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Studioplus
스티븐 프라이어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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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스쿠터를 타고 가는 눈 세개 달린 레고를 닮은 초록색 아이는 누굴까요?

'디케이'라고 해요.

디케이는 세 개의 눈으로로 밤낮으로 두리번 두리번

바쁘게 무언가를 찾으러 다녀요.

도대체 뭘 찾길래 그럴까요?

  

                                                        

아래

아래

구석구석 살피다가

디케이의 눈에 딱 들어오는 곳이 있었어요.

아, 여기가 괜찮을 것 같군.

디케이의 어마무시한 장비 보이나요?

드릴, 고속 드릴, 사슬톱, 도끼, 큰 망치, 작은 망치.

크아~ 폭약도 있네요.

갖가지 장비를 가지고 있는 디케이는 집 짓기의 달인이라고 해요.

                        

장비도 갖췄지만 안전모 쓰는 것도 잊지 않았네요.

디케이는 귀마개를 하고, 보호 안경과 안전모를 쓰고

'두두두두' '쾅쾅쾅쾅'

열심히 뚫고 부시면서 방 하나를 만들었어요.

                          

방 하나를 만들고 나니 몹시 피곤했어요.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웠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네요.

디케이는 무서워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요.

다음 날에도

이상한 소리는 계속 들려왔어요.

디케이는 이상한 소리가 신경 쓰였지만 집 짓는 데 집중하기로 했어요.

디케이는 매일 구멍을 뚫었고,

그럴 때마다 방이 하나씩 늘어났어.

디케이가 이상한 소리에도 꿈쩍않고 집중을 해서

드디어 디케이의 '즐거운 나의 집'이 완성됐어요.

                             

이튿날,

디케이가 아침을 먹고 있는데 또 이상한 소리가 들여오는거에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으스스 소름에 식은땀이 났지만

디케이는 창가로 달려가 보았어요.

누, 누구야!

토비야,

이가 많이 썩었구나.

엄청 아팠겠는걸!

                              

이제 아셨나요?

디케이는 충치 균이었어요.

치과 의사 선생님은 토비에게 이렇게 심한 충치는 빼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디케이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 그림책의 작가 스티븐 프라이어는 아트 디렉터이자 광고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이번 그림책에서는 작가의 모던한 그리미과 따뜻한 색감이 어울려 '디케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데요. 레고를 연상시키는 디케이. 집 짓기를 즐겨하는 그가 누구인지 독자들은 궁금증에 빠져 책장을 넘기게 되는데요. 디케이가 충치 균이라는 걸 알게되는 시점에서도 디케이 밉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네 그렇습니다. 그림책은 디케이라는 충치 균의 입장에서 그려진답니다. 인간 중심의 시선이 아니라 충치 균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그림책은 신선하고 흥미롭습니다. 디케이는 그저 자신의 '스위트 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지요. 토비를 아프게 하거나 골탕먹이려고 이를 썩게 한 건 아닌데요. 이런 디케이의 입장을 알고 나니 충치 균이라고해도 미워할 수가 없네요. 디케이가 자신의 즐거운 집을 짓기위해 '위, 아래, 구석구석' 살피며 일에 열중했듯이 우리는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위, 아래, 구석구석' 양치질을 할 수 밖에요.

양치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치과를 가기 싫어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보면 좋을 그림책입니다. 유쾌함과 따뜻함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양치를 하게 하고, 충치 예방을 하게 할테니까요.

모두 치약 짰나요?

치카치카 하러 가요!

디케이(DK)

이 책의 주인공인 충치 균의 이름. '부패하다, 썩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decay'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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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늘에 둥근 달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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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달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아라이료지, 시공주니어, 2020)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하늘에 둥근 달 떴나요?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며 간절함을 담아 소원을 빈다. 밤 하늘의 둥근 달은 고만고만한 현실을 산 이들을 환히 비추며 위로하기도 한다. 이처럼 하늘의 둥근 달을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하고,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마치 주문을 외는 듯한 <오늘은 하늘에 둥근 달>은 일본 그림책 작가 아라이 료지 작품이다. 그는 <아침에 창문을 열면>, <버스를 타고>, <스스와 네루네루> 등으로 국내에 익히 알려져 있는 그림책 작가다. 그가 이번에는 까만 밤하늘에 둥근달을 띄운다. 그가 그리는 둥근달을 쫓아가다보면 하루동안 지친 마음에 달빛이 가득해질 것이다. 이처럼 아라이 료지 그림은 밝고 따뜻하다. 유머스러운 그림은 지친 마음에 미소를 머물게 한다. 또 춤을 추듯 리듬감 느껴지는 그림은 환상적이기도 하다. 2005년 일본인 최초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문학상을 수상한 그에게 심사위원들은 "아라이 료지는 대담하고 장난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스타일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다."라는 평을 했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 달>을 따라 아라이 료지 화풍 속으로 들어가보자.

                                

하루가 저물고 어두움이 찾아왔다.

발레 연습이 끝난 소녀가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저 먼 산속

곰 가족도 신나게 놀다 돌아가는 길.

신나고 즐겁게 놀았으니 둥글둥글 행복가득이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하루종일 가게에서 재봉틀로 옷을 만든 엄마는

일이 끝나고 커튼을 닫으며 하늘에 둥근달을 보며 위로 받는다.

엄마가 일이 끝나 함께 할 수 있는 아이의 마음도 둥근달이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은 하루 중 낮을 보내고 밤을 이야기한다. 둥근달은 발레를 하고 돌아가는 소녀에게, 하루 종일 가게에서 옷을 만든 엄마에게, 산 속의 곰 가족에게 따뜻한 밤을 선물한다. 그림책은 '모두의 밤에, 각자의 밤에 선물 같은 달님'으로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

오늘 밤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오늘은 하늘에 둥근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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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해결사 펭귄 선생님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5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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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어쩌면 한 번이 아니라 매 순간이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삼시세끼 무엇을 먹을지부터 진로 선택,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 등등.

이렇게 열거하고 보니 고민투성이가 삶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을 싸악 해결해주는 이가 있다면 살맛 나지 않을까요.

강경수 작가의 최근작 <고민 해결사 펭귄 선생님>은

제목 그대로 고민을 해결해주는 펭귄 선생님과 고민 상담을 오는 동물들 이야기입니다.

 

캄캄한 밤이지만 개구리는 잠들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지 내일은 펭귄 선생님을 찾아가야겠다고 하네요.

펭귄 선생님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사이거든요.

 

고민해결사 펭귄 선생님 상담실 앞에는 동물들이 여럿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얼굴 표정만 봐도 고민 가득이란 걸 알겠습니다.

다들 어떤 고민들로 몸도 마음도 묵직할까요?

 

첫 번째로 개구리가 펭귄 선생님의 상담실로 들어갔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잠이 쏟아져요.

설마 병일까요?

개구리는 한참 동안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펭귄 선생님은 묵묵히 듣기만 하네요.

 

 

 

상담을 마치고 나가는 개구리의 뒷모습이 밝습니다.

하하하 웃으며 발걸음도 가볍게 상담실을 나가는데요.

다음은 악어가 들어와 한참 동안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제 이빨이 너무 많은 건 아닐까 항상 고민입니다.

이번에도 펭귄 선생님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듣기만 합니다.

세 번째로 들어온 카멜레온의 고민은 뭘까요?

 

기분에 따라 얼굴색이 바뀌어서 사회생활이 불편해요!

그런데 개구리의 고민도, 악어나 카멜레온의 고민도 우리가 들었을 때는 웃음이 픽 나옵니다.

뭐야? 저걸 고민이라고 할 수 있어? 라고 하는 독자도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나에게 타인의 고민은 고민 축에도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엄청난 고민이 될 수도 있지요.

모든 문제가 펭귄 선생님 덕분에 해결됐어.

동물들은 모든 고민이 펭귄 선생님 덕분에 해결됐다고 좋아합니다.

기분이 날아 갈 것 같다며 연어가 지겨워 상담왔던 곰은 저녁을 연어로 먹는다고 하네요.

펭귄 선생님은 어떻게 동물들의 고민을 해결해 줬을까요?

 

고민이란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필요한 법.

그림책은 경청을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준다는 것만으로 답답한 마음이, 고민이 해결되기도 합니다.

펭귄 선생님은 동물들이 상담을 왔을 때 그저 들어주지요.

그렇다면 들어주기만 하면 될까요?

경청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해서 경청이라고 할 수 없지요.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고,

그 내면에 깔려있는 동기나 정서에 귀 기울여야겠지요.

그림책에서는 듣기만 하는 펭귄 선생님의 모습에서 고민 해결의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합니다.

짧고 단순한 글은 이야기의 핵심을 잘 포착합니다.

반복되는 서사는 그림의 강한 색감과 터치와 어울려 지루함보다는 유연하게 읽힙니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로 본질을 명쾌하게 전달하는 강경수 작가.

그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반전'이지요.

이 그림책에서도 작가 특유의 유머를 만나 볼 수 있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고민이란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필요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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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사냥을 떠나자 (보드북 에디션)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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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rkh0918/221872634022

 

<곰 사냥을 떠나자>가 보드북으로 나왔습니다.

판형이며, 색감이 달라졌는데요.

보드북은 유아들이 많이 접해서일까요.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세심함도 보이네요.

이 그림책을 보다보면 떠오르는 그림책이 있더라고요.

존 버닝햄의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였는데요.

일러스트레이터 헬린 옥슨버리와 존 버닝햄은 부부인데요.

무대 디자이너였던 헬린 옥슨버리는 존 버닝햄과 결혼을 하면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해요.

남편이었던 존 버닝햄의 영향이 컸겠지요.

 

 

곰 잡으러 간단다.

큰 곰 잡으러 간단다.

정말 날씨도 좋구나!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

 

리듬이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는 느낌으로 그림책을 읽게 되는데요.

그림에서 드러나는 가족의 모습도 경쾌하고 밝습니다.

기대감도 가득한 것 같은데요.

엄마는 살짝 두려운 표정인것 같기도 하고요.

어, 그런데

기다란 풀잎 때문에 지나갈 수도 없다는데요.

하지만 곧 바로 풀밭을 헤치고 지나가면 된다고 하네요.

문제 해결력이 아주 뛰어난 가족인가봅니다. ㅎ

 

각 서걱!

사각 서걱!

사각 서걱!

풀밭을 헤쳐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글씨의 크기를 다르게 해서 난관을 용기있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곰 잡으러 간다, 어라 ~ 잖아, 아 아니지 등의 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후렴구처럼 일정한 자리에 같은 운을 규칙적으로 다는 라임을 볼 수 있답니다.

그래서 더 경쾌하고 리듬감이 크게 느껴지는데요.

그림책을 보는 내내 들썩들썩 하게 될 수도요.

어라! 진흙탕이잖아!

깊고 질퍽이는 진흙탕.

그 위로 넘어갈 수 없네.

그 밑으로도 지나갈 수 없네.

 

진흙탕을 만났지만

이번에도 진흙탕을 즐겁게 밟고 지나갑니다.

 

 

처벅 철벅!

처벅 철벅!

처벅 철벅!

곰을 사냥하러 가는 길은 즐거움과 난관이 혼재해있답니다.

작가는 이를 흑백의 그림과 컬러를 교차해서 보여주는데요.

풀밭을 만나거나 진흙탕, 강물 등의 난관을 마주했을 때는 흑백 드로잉으로

난관을 헤치며 용기있게 나가는 모습에는 다양한 색깔의 컬러로 표현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데요.

살아가다 보면 즐거울 때도 있고 힘든 일이 닥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진흙탕을 만났다고 해서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지요.

신발을 벗어들고 진흙탕에 발 빠져 가면서 당당히 걸어가는 거지요.

묻은 진흙은 씻으면 되니까요.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즐기라고 했지요.

곰 사냥을 가는 가족처럼 말이에요.

 

 

으악, 곰이잖아!!!!

드디어 곰을 만났어요.

그런데 가족들은 모두 어디갔을까요?

함께 갔던 개만 곰 앞에서 벌벌벌 떠는 것 같은데요.

털이 삐죽삐죽 모두 곤두섰답니다.

 

 

 

가족들은 곰을 잡았을까요?

여러분이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림책을 펼쳐 곰 사냥을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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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와 장난감 쥐 - 197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1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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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누군가 나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친다면...

 

알렉산더는 새앙쥐다. 사람들은 알렉산더만 보면 비명을 지르고 기겁을 한다. 그저 배가 고파 음식 부스러기를 조금 주워 먹으려고 한 것뿐인데 말이다. 반면 윌리는 애니가 좋아하는 장난감 쥐다. 사람들이 태엽을 감아 줘야만 움직일 수 있다. 어느 날 윌리를 본 알렉산더는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장난감 쥐가 되고 싶다.

 

레오 리오니의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시공주니어, 2019)의 원제는 Alexander and the Wind-Up Mouse이다. 1969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1970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199911'마루벌'에서 <새앙쥐와 태엽쥐>로 번역되었으며, 20196'시공주니어'에서 원제에 가까운 제목으로 새롭게 옷을 입었다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알렉산더는 "나도 윌리처럼 장난감 쥐여서 사람들이 안아 주고 사랑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매일 쫓겨 다니는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랑만 받는다면 사람들이 태엽을 감아줘야 움직일 수 있는 장난감 쥐여도 괜찮다. 해서, 누구든 원하는 동물로 변신 시켜준다는 마법사 도마뱀을 찾아간다. 도마뱀은 둥근 달이 뜨는 밤에 보라색 조약돌을 찾아서 오라고 한다. 간절한 소망을 품은 알렉산더는 날마다 정원을 뒤지며 보라색 조약돌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보라색 조약돌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마치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보라색 조약돌을 찾다 지쳐 집으로 돌아 온 알렉산더는 상자에서 망가지 인형들 사이에 껴 있는 윌리를 본다. 그리고 그 상자 옆에서 그토록 찾던 보라색 조약돌을 발견한다. 알렉산더는 보라색 조약돌을 가지고 도마뱀을 찾아간다. 도마뱀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묻는다. 잠시 생각에 빠진 알렉산더는 "윌리를 저 같은 진짜 쥐로 만들어 주시겠어요?"라고 주문한다. 알렉산더는 윌리의 삶을 위해 자신의 소망을 내려놓는다.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자신의 고단한 삶보다 친구의 곤경을 먼저 생각한다. 레오 리오니는 이 둘의 우정과 알렉산더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다. 이에 독자들은 행간에서 느껴지는 알렉산더의 마음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우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레오 리오니, 그가 그림책을 끌고 가는 힘이지 않을까.

 

너 누구니?

 

그림책은 질문한다. 알렉산더와 윌리, 그리고 독자들에게. 우리는 고달프고 지치는 상황일 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을 하지만 자발적 노예가 되기도 한다. 자신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모른 체 말이다. 알렉산더는 쫓겨 다니는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컸기에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싶어 한다. 정체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수용적 자세와 현실에 대한 진지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형성하는 내면적 상태를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지 못하고 장난감 쥐의 삶을 추구했던 세상의 알렉산더에게 정체성은 먼 나라 이야기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정체감을 인식하려면 자신을 알고 있는 타인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알렉산더가 자신과 윌리의 정체성을 찾아 줄 수 있었던 건 윌리라는 거울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런지.

    

 

50년이 훌쩍 넘은 그림책이다. 반세기를 지난 그림책이지만 레오 리오니의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은 21세기에 사는 독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우화의 거장답게 생쥐라는 캐릭터로 작가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탈피한다. 레오 리오니는 손으로 찢어 붙이거나 가위로 자르는 콜라쥬 기법으로 시각적 입체감과 촉감을 느끼게 한다. 생쥐의 몸 부분을 옷 패턴처럼 자른 단순한 선과 형태, 색상과 레이아웃은 풍부하면서도 절제된 색채와 조화를 이룬다. 1960년대에도 2020년 현재도, 현대인들이 삶에서 놓쳐서는 안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는 늘 새롭게 읽히는 그림책의 고전이다.

 

너 누구니?”

    

https://blog.naver.com/rkh0918/22183152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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