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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을 찾아라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1 소년한국 우수어린이도서,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ㅣ 바람그림책 114
김진 지음, 정지윤 그림 / 천개의바람 / 2021년 8월
평점 :
이번에 천개의바람 출판사에서 김진 글/ 정지윤 그림 <세종대왕을 찾아라>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가 미리보기로 보여주는 책 속 궁궐의 여러 장면들을 보면서 이 책 놀랍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흡사 궁궐도를 재현한 듯한 장면 장면에, 시선을 달리해서 근정전 내부 천장을 올려다보는 장면의 시선 전환등 그림 작가의 역량이 굉장히 뛰어남을 느꼈거든요.
거기다가 과거 시험날 문제를 출제해야하는 세종 대왕이 사라지고 궁궐의 신하들이 이리저리 사라진 임금님을 찾아나서는 글 구성까지...조선 시대 궁궐과 도성 안 여러 공간들을 돌아보며 마치 페이지, 페이지마다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한다라고 할까요.
그런데...
막상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받고 한 장, 한 장 장면을 보다보니...머리가 쭈삣쭈삣 서는 느낌이랄까요.
이 책....음.
상상이상이다 싶은...느낌. 이 책 그림을 그리신 정지윤 작가님이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매 페이지 페이지마다 조선의 생활상을 담은 풍속화를 모티브로 한 장면들이 가득 가득.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뿐만 아니라 여러 풍속화들이 가득가득 숨어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20세기 초 근대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작품들이 곳곳에 보여 그 장면들 위주로 이야기를 펼쳐볼까 합니다.
사라진 임금님을 찾아 궁궐안을 뒤지던 신하들은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되지요.
광화문 앞...궁궐 앞에는 놀이패가 신나게 놀이판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 풍속화가 하면 보통 도화서 화원인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서양인들에게 조선의 풍속을 담은 풍속화를 널리 알린 사람을 꼽아보면 기산 김준근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은 조선의 풍속을 궁금해하는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추어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장면으로 일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한 장면 안에 스토리와 해학과 풍자를 담고 있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와는 다르게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설명을 달아 도감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림책 속 숨어있는 다른 기산 김준근의 작품을 더 찾아볼까요?
시전과 피맛길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속화의 인물들 모습이 보입니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보물 제527호). 26.7x39.7cm
유명한 김홍도의 <행상>입니다.
남자는 지게를 지고 있는 둥우리 장수, 여자는 애기를 업고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 있는 모습이지요.
두 사람은 어떤 사연이었을지, 그림책에서는 여자만 남아있네요.
김홍도,<우물가> 종이에 담채, 22.7x27cm, 국립중앙박물관
단원 김홍도의 <우물가>입니다.
저고리를 풀어헤쳐 민망하던 남자는 정지윤 그림작가의 그림에서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했구요.
그림 뒷편의 물동이를 이고 두레박을 챙겨 자리를 피하던 여인은 어디로 갔을까요?
앗!! 저기, 저기 있네요. 찾으셨나요????
이제는 북쪽으로 가볼까요?
원래 서울의 북문, 숙정문은 음기가 들어온다고 해서 닫아둔답니다. 가끔 음양의 조화를 위해 개방하지요.
우리는 창의문 밖으로 나가봅니다.
복숭아 꽃이 만발한 봄날...흥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는 군요.
어딘가 익숙한 장면이라면???
신윤복의 <상춘야흥 賞春野興>-봄이 무르익은 들판에서 여흥을 즐기다.
진달래꽃 화사한 봄날에 대금과 해금, 거문고를 연주하는 악공 세 명과 기생들, 양반들이 봄날의 정취를 즐기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세종대왕을 찾아라> 책 속에는 수많은 조선 풍속화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그림들이 숨어있답니다.
제가 보여드린 장면 외에도 더 숨어있답니다.
이 책은 과거 시험날 사라진 세종대왕을 찾아 신하들이 궁궐, 도성 안팎을 다니는 풍경과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도대체 왜 임금님은 중요한 과거 시험날 사라졌을까요?
이 한 마디에 세종대왕의 마음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궐안에서만, 고관대작으로 한양 도성안에서 풍족한 삶만 즐기지 말고 일반 백성들의 삶과 마음을 살필 수 있는 관리가 되어라 라는 임금님의 마음 아닐까 싶습니다.
글 내용상 시대 배경 설정은 조선 초기, 세종대왕 때이지만 그림에서 보여지는 풍경은 조선 후기 생활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표현된 인물들이 사실은 그림작가의 치열한 자료조사와 고민이 담긴 장면이라는 것을, 그런 부분에 대해 독자도 함께 느끼고 즐거워한다는 것을 작가님께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림책 <세종대왕을 찾아라>에는 수많은 조선 풍속화가 그림책 속 인물들의 모티브로 쓰여 어린이들이 조선 시대 사람들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속화를 이야기 속에 적절하게 활용하여 제자리에 쏙쏙, 재탄생 시킨 그림작가 정지윤 작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책안에는 기산 김준근 화가 이외에도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그외에 다수의 풍속화 장면을 모티브로 한 등장인물들이 곳곳에 숨어있답니다. 이 책 한 권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조선시대 풍속화의 계보를 다 삺펴볼 수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 그림들을 함께 해보는 것도 어린이들과 즐거운 독서활동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배경지식들 없이 보아도 책이 가진 재미와 매력이 뛰어납니다.
아이들과 함께 궁궐의 여러 모습들, 조선 시대 삶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그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하지만...아는 만큼 보인다...아는 만큼 더 재미있다...라는 말도 있지요.
이 책과 더불어 조선시대 풍속화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