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보스
길군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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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시작되는 저자 길군의 뼈 때리는 팩트 폭격. 불편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고 숨죽이고 있었던 상하관계의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책이다. 보이지 않는 복잡 미묘한 관계에서 숨죽이며 고통받고 있는 직장인들과 그 외의 관계 속에서 허덕이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라면 끊어내고 절이 싫다면 중이 떠나는 게 맞지만, 우리는 모두가 하급자에서 상급자로 가는 ing에 있기에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를 위한 책. 읽으면서 웃기도 했고 숙연해지기도 했고 너무 공감이 가서 말. 잇. 못. 이었다. 


필자 자신도 죽이고 싶은 상급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임을 밝히고 있다. 저자만의 강함 색채가 다소 물음표가 던져지기도 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느낌표와 온점으로 마무리가 되더라. 


상하관계 모두에게 꼽추가 되어야 하는 권위자야말로 외롭지 않을까. 직장 내에 속해 있는 동안에는 잘 알지 못했다. '상급자는 하는 일이 뭐가 있어 말단 사원이 개고생 하는 거지' 하는 마음이었으나, 그 세상 밖으로 나와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숙연해지는 필자의 서문.


본문을 읽으면서 미주와 참고문헌의 작은 글씨도 하나씩 챙겨봤다. 나에게 필요한 대목은 직접 필사하며 정말 깊은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다. 내용을 간추리기 어려웠던 철학 책은 소화하기 힘들었지만, 필자가 정리해놓은 참고문헌과 미주를 본문과 함께 읽으니 더 심중 깊이 박히더라. 


보이지 않는 상하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나와 같은 그대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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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훈 2023-03-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저자 길군입니다
너무 노골적이었나요?ㅋㅋㅋㅋ
재밌게 보셨다니 오히려 고맙습니다^^
진심입니다

이보람 2023-04-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책이 나온다면 그때는 구매해서 읽고 싶네요 :) 감사합니다!!!
 
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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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가 얽혀있을까?

말도 안 되는 환상을 떠올리는 단 한순간, 잠시 현실을 잊고 쉬어가는 찰나, 그런 때를 사람들에게 만들어주는 <환상 서점> 이야기. 연서의 현실과 서점 주인과의 만남 사이에서 흐르는 기묘한 이야기기 펼쳐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갔다. 늘 에세이만 읽는 나에게 신선하고 쉼을 가져다줬던 환상 소설책. 

연서가 화강암 대지인 북한산 등산을 하던 중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소설은 시작된다. 죽은 줄 알았던 연서는 눈을 떠보니 은하수처럼 흐르는 '금목서'(궁금해서 찾아보니 가을에 피는 꽃)를 보며 어느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아마도 '금목서'는 <환상 서점> 소설 끝까지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사는 은하수와 같은 존재를 작가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품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의 생각이지만. :)

그 남자는 서점 주인인 서주. 손님인 연서와 서점 주인인 서주와의 끝난 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단편적인 이야기가 계속된다. 

읽으면서 단숨에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설이 스쳤다. 음양오행설과 명리학이 녹아들어서 그런지 동양적인 냄새가 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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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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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이면서도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여운이 오래 가는 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고 왔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삶을 살 수밖에 없지만, '만약에 내가 저 사람처럼 저렇게 사랑을 했다면?' 라는 난해한 질문을 저 자신에게도 하면서 읽어 나갔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나아가 사랑인지 사랑이 아닌지에 대한 혼동스럽지만 다소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소설의 원제는 <Enduring Love>인데, enduring은 ‘오래가는, 지속되는’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글로 옮기면서 <견딜 수 없는 사랑>으로 번역을 함으로써 제목에 분명 작가가 의도하는 반전의 반전이 있겠다 싶더군요.

더군다나 찾아보니 2008년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을 했을 때는 <이런 사랑>이라고 제목을 붙였네요.

소설 속 패리는 ‘드클레랑보 증후군’을 앓고 있었는데(물론 본인은 전혀 환자라는 의식은 없지요), 이 질병은 “자기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애정의 소통을 확신”하는 것으로서 “환자는 대상이 먼저 사랑에 빠져 자기에게 접근했다고 믿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사실 이 책을 단편적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신의학 분야에 대해 소설화 한 것이기에 저처럼 읽다가 본인의 문화와 다소 괴리감이 든다는 느낌이 든다면, 맨 뒤 부록(p.345)을 먼저 읽고 책을 읽는것이 도움이 됩니다. 생각없이 받아들였던 부분과 표현들이 감정이입이 되면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게 되기에 이 방법도 추천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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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
팀 히긴스 지음, 정윤미 옮김 / 라이온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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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21세기의 새로운 별 같은 느낌이다. 그는 미래를 향한 꿈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돈과 명예만 생각한 그였다면 큰 돈을 벌었던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조용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스페이스엑스와 테슬라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지구에서의 삶을 넘어서 우주 넘어로까지 제2의 인류의 개척지를 스스로 개척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포기'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머스크는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휘발유는 이제 망했어!"라고 확신하는 그의 꿈이 언젠가는 이루어 지겠지.

천재적인 일론 머스크에게도 위기의 순간들과 고비의 순간들은 꼭 지나간다. 본인의 전 재산을 회사에 바치면서도 그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뭐든 해온 20여년. 이 책에서는 테슬라가 어떻게 상장기업이 되는지, 그리고 테슬라를 만들어 낸 그의 역사와 테슬라와 함께 고군분투 하는 역사서나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2003년 여름에 실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상을 품고 출발했지만,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자동차 제조사로 자기매김했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과 머스크의 머리에서 탄생한 새로운 별을 읽고 있으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걸 느꼈다.

같은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이 맞을까 하면서도 앞으로 10년 뒤, 더 훗날 제2의 지구별 위에서 우리의 후손들은 모두가 전기차를 몰고 있을까 상상을 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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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의 비밀
오가와 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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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저자의 일기형의 에세이가 출간되어 단숨에 읽어보았다. 카페에서 2시간도 안되어 점점 다 읽어가는 게 아쉬웠고 마지막 장을 읽는데 1년간 저자가 베를린 여행을 하며 기록한 일기를 몰입해서 읽었다. 

일본인인 오가와 이토가 지구 반대편에서 반려견 유리네 와 함께 요리와 산책, 그리고 독일 여행을 하며 그날 그날 느낀 감정과 경험한 내용을 일기로 기록한 것이 책으로 나온 것에 대해 다시금 일기를 빼곡하게 작성해 볼까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소설이 전반적으로 온기로 가득 차다. 저자가 남편을 부르는 애칭인 “펭귄”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앞서 언급함 바와 같이 <완두 콩의 비밀>은 저자가 2018년 독일의 베를린에서 여행하다시피 살아온 일기를 엮은 책이다. 

남프랑스 여행 이후 회사에 소속되어 누군가의 밑에서 일한 적이 없는 저자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자”라는 조그만 불빛을 가슴에 심었다는 구절이 눈에 띈다. 한 사람의 인생관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여행이기에, 나도 그런 여행을 과거에 한 적이 있어 매우 공감이 갔다.

<완두콩의 비밀>은 1년간 기록한 여행 일기의 내용 중 하루를 제목으로 꺼낸 것 같았다. 매일은 아니지만 요리에 관심이 많은 저자가 새로이 알게 된 내용을 "비밀"이라는 단어로 사용하여 비밀 같은 일기지만 책으로 오픈한 만큼 본인만 알고 싶지만 공유하고 싶은 저자의 깊은 속내음이 묻어난다.

사계절의 냄새와 풍경이 느껴지는 저자의 독일 베를린 여행일기를 읽어보았다. 부서지지 않는 포슬포슬 잘 익은 완두콩처럼 소박하지만 생기 넘치는 오가와 이토의 베를린 일상 속으로 빠져 보고 싶다면 <완두콩의 비밀>을 전적으로 추천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을 "조이풀"에 더해 "원더풀"한 오후를 보냈기에 저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글을 통해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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