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 한 권으로 읽는 유럽 도시의 시공간
양진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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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베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방대한 건축 역사의 핵심만 뽑아 압축한 서양 건축사 입문서



 텔레비전에서 낡은 집을 멋지게 고쳐주셨던 양진석 건축가님을 기억하시나요? 유럽 여행에서 서양 건축 설명을 얼마나 재밌게 하셨길래 이렇게 책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동안 건축가 교수님으로 서울시 건축위원회와 지자체의 자문활동도 하시고 집필활동도 많이 하셨고요.


 우리 대부분 서양식 건축물에 살고 있잖아요. 생활과 양식이 서구화되고 있다고 배웠는데 정작 서양식 건축물 하면 잘 모릅니다. 유럽 여행을 가도 성당만 가니까 구별도 잘 안 가기도 하고요.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을 읽으니 이제 유럽 건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일 생활하고 이용하는 건축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근처 대학교에 방문했는데 눈에 들어온 건 단순한 서양식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삼각형 페디먼트가 눈에 확 들어오고 그 밑에 육중한 터스킨 양식의 기둥이 보였어요. 다른 건물에 있는 세로로 무늬가 있는 도리아식 기둥을 알아보고는 뿌듯해서 빙그레 웃음이 나왔습니다.





건축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건축의 화려한 조형과 공간 개념 뒤에는 언제나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고, 그 당시의 철학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P. 314  ㅣ 나오는 글





하나로 쭉 꿰지는 유럽 건축 역사
 역시 건축가라 그러신지 책도 체계적으로 탄탄합니다. 부분적으로 알았던 유럽 건축 관련 지식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로 맞춰집니다. 마치 구슬 같은 지식이 꿰어져 멋진 목걸이 된 것 같았어요. 로마 대 비로마로 나뉘는 건축 사조의 변화가 마치 청개구리 같은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사진으로 이해하고 스케치로 상상하고
 유럽 이곳저곳의 있는 건물을 설명해 주시니 유럽 여행이 간절했습니다. 수많은 건물의 컬러 사진이 함께 있어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양진석 건축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을 보면서 제가 갔으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는 키워드 요약정리
 챕터 말미마다 키워드 요약이 있어 전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중간에 용어도 정리해서 표로 넣어주셨어요. 마치 참고서를 보는 듯한 깔끔한 정리에 시험공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나중에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에 바로 찾아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르네상스나 고딕 양식과는 달리 비잔틴, 로코코 양식은 자주 다루는 주제가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개념이 딱 잡혀서 좋았어요. 그리고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알게 돼서 앞으로 더 자세히 찾아볼 수 있겠어요.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책이 될 거예요. 관광 대부분이 건축물을 둘러보기 때문에 유럽 건축을 알고 가면 여행이 더욱 풍성 해겠지요. 서양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도, 건축학과 진학을 염두에 둔 청소년에게도 부담 없이 읽어 볼 수 있는 책이라 권하고 싶습니다.






#문장수집

건축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건축의 화려한 조형과 공간 개념 뒤에는 언제나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고, 그 당시의 철학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P. 314 l 나오는 글


인간의 뇌에서 출발해 뇌혈관으로 뻗어 나간 세세한 신경 구조가 우리의 신체를 통제하듯, 유럽의 도시 역사는 로마의 중심 도시에서 퍼져나간 복제 도시가 지속적으로 반복된 역사라 말할 수 있다. 이는 곳 유럽 건축사의 발전과도 일맥상통한다.
P. 24


그리스 건축은 결국 '신전 건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략) 신전의 핵심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건축'이다.
P. 25


로마는 '가족의 확장'이라는 사상을 바탕으로 거대한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주거용 건물의 크기도 이전보다 커졌다. 그리스에서는 철학과 예술을 즐기며 신전에서 토의하는 문화가 발전했다면, 로마에서는 이러한 집단의식을 바탕으로 거대한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
P. 33


팍스 로마나 동안 로마는 (중략) 그리스의 유산을 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더욱 정교화해 양식으로 확립했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건축을 하나의 양식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통치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는 더욱 발전되었다.
P. 34


그리스 건축이 외관상의 미를 강조하는 '장식적' 건축이었다면, 로마의 건축은 실용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공간적' 건축이라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그리스 건축은 '조각적인 건축', 로마 건축은 '공간 위주의 대규모 건축'을 추구했다고도 할 수 있다.
P. 35


사실 로마 건축은 그리스 신전처럼 특정한 하나의 건물 유형으로 한정할 수 없다. (중략) 그리스 시대와 달리 로마 시대에는 다양한 '모이는'공간들이 생겨났는데, 광장, 목욕탕, 투기장 등은 사람들의 모임에 대한 욕망을 로마의 통치체제가 잘 이해했기 때문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P. 38


학자들은 판테온 신전을 계기로 건축물에 대한 시선이 '외부에서 내부'로 방향 전환되었다고 본다.
P. 49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 건축을 관통하는 미학 개념은 '조화'다.
P. 56


건축물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인류의 문화적 아이콘이다. 고대의 지혜를 현대적 요구에 맞춰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은 앞으로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건축을 통해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P. 59


비잔틴 제국은 지리적 환경 덕분에 동방의 문화를 수용해 자신의 문화 접목할 수 있었다.
P. 74


비잔틴 건축의 주요 특징은 외부 돔의 변화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모자이크 패턴이 생겨나고, 프레스코화 장식이 덧대어졌다. 바로 동방의 영향이다.
P. 76


여러 개의 돔으로 구성된 성소피아 대성당은 불가사의한 건축물로도 손꼽힌다. 로마 건축의 표본으로부터 시작되어, 로마 건축을 넘어서려는 인간의 욕망이 표출된 건축이라 할 수 있겠다.
P. 79


로마네스크 건축의 구조적인 특징은 그로인 볼트라고도 하는 크로스 볼트 Cross Vault의 발달이 현저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P. 95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는 기울어진 종탑,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대성당이다.
P. 102


피사 대성당은 팔레르모 부근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피사 시민이 지었다. 성당, 세례당, 묘당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건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성당 옆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하다.
P. 106


십자군 원정은 이슬람 문화가 중세 유럽 사회로 유입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년 동안 진행된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이슬람 문화가 유럽 사회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건축 역시 예회는 아니었다.
P. 118


고딕 시대의 사회적 배경에는 신학과 문학의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신의 존재와 보편적인 개념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신학이 지적 탐구의 결과로 논리적 증명이 가능한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받았다.
P. 119


이탈리아의 고딕 건축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고딕 건축은 본래의 의미대로 완벽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 건축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문화적 우월감도 있었고 초기 기독교 양식의 전통이 강했다.
P. 132


중세에 발생한 흑사병의 확산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 등 당시의 참담한 상황은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P. 160


흥미로운 점은, '고대로 돌아가자'는 르네상스 운동이 정작 고대 유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피렌체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P. 168


바로크 건축에서는 시간적 요소가 아주 중요했다. 그래서 건물 안에 들어와 내부 공간을 두루 다니며 볼 때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전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서로 연관되게 요소들을 구성했다.
P. 225


대표적인 바로크 양식 예술가 두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바티칸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조각가인 베르니니와 건축가인 프란체스코 보로미니다.
P. 231


로코코 양식은 바로크 양식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화려함과 비정형적인 형태를 선호하며 퇴폐적이기까지 한 장식적 모습이 특징이다.
P. 243


건축물이란 고정되어 있고 위치가 바뀌지 않는 구조물이지만 가우디의 작품은 하나같이 부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P. 287


1960년대부터 근대 건축의 단순성과 도시 파괴적인 모습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일어났고, 인간의 중요성은 물론 자연과의 조화, 건축의 상징성과 의미를 일깨우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P. 300


최근 이러한 사조가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 짧은 기간 안에 무수히 많은 경향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소진되었는데, 이것은 급속히 변화하는 다원화된 사회 때문이다. (중략) 따라서 이러한 경향을 (중략) 과거와의 연속선상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
P. 305




#양진석의유럽건축사수업 #양진석 #와이즈베리 #건축 #건축사 #유럽 #유럽도시 #현대건축 #로마 #비로마

건축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건축의 화려한 조형과 공간 개념 뒤에는 언제나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고, 그 당시의 철학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P. 314 l 나오는 글 - P314

건축물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인류의 문화적 아이콘이다. 고대의 지혜를 현대적 요구에 맞춰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은 앞으로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건축을 통해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P. 59 - P59

비잔틴 건축의 주요 특징은 외부 돔의 변화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모자이크 패턴이 생겨나고, 프레스코화 장식이 덧대어졌다. 바로 동방의 영향이다.
P. 76 - P76

십자군 원정은 이슬람 문화가 중세 유럽 사회로 유입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년 동안 진행된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이슬람 문화가 유럽 사회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건축 역시 예회는 아니었다.
P. 118 - P118

중세에 발생한 흑사병의 확산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 등 당시의 참담한 상황은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P. 160 - P160

건축물이란 고정되어 있고 위치가 바뀌지 않는 구조물이지만 가우디의 작품은 하나같이 부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P. 287 - P287

최근 이러한 사조가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 짧은 기간 안에 무수히 많은 경향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소진되었는데, 이것은 급속히 변화하는 다원화된 사회 때문이다. (중략) 따라서 이러한 경향을 (중략) 과거와의 연속선상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
P. 305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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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라이팅북 - 가장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위한 100가지 문장 필사, 오만과 편견 * 이성과 감성 * 엠마 * 설득
제인 오스틴 지음, 이재경 옮김 / 유선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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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명문장을 가슴에 담으며 필사하는 시간 덕분에 삶이 풍성해집니다. 


 필사의 재미를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요즘 그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 <오만과 편견>이 넷플릭스 드라마로 다시 제작되고, <오만과 편견>의 팬픽격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시리즈 마지막 편도 영화로 개봉했죠. 이렇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시대를 거듭하며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인 오스틴 라이팅 북으로 필사를 하며 바로 그 이유를 알았어요.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이 독자에게 오래도록 남아 시간이 흐를수록 변주되고 재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주 적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적어. 세상을 알수록 세상이 못마땅해져. 사람의 품성은 원래 일관적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장점과 교양은 하등 믿을 게 못 된다는 게 내 신념인데, 그 신념은 매일 공고해지고 있어.

<오만과 편견> 중에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제인 오스틴의 글을 읽고 필사하면서 사고가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책이 정말 정말 예뻐요. 소장 욕구 뿜뿜 일으키고 꽃 피는 봄과 무척이나 잘 어울려요. 봄 필수템으로 지정해 줘야 합니다! 19세기 삽화가 그대로라 고전미가 느껴져요.

제인 오스틴의 대표 작품 네 권의 명문장이 담겨 있어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 <설득>에서 문장 100개를 선별했어요. 필사를 하면서 하루의 걱정 시끄러움으로부터 벗어나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새 몰입하는 경험을 합니다. 이것이 힐링.

영어 원문도 함께 읽고 필사할 수 있어요. 번역가님이 고심해 번역한 좋은 문장과 함께 원어의 읽어보는 것은 필사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해줍니다. 우리말로 이해한 문장을 원어로 음미하며 내 속에 담아 둡니다.





 필사 공간이 넓어서 충분히 쓸 수 있고, 글이 길면 새로운 공간을 여유 있게 두었어요. 출판사의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책과 찰떡인 분홍 가름끈이 있어 필사할 부분은 바로 펼칠 수 있죠.


 필사를 하면 문장을 여러 번 읽게 됩니다. 그저 내용 파악만 한 첫 읽기에 더해 다음으로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단어를 고른 이유와 이런 묘사를 위한 이런 표현력 등이요.

 글씨를 쓰다 보면 어설픈 글씨체나 전체적인 모양이 신경 쓰이기도 합니다. 멋지게 쓰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한 글자, 한 문장 온전히 집중하며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문장수집

거의 8년이 흘렀다. (…) 8년이란 세월이 할 수 없는 일이 뭐란 말인가? 온갖 사건, 변화, 소원함, 소멸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과거는 잊으라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가! 그녀가 살아온 삶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아! 그녀는 깨달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미련이 남은 마음 앞에서는 8년이란 세월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 엠마 > 중에서

 미련이 남은 마음은 8년이란 시간의 흐름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제인 오스틴은 이렇게 표현했어요. 풍부한 감정과 표현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손으로 옮겨 적으며 곱씹어 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을 선물해 줍니다.




#제인오스틴라이팅북 #제인오스틴라이팅북필사단 #제인오스틴라이팅클럽 #제인오스틴 #이재경번역 #유선사 #오만과편견 #이성과감성 #엠마 #설득 #필사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주 적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적어. 세상을 알수록 세상이 못마땅해져. 사람의 품성은 원래 일관적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장점과 교양은 하등 믿을 게 못 된다는 게 내 신념인데, 그 신념은 매일 공고해지고 있어.

<오만과 편견> 중에서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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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순발력 챌린지 - 막상 영어 말하기를 하려면 말문이 막혔던 사람들을 위한 책
일간 소울영어 지음 / 넥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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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퀴즈로 부담 없이 풀고 오답노트로 복습하니까 영어 공부가 쉽고 재밌어요.

 퀴즈 푼다고 영어 공부가 된다고 의문이 생기죠? 어떤 퀴즈인지가 중요하겠죠. 62만 유튜버 '일간 소울영어' 채널에서는 주 5일 영어 퀴즈가 올라옵니다. 피드에 보일 때마다 풀어보면서 '이런 퀴즈 모아주시면 좋겠네.'했는데 드디어 책으로 나왔어요! 수많은 퀴즈 중에서 일상회화에 맞고 한국식 영어를 바로잡아줄 수 있는 표현 위주로 100개를 모아주었네요.


 『영어 순발력 챌린지』의 레바 김 선생님의 네 번째 책이에요. 이전에는 <내향형 영어의 비밀>, <챗GPT 영어 질문법>, <일간 소울영어 말하기 노트 1,2 > (전자책)를 출간하셨습니다. 20년 넘게 영어를 가르치셨고 심리학을 배워 영어교육에 접목시키시는 독특한 장점을 가지셨답니다. 지금은 뉴질랜드에 거주하시면서 63만 구독자의 <일간 소울영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상과의 접점을 살펴보는 영어 콘텐츠를 올려주십니다.

 제 오랜 영어 공부 고민을 <내향형 영어의 비밀로>로 해결하고, <챗GPT 영어 질문법>을 보고 AI로 영어 공부하는 법을 배웠어요. 레바 김 선생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번 책도 믿고 펼쳤습니다.



어떻게 하면 단어를 더 쉽게, 그리고 '실제 상황 속에서' 익힐 수 있을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책입니다.

-일간 소울영어(레바 김)


 학교에서 10년 넘게 영어를 배우고,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아도 '전자레인지에 이것 좀 데워줘.' 한마디 영어로 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영어 순발력 챌린지』로 영어 감각을 살려야겠다 생각했어요.



퀴즈를 풀면서 저절로 표현의 맥락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일간 소울영어(레바 김)





퀴즈 형식의 가벼움
 가볍게 퀴즈 풀고 논다는 느낌이 있으니 영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요. 오늘은 무슨 표현을 배워야지, 어려운 단어를 외워야지 하는 게 아니어서 좋았어요. 친구들끼리 난센스 퀴즈 내고 맞추듯이 재미와 호기심이 먼저 발동해요. 책을 펼치면 영어론 모르는 표현이 가득 있어요. 평소에 자주 쓰는 표현인데 영어로 표현해 본 적이 없는 거 있죠. 코드 좀 꼽아줘, 먼저 먹으라고 해, 꼭 챙겨와 이런 표현 말이죠.


영작보다 편한 보기 찍기
 4지 선다형 형식이 신의 한 수! 백지에 영작하려면 머리 아프거든요. 영어 표현이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문장을 만들어야 하니까 문법이 맞나? 생각하게 되면서 머리가 지끈 지끈. 결국 답을 먼저 보게 됩니다. 퀴즈에 4개의 보기가 있으니까 전혀 몰라도 하나 찍을 수 있죠. 대충 아는 거 같으면 보기를 비교하고 유추해서 정답에 가깝게 고를 수 있어요. 퀴즈 아래에 사진이 있어 상황 이해도 직관적으로 할 수 있어요. 고민하면서 영어에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깁니다.


오답은 기억에 오래 남아
 맞춘 거보다 틀린 게 기억에 오래 남잖아요. 차란 란가나스 교수(캘리포니아 대학)의 책에도 실수를 저지를 때 더 많이 배운다는 연구 내용이 있습니다. 몰라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우선 틀리는 거예요. 스스로가 생각했던 한국어와 영어의 연관성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는 거죠. 정답을 바로 보고 싶은 유혹을 막기 위해 퀴즈는 펼친 면 오른쪽에, 정답은 퀴즈 뒷면 왼쪽에 있어요. 정답과 오답의 뉘앙스, 이유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영어 감도 살리고 자연스럽게 예문도 익힐 수 있어요.


예문을 원어민 발음으로
 눈으로 하는 영어 공부에 귀로 원어민 발음도 플러스. 책 뒷면에 있는 큐알 코드를 찍으면 원어민 음성을 들을 수 있어요. 퀴즈의 정답 표현과 공부할 표현과 예문을 한 번씩 쭉 읽어줍니다. 수시로 들으며 복습하기 좋았어요. 넥서스 홈페이지에 가면 MP3 파일도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영어 말하기는 '감각과 순발력'입니다.
상황에 떠오르고, 몸이 반응하는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세요.

-일간 소울영어(레바 김)


 『영어 순발력 챌린지』에 담긴 100개의 퀴즈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담겨 있어요. 기능별엔 세 가지 형식이, 주제별엔 두 가지 표현이 있습니다. 동사, 문장 구조, 부사를 처음 기능에 담았고, 감정 표현과 성격 표현을 뒤에 주제에 담았어요. 목차에는 이런 표시가 없고 중간에 삽지에만 기재되어 있어요. 아마 영어 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레 익혀도 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매일 조금씩 영어 퀴즈를 풀고 있어요. 정답을 맞혔을 땐 '내가 익힌 뉘앙스가 맞았네!'하며 신기하고, 문제를 틀렸을 땐 하루에도 몇 번씩 그 표현이 생각나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맴도는 표현을 일상생활에서 떠올리며 반복합니다. clear와 clean의 차이를 확실 알고 나서는 식탁을 볼 때마다 Could you clear the plates, please?를 연습해 봅니다. 바로 이런 게 '상황이 떠오르고, 몸이 반응하는' 영어 공부인 거 같아요.


 더 쉽고 재밌게 영어를 익힐 수 있게 한 저자분의 아이디어가 놀랍지 않나요? 일상생활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영어 표현을 퀴즈로 같이 익혀보면 좋겠습니다. 새해 결심이 작심 3일 만에 무너지신 분, 영어가 부담스러워서 시작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하신 분, 일상회화부터 가볍게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 모두 모두 『영어 순발력 챌린지』로 시작해 보세요. 딱 3일만 해봐도 재미를 느끼실 거예요.




#영어순발력챌린지 #일간소울영어 #레바김 #넥서스 #영어스터디 #영어공부 #영어회화 #영어문법

어떻게 하면 단어를 더 쉽게, 그리고 ‘실제 상황 속에서‘ 익힐 수 있을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책입니다. - P4

퀴즈를 풀면서 저절로 표현의 맥락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 P5

영어 말하기는 ‘감각과 순발력‘입니다.
상황에 떠오르고, 몸이 반응하는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세요.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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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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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교육에서 가제본을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열여섯 소녀의 목숨을 건 호기심을 좇아 사건의 실마리를 이어 직조한 조선의 역사를 엿보다.


 이야기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경험한 소설입니다. 용기 있고 충성스러운 설이를 따라 18세기 조선으로 가면 우리의 역사가 낯설게 보입니다. 노비제도, 신분제, 천주교 박해 등 지금의 기준과는 전혀 다른 가치의 세상이죠.


 조선 시대 가장 미천한 신분의 노비인 설이는 포도청에서 다모(茶母)로 일합니다. 포도청 남성 관원들 대신 여성과 관계된 일을 하는 것이죠. 한 양반가의 아가씨가 살해당한 사건에 의문을 갖게 된 주인공 설이는 더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충성은 배신으로 믿음은 거짓으로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지죠.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 설이가 참 마음에 듭니다. 비록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신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독자의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오라비의 무덤을 찾겠다는 언니와의 약속을 굳게 지키고, 자신의 상관이자 주인인 한 종사관을 호랑이의 위협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구해냅니다.

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요?
활을 제대로 들 줄 아는 여자요. 본인이 표적을 맞힐 능력이 없다고 나를 탓하지 마세요.
P. 119



 비천한 여성이라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설이를 보고 있으면 열이 씩씩 나서 세찬 콧김을 내뿜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아슬아슬하게 사건의 실마리를 풀 때마다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고, 한편으론 주제넘는 짓을 했다고 벌을 받거나 공격을 당할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설이를 보면서 저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조금 더 친절하자고 도닥이기도 했어요.

나처럼 낙인이 찍힌 사람이구나. 태어날 때부터 이마에 첩의 자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낙인이 찍힌.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나 같은 외톨이가 또 있었네.
P. 114



가여운 아이가 마주한 살인사건 뒤로는 역사적, 종교적, 정치적 대립이 깔려 있습니다. 두 세기를 건너와 지금의 우리가 마주한 문제와 다를 바 없어요. 비록 가제본이라 전체 내용의 반 정도만 읽었지만 뒤에 나올 그림의 윤곽선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허주은 작가님은 다른 작품으로 2023년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하셨어요.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작가님은 영어로 작품을 쓰셨고 한국어로 번역되서 나왔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님들이 주목받아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작가님들이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가 지닌 힘을 키워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빨리 뒷이야기를 읽고 싶어요. 설이의 추리는 과연 맞았을지, 자유는 얻게 될 것인지, 포졸 견이와 최도령의 코는 납작해졌는지, 한 종사관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건지, 정치 싸움에서 천주교는 어떻게 살아남을지 궁금증이 가득합니다.


 허주은 작가님께서 한국에 머물고 계시던데 빠른 시일 내에 북토크로 만나 뵈면 좋겠네요. 매력적인 이야기로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기대됩니다.



#문장수집

이 책은 제가 한국 역사에 바치는 첫 번째 러브레터입니다.
P. 11 l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의 본질에는 조금 더 개인적인 가정사가 담겨 있습니다. 흩어져 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지요.
P. 12 ㅣ 한국 독자들에게


나는 노비로 태어났고, 따라서 '가장 낮은 여덟 부류의 천민'을 뜻하는 팔천에 속했다. 승려, 무당, 광대, 백정, 등도 우리 노비와 같은 신세다. 뭐가 됐든 다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사람들이 내게 절을 하는 상상을 했다.
P. 25


주의하라. 누구도 거스르지 마라. 언제나 복종하라.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 대문이 내건 경고문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등껍질 안으로 몸을 숨겼다.
P. 37


하루하루가 해결되지 않은 사건같이 저물었다. 비록 내 삶의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혜연이 시신의 이상한 점들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슴속 응어리가 스르르 풀리는 듯했다. 모든 멍과 상처에는 사연이 있었다. 그런 증거들을 꿰맞추면 분명 삶도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P. 46


"자, 어서 도망치거라. 떠나고 싶으면 떠나야지."
당황스러운 말이었다.
"왜 저를 보내주시는 겁니까, 마님?"
"나는 노비 제도를 믿지 않으니까. 그처럼 낮은 계급은 지배하고자 하는 세력이 만든 것일 뿐."
P. 63 ㅣ 강 씨 부인


정해진 운명은 없단다, 아이야.
P. 65 ㅣ 강 씨 부인


네 가장 큰 소망이 무엇이냐? 내가 이뤄주겠다고 약속하마.
P. 70 ㅣ 한 종사관


네가 까치처럼 호기심이 많다고 한 종사관님께 들었는데 정말이구나.
P. 83 ㅣ 심 부장


최 도령 같은 사람을 잘 알았다. 견도 같은 부류였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기는 남자들, 수치심을 겪을 일이 거의 없어 명예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복수의 칼을 꺼내 드는 남자들.
P. 83


하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은 오만함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야.
P. 83 ㅣ 심 부장


"너는 질문이 참 많구나."
"그냥 호기심이야."
"아니,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야."
P. 89 ㅣ 소이와 설의 대화 중에서


믿음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붙잡는 행위란다. 하지만 확신은 진실이 우리를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지.
P. 100 ㅣ 강 씨 부인


이곳 조선에서는 남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은 위험하지.
P. 103 ㅣ 강 씨 부인


무슨 결정을 하든 훗날 돌아보면 다시는 되찾지 못할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마련이야. 그러니 다모 설아, 신중하게 임해야 해. 더없이 신중하게.
P. 105 ㅣ 강 씨 부인


어둠이 다가올 거야. 하지만 두렵다고 선행을 포기하지는 말아, 설아. 누구나 결국에는 죽는다. 하지만 의미 있게 죽기는 어려운 법이지.
P. 107 ㅣ 강 씨 부인


나처럼 낙인이 찍힌 사람이구나. 태어날 때부터 이마에 첩의 자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낙인이 찍힌.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나 같은 외톨이가 또 있었네.
P. 114


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요?
활을 제대로 들 줄 아는 여자요. 본인이 표적을 맞힐 능력이 없다고 나를 탓하지 마세요.
P. 119


"다모 설, 네 덕목은 무엇이지?"
"충성입니다. 흔들릴 때도 있지만 늘 그 마음을 되찾으려 노력합니다."
P. 141 ㅣ 한 종사관과 설이의 대화 중에서


"시기심 때문이야."
"누구를 시기해요?"
"견은 너를 시기하고 있어."
"저요?"
"설이 너보다 두 살밖에 안 많잖아. 자기에게 망신을 준 네가 밉고, 자기 활을 빼앗아 종사관님의 목숨을 구한 네게 상을 주신 종사관님도 미운 거지. 하지만 그걸 다 해낸 네가 여자라서 더 견딜 수 없는 거야."
"여자라서."
P. 150 ㅣ 혜연과 설이의 대화 중에서


"이름이 뭐야?"
"설."
"하늘에서 내리는 눈 설?"
"이야기 설."
P. 177 ㅣ 련과 설의 대화 중에서


우리는 돌다리를 지나 한강을 건넜다. 한양을 끼고 동해로 흐르는 강으로, 오라버니가 말하기를 '위대하고 신성하다'는 의미에서 '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고대에는 백제, 고구려, 신라 세 왕국이 한강을 점령하려고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P. 179


남쪽의 폐궁에는 죽은 사도세자의 서자들, 그중 하나와 혼인한 송 씨 부인, 그 며느리 신씨 부인이 함께 머물렀다. 으리으리한 북쪽의 창덕궁이야말로 진정한 왕족들의 거처로, 연못과 전각과 푸르른 풀밭과 수많은 별채가 위용을 뽐냈다.
P. 179


태양이든 땅이든 달이든, 너는 유능한 아이다. 내게는 그래. 너는 복잡하게 꼬인 이 사건의 실타래를 이해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고 있지.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다모 설. 남자든 여자든.
P. 182 ㅣ 한 종사관


나는 다시 태어나면 한 종사관이 되고 싶었다. (중략)
이 사람이 내 주인이고, 나는 그의 수족이었다.
P. 182


정조대왕께서는 살해당한 아버지 사도세자가 지옥 근처를 배회하실까 봐 괴로워하셨어. 그래서 용주사를 재건해 묘소를 그 곁으로 옮기신 거야. 아버지가 절의 보호를 받아 영원토록 편히 쉬실 수 있게.
P. 186


동생아.(중략) 이 나라 어디를 가도 가족만큼 너를 깊이 아끼는 사람은 찾을 수 없어.(중략) 만 개의 강이 끊임없이 흘러들지만 바다는 절대 넘치지 않아. 그것이 어머니와 누나와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야. 우리 사랑은 바다와 같아. 깊은 바다.
P. 203


어리석은 계집애 주제에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
P. 208 ㅣ 다모 혜연


하지만 이제 짜릿함은 온데간데없고 가슴의 중압감 때문에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뒤엉킨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었고, 어둠은 점점 더 짙어졌다. 이대로라면 밝은 아침은 오지 않을 성싶었다.
P. 227


"나리처럼 죽음을 목격한 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우는 사람도 있고, 애써 다른 일에 몰두하려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대부분은...... 대부분은 미쳐버리지."
P. 231 ㅣ 설과 심 부장의 대화 중에서


"그리고 글을 쓸 때는 붓을 단호히 움직여야 돼. 돌이킬 수 없거든."
"꼭 인생 같네요. 돌이킬 수 없다는 게."
P. 255 ㅣ 애정과 설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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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서 도망치거라. 떠나고 싶으면 떠나야지."
당황스러운 말이었다.
"왜 저를 보내주시는 겁니까, 마님?"
"나는 노비 제도를 믿지 않으니까. 그처럼 낮은 계급은 지배하고자 하는 세력이 만든 것일 뿐."
P. 63 ㅣ 강 씨 부인 - P63

정해진 운명은 없단다, 아이야.
P. 65 ㅣ 강 씨 부인
- P65

최 도령 같은 사람을 잘 알았다. 견도 같은 부류였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기는 남자들, 수치심을 겪을 일이 거의 없어 명예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복수의 칼을 꺼내 드는 남자들.
P. 83 - P83

하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은 오만함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야.
P. 83 ㅣ 심 부장
- P83

믿음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붙잡는 행위란다. 하지만 확신은 진실이 우리를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지.
P. 100 ㅣ 강 씨 부인 - P100

무슨 결정을 하든 훗날 돌아보면 다시는 되찾지 못할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마련이야. 그러니 다모 설아, 신중하게 임해야 해. 더없이 신중하게.
P. 105 ㅣ 강 씨 부인 - P105

나처럼 낙인이 찍힌 사람이구나. 태어날 때부터 이마에 첩의 자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낙인이 찍힌.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나 같은 외톨이가 또 있었네.
P. 114 - P114

"다모 설, 네 덕목은 무엇이지?"
"충성입니다. 흔들릴 때도 있지만 늘 그 마음을 되찾으려 노력합니다."
P. 141 ㅣ 한 종사관과 설이의 대화 중에서 - P141

동생아.(중략) 이 나라 어디를 가도 가족만큼 너를 깊이 아끼는 사람은 찾을 수 없어.(중략) 만 개의 강이 끊임없이 흘러들지만 바다는 절대 넘치지 않아. 그것이 어머니와 누나와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야. 우리 사랑은 바다와 같아. 깊은 바다.
P. 203 - P203

"그리고 글을 쓸 때는 붓을 단호히 움직여야 돼. 돌이킬 수 없거든."
"꼭 인생 같네요. 돌이킬 수 없다는 게."
P. 255 ㅣ 애정과 설의 대화 중에서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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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드웨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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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잠을 빼앗아간 소설입니다. 어떤지 대충 보려다 도입부 다 읽고, 뒤 내용이 궁금해서 반절 읽고, 그래서 범인은 누구고 결말은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다 읽었어요. 540쪽이라 꽤 긴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합니다.


 소설의 흡입력이 미쳤어요. 주인공 잭 리처가 굉장히 뛰어난 관찰력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붙잡아요. 셜록 홈스의 홈스나 애거사 크리스티 시리즈의 포와로의 추리 방식이 뚫어뻥처럼 한 번에 뚫리는 쾌감이 있다면, 잭 리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답게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사건을 해결합니다. 굉장히 답답하게 독자의 숨을 조였다가 살짝 풀어주고, 조였다가 살짝 풀어주고 그래요.


 알고 봤는데도 인간적인 배신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를 보고 비슷한 배신감이 들었죠. 이게 책을 읽다 보면 잭 리처라는 캐릭터에 빠져들 수밖에 없어요. 약자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사명감을 갖고 목숨을 걸면서까지 위험한 일에 뛰어들거든요. 근데 매력적인 여성과 로맨스는 다 즐기고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져요. 계속 헤어짐을 암시하는 거면 그나마 마음의 준비라도 할 텐데 자기가 먼저 꼬셔 그리고 일 끝나면 뭐 하자 약속을 해요. 젠틀하기도 하고 젠틀한 척해 그리고 마지막에 사라지니까 화가 나요 안 나요? 배신감이 들어요 안 들어요? 그런 캐릭터라서 책이 30권이나 나온 건 알긴 했지만 읽다 보면 또 어쩔 수 없는 게 독자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쓰면서 또 그라데이션 분노.

 
출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저자 리 차일드 Lee Child는 영국인 작가예요.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소설이 펼쳐지고 도시의 도로, 건물 등 묘사를 잘해서 의외였어요. 방송국 일을 하다가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한뒤 쓴 첫 작품이 <추적자> (원제목은 Killing floor)입니다. 대대성공에 상도 두 개나 받아서 주인공 잭 리처로 시리즈물을 내고 있어요. 이미 30권이 나왔고 아직도 쓰고 있답니다. 제가 읽은 『하드 웨이』는 10번째 책이에요. 톰 아저씨가 주연한 영화 <잭 리처>, <잭 리처: 네버 고 백>이 이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영화화한 거더라고요.



왼) 잭 리처 드라마 (출처: 아마존 프라임 IG) / 오) 잭 리처 영화 (출: 네이버 영화 포토)

 『하드 웨이』를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던 게 바로 잭 리처 드라마 덕분이에요. 주인공 앨런 리치슨을 우연히 알게 돼서 소설을 읽으니 그야말로 소설 속 주인공이 그대로 나온 거 같아서 몰입이 더 잘 됐어요. 소설 애독자들이 제일 아쉬워한 게 톰 크루즈의 키와 체구가 소설 속 묘사와 너무 달랐다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소설 묘사와 거의 비슷한 배우가 나와서 액션도 잘하고 훌렁훌렁 잘 벗기도 해서 호평이 엄청났습니다. 흥행도 잘 돼서 시즌 3까지 (2025년 2월 20일 공개) 나왔어요. 조만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구독해야겠습니다.



 번역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잭 리처의 말투가 잘 어울려요. 무뚝뚝해 보이고 원리원칙 주의자 같은 느낌이 잘 묻어납니다. 그래서 원서 앞부분을 좀 봤는데 크게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쓰여서 원서도 읽을만할 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문장이 간결하고 잭 리처의 군더더기 없는 모습과 행동을 묘사하다 보니 글이 깔끔합니다. 군대 용어라든지 총에 관련해서 설명하거나 하는 소소한 부분은 느낌만 알면 되니까요. 원서를 볼 수밖에 없는 게 잭 리처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어요. 번역본이 나오다 단종됐고, 그나마 있는 게 전자책으로 윌라와 밀라에 일부분이 있습니다. 윌라에 12권이 있고 그중 제일 앞쪽이 『하드 웨이』였어요. 표지가 통일성이 없고, 잭 리처 시리즈 표기도 엄청 작게 해놔서 이 부분은 좀 아쉬워요. 원서 표지도 제 스타일은 아닌데 그나마 7권 Persuader가 드라마 원작이라 좀 낫고 그 뒤로부터는 통일성도 있고 나름 봐줄만해요. 그러다 25권부터는 다시 감다죽... 킨들 전자책은 시리즈 앞권이 맨 앞에 고정이라 살말 고민이 됩니다.


추리물 좋아하면 꼭 보길 추천할게요. 풀어가는 과정이 참 쫄깃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셜록 홈스, 애거사 크리스티의 포와로 시리즈, 영화론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 톰 크루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좋아하시면 분명 잭 리처 시리도 푹 빠질 거예요. 그러고 보니 톰 아저씨 추구미에 잭 리처 시리즈도 한몫한 거 같아요.


좋은 세상에 살아서 방구석에 누워 영미 소설 드라마 다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저 같은 사대주의 마이너 감성은 읽고 보고 즐길게 많아요.

언젠틀 오퍼레이션에 앨런 리치슨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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