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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나비야 ㅣ 밤이랑 달이랑 10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잔잔한 연필선의 바탕 그림에 노란 글씨의 제목.
<날아라 나비야>인데 나비는 어디있을까? 두 아이가 하늘로 날려보내는 게 나비인가?
궁금증을 가지며 표지를 펼쳐봅니다.

넓은 공원, 무언가를 나누어먹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그 사이에 밤이와 달이는 헬리콥터 날리기 놀이를 하다가...

노오란 나비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어딘가 기운없어 보이는 나비.
밤이는 이 나비를 지켜준다며 주위에 집을 지어줍니다.

놀다가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고, 그 실수는 또 누군가를 다치게 합니다.
이런 방금 조금 전까지도 나비를 지켜주겠다고 집을 지어주었던 밤이인데...
그 누구때문도 아닌, 바로 밤이 때문에 나비가 다쳤어요.
밤이 표정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가만히 움직이지도 않고 누워있는 노란 나비.
미안함과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는 아이들은 무력감에 울음보가 터지지만...
그 순간 노란 나비는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두 아이는 힘을 모아 보태기 시작하고...
그렇게 나비는 힘겹게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지 사람들도 모여들기 시작하고요...

그날 밤 밤이와 달이 동네에는 노오날 달이 떴답니다.
작고 힘이 약한 어린이이면서도
또 작고 약한 존재를 보면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주고 싶어하는 어린이들.
그 힘이 모이고 모여 또 서로를 지켜냅니다.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데...
이야기 마지막 문을 밤이와 달이 둘만의 이야기가 아닌...주변의 사람들과 힘을 모으는, 또 누군가를 지켜내는 이야기로 마무리해서 더 좋았습니다.
희망의 노랑색인것도, 그리고 그 노오란 달이 어두운 밤하늘에 떠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것도요.
책을 보며 여러가지 마음이 오고갔는데...
이 책은 또 여러 계절, 여러 마음으로 꺼내보게 될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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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유아와 함께 읽는 그림책 시리즈를 조사할 때였습니다.
너무나 놀랐잖아요.
아니...세월이 그렇게 지났는데 베스트1 그림책이 <달님 안녕>이야?
<달님 안녕>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이 책이 2001년, 딱 저희집 큰 아이 태어났을 때 출간된 책이거든요.
그러면서 더더욱 놀란게...20여년이 지났어도 그때나 지금이나 영유아 대상의 베스트셀러 순위의 그림책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 사랑받는 시리즈 그림책이 거의다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라는 것.
그중에서도 동물 캐릭터 친구들의 이야기가 아닌 생활 속의 우리 아이들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그림책은 더더군다나 귀했어요.
물론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의 책도 나오곤 있었지만 일본 작가 작품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양적으로 아쉬움을 느꼈답니다.
그런데, 2021년 노인경 작가님 <밤이랑 달이랑>시리즈가 동시에 3권이 조르륵 나오면서 환호성을 질렀어요.
어머어머 이제 진짜 우리나라 영유아들에게 딱 맞는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겠구나.
이제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의 맨 마지막 <날아라 나비야>책이 출간되며 10권 세트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보내기 아쉬워 어쩌지 싶으면서도 두고 두고 사랑해주어야지 하는 맘이에요.
이제 저는 2026년에 조카손주가 둘이나 태어나면서 명실상부한 할머니가 되거든요.
능력있는 할머니가 되어 그림책을 팍팍 선물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