조로, 나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요. P. 193 ㅣ 에필로그 - P193

카라바조는 바쿠스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가족을 앗아간 흑사병도 결국 나를 죽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요? P. 45 - P45

카라바조에게 캔버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통의 창구였던 거예요. 결국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거죠. P. 45 - P45

그는 눈 뜨고 코 베이는 냉혹한 현실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았어요. 대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이런 것 아니냐는 위트를 담아냈죠. P. 53 - P53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이 말은 카라바조가 했다고 전해져요. P. 87 - P87

예술적 영감이 넘쳐나서, 도망자 신세에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아니에요. 당시 귀족들은 카라바조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안달이었어요. 그들에게는 달라질 것이 없었죠. 카라바조는 여전히 최고였고, 자신의 저택에 그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 것은 예술적 안목을 뽐내는 일이었거든요. P. 139 - P139

카라바조는 아마 끊임없이 혼자 되뇌었을 거예요. 자신도 억제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기질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해치고 스스로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트라우마는 그의 삶 전체를 지속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P. 165 -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