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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비밀스러운 미술관, 2017 볼로냐 라가치상 Braw on Art 부문 멘션 수상작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페이지 추 지음, 이정주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평점 :

주인공 웅이는 가족과 함께 미술관 나들이를 떠납니다.
미술관 관람에서 경험하게 되는 신기하고도 묘한 이야기들 함께 만나보아요.
시무룩한 아이
1990년 12월 24일 오후 12시 40분

그런데 미술관 관람전에 아이 표정이??
아주 시큰둥한 웅이의 표정.
웅이는 미술관 관람보다는....자신에게 날아온 매미와 함께 놀고픈 맘이 더 크거든요.
아이의 표정 너무나 익숙한 표정이에요.
거기다가...음...날짜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라니.
대만 문화가 크리스마스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 맘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술관 나들이는???
어릴 적 아이들과 함께 도시 여행을 떠나다보면 항상 넣게 되는 코스가 있었어요.
바닷가 시골마을에 살다보니 문화적 자극이 항상 목말랐던 저는 박물관, 미술관 관람이 너무나 하고픈 일이었지요.
하지만 정작 우리집 아이들은 시큰둥.
고궁나들이에서는 궁궐의 전각 구경보다는 정작 여기 사는 사람들 밥은 어디서 만들어? 화장실은 어디야 만 관심있고, 미술관은 뭐...미술관내 기념품샵에 정신 팔리는 아이들을 보며 으허헝 요 녀석들 여기 한 번 오기가 얼마나 힘든데 말이야 실망도 했으나 그냥 맘을 비우기로 했지요.
가까이 살면서 동네 나들이 하듯 자연스레 접할 수는 없으나 그저 즐거운 기억으로나마 남기를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엄마가 그리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분야에 함께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하고요.
오늘 웅이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려나요?
1990년 12월 24일 오후 2시 30분

웅이네 가족이 도착한 미술관 전경이에요.
작은 글씨로 타이베이 시립 미술관 TFAM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페이지 추 작가의 어릴 적 경험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해요.
아버지의 저 파란 자동차를 타고 떠난 미술관 관람이 그에게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열어주었다고 해요.
왼쪽 하단에 조각품도 보이구요.

실제 TFAM정원에 전시된 <홈런> 리차이첸 작품입니다.
빨강색이 강렬한 조형물이지요. 어떤 의미로 이런 조각품을 만들었을지...음???
사람들은 이 조형물에 걸터 앉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여러 방향으로 돌아가며 각자의 의미를 찾아가겠지요.
일단 이게 뭘까 하는 궁금증을 품게 하는 것이 미술관 관람의 첫 발걸음이 아닐까 싶어요.

2시 49분 미술관 입장을 기다리는 웅이의 표정...음...시무룩하네요.
매미가 날아가버렸거든요.
손에 들린 미술관 입장권, 희미하지만 <OPEN YOUR EYES>라고 적혀있어요.

입장권을 내민 웅이에게 매표원은 확인후 돌려주는데...어라??
입장권이 <OPEN YOUR MIND>라고 바뀐 표를 돌려줍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책은 왼쪽 상단에 저렇게 장소와 타임라인을 적어놓았는데요.
보다보면...순차적인 흐름인 듯싶었는데
미술관에 도착해서 입장까지의 2시 49분과 51분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2시 51분의 순간 웅이의 표정
눈을 감고 있지만 입꼬리는 분명 미소를 짓고 있지요?
또하나의 변화.
손에 든 입장권이 바뀌어 있습니다.
웅이가 다녀온 <비밀스러운 미술관>에는 과연 어떤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 짧은 시간에 웅이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살짝 그 풍경을 엿보자면...
하나의 작품을 보면서도 제각각의 생각과 감상을 하는 사람들.
그 뒤에 살짜기 보이는 작품.
음...저게 뭘까??
실제 전시된 실존하는 회화작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왜 PIPE라고 썼지?? 소의 뿔로 PIPE를 만드나??
하지만 이 작품이 연상되더라구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에요. <이미지의 배반-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지요.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어쩌면 말장난 같지만...
파이프 그림이지만 파이프 실물이 아니니까 그림으로 재현된 것이니까 진짜 파이프가 아니다.
파이프 그림이 맞지만 파이프 라는 이름 자체는 하나의 약속된 언어이니까 다른 언어로 부르면 파이프가 아닐 수 있고요.
혹은 우리가 파이프라 생각하는 기능? 역할, 이미지가 있지만...그 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완전히 새로운 물건일 수도 있고요.
결국 미술 작품은 작가가 만들어 세상에 내놓기는 하지만 그것을 완성되는 순간은 관람자가 각자의 생각대로, 자신의 시각대로 해석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결국 같은 작품을 보아도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거대한 배를 구경하는 관람객도 보이는데요.

페이밍지에 작가 뒷편에 살짝 <배>가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일상의 소품들, 물건들을 크기를 왜곡시켜 조형물로 표현하는 작가들도 있지요.

언뜻 생각나는 작품이 클래스 올덴버그의 <빨래집게>(1976년) 입니다.
항상 우리 주변에 존재해왔던 일상의 물건들이 그 크기나 소재를 변형해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지요.
그러면서 관람객은 낯설어하고 동시에 혼란스러워해요.
이게 뭐야? 이런 것도 예술품이야? 도대체 왜???
이렇게 일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흔들게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이 가진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웅이의 미술관 입장 전 2시 49분과 51분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비밀스러운 미술관 그 여정에 우리도 한번 동참해볼까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OPEN YOUR MIND> 티켓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