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01 : 살인자 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3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신예용 옮김, 박광규 기획.해설 / 코너스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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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9명 작가들의

9편의 단편 추리소설들을 엮은 모음집으로

추리소설의 황금시대였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작품들로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아온 작품들이다.

 

여러 작가들의 단편 추리소설을 읽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책 한권 읽는 동안 내가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살인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등의

걸작을 남겼으면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특별한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이 책에 수록된 <살인자>는 헤밍웨이의 작품 중

미스터리로 분류할 만한 유일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계속되는 대화를 통해 전개되는 독특한 형태로,

무척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압박감과 긴장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헨리네 식당 문이 열리고 두 남자가 들어와서 카운터에 앉았다.

"내가 말해주지. 우린 어떤 스웨덴 작자를 죽일 거야.

올레 앤더슨이라는 이름의 덩치 큰 스웨덴 남자 알아?"

맥스가 말했다.

 

시곗바늘은 7시 정각을 가리키고는 이윽고 7시 5분을 가리켰다.

"이봐, 알. 그만 가는게 좋겠어. 오지 않는군." 맥스가 말했다.

"5분만 더 있어보자고." 알이 주방에서 말했다.

 

"잘 있게, 똘똘이. 넌 오늘 운이 아주 좋았어."

알이 조지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오?"

 

앤더슨은 벽만 쳐다볼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조지는 내가 당신한테 가서 말해주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소."

앤더슨이 입을 열었다.

"앤더슨 씨가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정말 몸서리쳐지게 끔찍해요."

 

 

 

'단편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는 셜록 홈즈에서 시작되어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막을 내렸다'는 줄리안 시먼스는 말했다.

 

시먼스는 '단편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라는 다소 제한된 표현을 썼지만,

이 시대는 추리소설의 독자층이 형성되었던 시기였다고 한다.

 

요즘은 사실 추리 소설이 유행하는 시기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추리 소설을 읽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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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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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곳은 삼악산이 있었지

북쪽은 험하고 아득해 모르네

남쪽은 사람이 토우가 되어 묻히고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네

그래봤자 토우의 집은 캄캄한 무덤

<토우의 집> 윤여선

 

<토우의 집>은 2014년 초판이 출간되었고,

그 이듬해인 2015년 동리문학상을 받았으며,

2020년 개정판으로 발행되었다.

이 작품을 쓴 배경에 대해 저자는

첫 산문집 <오늘 뭐 먹지?> '김밥' 편에서 이렇게 설명한 적 있다.

"내가 서른 살이나 서른한 살쯤이었을 때,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부쩍 친해진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그 친구의 아버지는 정치범으로 잡혀가

모진 고문을 겪다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고 했다.

그 사건은 나도 대학 때 들어 알고 있던 사건으로,

독재 시절의 사법살인으로 유명한 사건이었다."라고 했다.

<레가토>와 <토우의 집>은

소설가가 되면 꼭 써야겠다고 다짐한 소설이라고 했다.

위 소설들은 5.18과 인혁당 사건과 관련된 소설이다.

그 소설들을 쓰고 나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그들의 고통에 대해서,

그리고 내 몸에서 나온, 그 어린 고통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내 어린 고통이

세상의 커다란 고통의 품에 안기는

그 순간의 온기를 위해 이제껏 글을 써왔다.' 는 말이

비로소 짐을 내려놓게 되었다는 의미였나 보다.

 

삼악산 남쪽 삼악동은

등판에 가는 골이 새겨진 거대한 다족류 벌레 모습이라고

삼악동이란 이름을 놔두고 다들 삼벌레고개라 불렀다.

새댁네가 우물집으로 이사 오고, 딸 안 영과 안 원은

주인집의 아들들 금철, 은철과 동갑내기로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원과 은철은 좋은 간첩인 스파이라고 하면서

동네 사람 이름을 알아내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는 놀이를 한다.

새댁의 남편에게 이따금씩 몇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서는 심각한 회의를 하고는 간다.

어느 날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새댁의 남편을 데려가고는

시체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총기 넘쳤던 새댁은 결국 미치고는 말고,

아빠와 엄마를 동시에 보내고는

원이는 말을 잃고 만다.

 

간첩, 국민교육헌장 등의 단어가 나오면서

70년대 달동네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대를 이어 전해지는 국가폭력 문제를 지적한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평범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제를 전달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술술 잘 읽히면서도 주제 전달력이 뛰어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하네요.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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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씨의 식탁 - 개정판 사계절 만화가 열전 15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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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의 '사계절 만화가 열전' 시리즈 중 하나이다.

 

만화가 홍연식 작가의 <마당씨> 3권 시리즈인

<마당씨의 식탁>, <마당씨의 좋은 시절>, <마당씨의 가족앨범> 중

첫 권인 <마당씨의 식탁>이다.

 

 

 

 

우선 책 표지의 홀로그램이 반짝반짝 자꾸 눈길이 갔고,

제목과 딱 어울리는 만화 컷을 사용해서 그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고양이로 형상화한 '마당씨'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이야기이다.

 

솔직 담백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가

'마당씨'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제목처럼 '식탁'에 대한 이야기도 꽤 나온다.

 

마당씨는 어머니에게 음식하는 것을 배워서

결혼 이후 가족들에게 음식을 해 주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면서 가족의 식탁에서 베풀면서 산다.

 

마당씨의 어릴 적 엄마 밥에 대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는

주방이 아닌 부엌에서 음식을 해서 밥상을 차리시던

우리들의 엄마가 생각이 났다.

 

부엌, 부뚜막...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단어였다.

 

추억에 젖게 만드는 컷이 또 있었는데,

바로 공중전화 컷.

 

공중전화는 스마트폰은 사용하는 지금 세대들은

알 수 없는 신기한 물건일 것이다.

 

공중전화 사용하기 전

동전은 항상 넉넉히 준비해야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작가님과 나는 같은 세대인 듯...

 

그리고 부모님의 경제적인 능력과 병수발로 힘들어하는

마당씨가 왠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어머니의 몸이 점점 많이 안 좋아지고

결국 돌아가셨을 때는 같이 마음이 아팠다.

 

아마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마당씨의 세계와 부모님의 세계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힘겨워하는 마당씨가 안쓰러웠다.

 

평범하게 지내는 우리의 일상을 소소하게 그리다가

조금 재밌다가는 때로는 안타깝고 슬프기도 한

우리네 인생을 담은 만화 <마당씨의 식탁>.

 

오랜만에 옛날 생각도 나고

부모님과 현재의 나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 권인 <마당씨의 좋은 시절>도 기대됩니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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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2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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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시리즈는 러시아 문학으로 총 10권인데,

2020년 우리나라와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문학번역원이 협업하여

한국 및 러시아문학 시리즈 공동 출간을 지원,

양국 간의 외교, 문화적 협력 관계를 도모하는

프로젝트의 러시아 문학 출간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의 여러 책들 중에서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라는 제목의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의 작품을

두 번째로 읽게 되었다.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1927~1982)는

러시아의 단편작가로 '산문 쓰는 시인'이라 불리며

서정성과 그만의 문체로 사랑받는 작가라고 한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서정적인 문체를 통해 드러나고,

시각, 후각, 청각, 미각 등 감각을 통한 묘사 기법은

인간의 인식과 보편 자연을 서로 교호 시킨다.

 

읽는 내내 그의 문체가 서정적이며

감수성이 뛰어나서 읽기 편안한 느낌이었다.

<고요한 아침>에서의

'마을은 마치 큰 솜이불처럼, 안개를 덮고 있었다.' 와 같은,

<사냥개, 푸른 별 아르크투르>에서의

'소나무들은 언제나 작게 사락거렸다.' 와 같은 문구에서

느껴지듯이 정말 시를 읽는 듯한 감성으로

그의 단편들을 읽어 나갔던 것 같다.

 

저자의 단편소설이 14편 담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

<파랑과 초록>, <꿈속의 넌 슬피 울었지>, <작은 초>의

주인공의 이름이 모두 '알료사'인데,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같은 주인공을 등장시켰는지 궁금했다.

 

단편이지만 뭔가 시리즈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 연관성에 대한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

책의 해설에는 나와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1900년대 러시아 사회와 생활상을 보여주고,

남녀 관계나 친구 관계 등 다양한 소재로

씌여진 작품들이어서 흥미로웠다.

 

이 프로젝트 시리즈의 책이

아직 나에게 3권이나 더 있으니

러시아 문화와 사회,

그리고 그들만의 고유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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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하여 :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김영춘 지음 / 이소노미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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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79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41년간 대한민국 정치사를

저자 김영춘이 본인의 인생사를 넣어가며 엮은 책이다.

저자 김영춘은 3선 국회의원이자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인본주의를 내세우며 계파정치를 멀리하는 편이라고 한다.

(표지 안쪽 저자 소개를 참고했다.)

사실 정치인은 본인의 정치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 정치 성향을 많이 표출하는 책들은

때로는 정신적으로 그 책을 읽어 내기가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렇게 마음이 힘들지 않았고,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국 정치의 교양 교과서 내지 역사책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정치에 무슨 대단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모르는 사실이 많아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기쁨도 있었다.

1979년 부마항쟁에서부터 2020년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현재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도 모르고 있었던 일,

영화나 드라마 또는 책에서 알게 되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

이 책 한 권으로 흐름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정치가와 평론가의 차이점은 책임감의 유무라고 한다.

평론가는 고통만 말하면 되지만,

정치가는 평론가와 달리 희망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희망으로 보여주고 그 희망을 구조적으로 실현해 내는 게 정치가의 임무이다.

모두가 힘들고 아픈 2020년,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진행 중이다.

이제 정치인들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국민들을 우선하는 정치를 해야 할 때이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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