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데이비드 수실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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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지만 쉽지 않은 것은 우리의 뇌이다. 아인슈타인도 뇌의 2%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인간의 뇌는 얼마나 복잡하고도 경이로운 공간일까. 그리고 우리의 뇌와 얽히고설켜 복잡한 인간 개개인의 삶은 또 얼마나 더 얽히고설켜 있을까. 인간을 실험 매개로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기도 하지만 모든 개개인의 삶은 개별적이어서 보편적인 답으로 딱 꺼내놓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한 뇌 이야기는 어떨까. 문학과 과학을 연결하는 부분이 될 것인데 신경과학자이자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데이비드의 <카오스의 가장자리>가 그 책이 된다. 카오스라는 단어부터 살펴봤다.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의 혼돈. 혼돈의 가장자리는 고요할까? 질서가 있을까? 아주 미세한 경계선이지만 그 차이가 개개인의 인생 판도를 갈라놓는 엄청나게 큰 결과의 경계선이 카오스이다. 그 가장자리에 저자와 누나가 보였다. 저자와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사람들이 보였다. 마약 중독 부모 밑에서 함께 자라 보육원 생활까지 함께 한 누나의 삶은 처참하게 부모와 같은 마지막을 맞이했지만, 데이비드는 달랐다. 그 한 끗 차이가 카오스의 가장자리 아닐까 싶다.


데이비드 수실로의 과거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회상하기도 고통스러웠을 그의 과거는 참담하다 못해 어떻게 그러한 환경에서 정신력이 나올 수 있을까 존경스러웠다) 스쳐가는 사건들이 어떻게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냈는지 세밀하고 정교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두께감을 보고 완독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지만, 단 사흘에 걸쳐 읽은 책이다. 그만큼 정교하고도 세밀한 유년 시절의 회상과 반대의 상황을 상상한 그의 필력까지 대단했다. 과학자이자 문학가 같았다.


훌륭한 부모 아래에서 자란 금수저 자녀들이 복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부모의 인생이 훌륭하다 못해 마약을 하거나 아이를 키울 최소한의 능력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양육은 어떨까.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가정환경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아이가 잠이 들고나면 미안한 마음으로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터인데, 데이비드 수실로의 부모는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경과학자, 풀브라이트 연구장학금 수혜자로 4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위대한 사람이다. <카오스의 가장자리>는 세상에 나온 그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그의 유년 시절은 서두에 말한 것처럼 어둡고도 처참했다. 보육원에서의 삶도 만만치 않았고, 그 후의 삶에서도 공황발작을 일으키며 몇 년에 걸쳐 회복하는 그의 역사에서 "정상적인 부모 아래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넘치는 사교육으로 그의 특출난 뇌를 유년 시절부터 유용하게 다뤄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오스의 가장자리에서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누나 인생과는 다른 궤도로 성장한 데이비드의 살아있는 역사. 뭐가 달랐던 것일까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데이비드가 과학을 다루는 부분들에서 과거의 발견들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과 인간의 심리가 만난 내용은 후반부에 나온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AI 기술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신경과학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중점을 두어 기술한다.


AI의 경이로운 성취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오늘날의 인공신경망은 실제로 인간의 뇌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연구하고 발견할 부분이 많은 레드오션인 셈이다.


보육원에서 시작해 신경과학자라는 경력을 쌓기까지 데이비드가 걸어온 여정은 기술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 중 하나가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시키는 것임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예이다. 저자가 평생 이해하려고 애썼던 신경망이 이제는 연결과 창의성, 발견을 위한 새 길을 제공하고 있음을 독자들이 알기를 바라는 것 같다. 불확실성인 현재를 딛고 또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 만들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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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AI 시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부모의 독서 대화법
이은정 지음 / 프로방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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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책, 책책을 읽읍시다.

지난 2000년대 초반 MBC에서 진행한 공익 캠페인이다. 이 프로그램을 안다는 것은 대충 나이도 어림짐작이 가능할 듯.. 선정된 책의 판매 수익금을 기금으로 활용해 기적의 도서관 건립 사업을 지원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기억하는 이유는 어린이 전문 도서관 건립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어린이에게 '독서습관'과 '책' 선물은 지금의 사회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요즘 같은 AI 시대에는 질문하는 능력이야말로 최고로 각광받는 시대이다. ChatGPT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하며 제대로 된 답변 또한 얻어내는 것. 물론 시간이 금인 수험생에게는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AI에게 물어보면 바로 답변을 해주지만, 그만큼 문해력은 키워지지 않는다.


나는 항상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책을 가까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아마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과 문해력 또한 길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책과 대화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책 읽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책이 정말 아이를 그렇게 잡아줄 것만 같은 해결책 같은 책이다. 물론 나의 아이에게 아직 머나먼 이야기 같은 솔루션이 더 많았지만, 책의 목차에서 언급된 고민을 나 또한 하게 될 날이 오기에 미리 읽어보았다.


책 읽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의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독서 지도사였다. '독서 지도사'라는 선생님 타이틀이 눈에 띈다.


사실 이 책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지는 않았다. 목차를 보고 정마 궁금했던 내용부터 보았다. 아직은 영유아를 육아하는 나에게는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고민이 없었기에.


많은 아이들을 독서 지도하며 만났던 이야기를 토대로 책은 이어진다. 사례를 이야기해주며 부모님께 드리는 팁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에게 처방약이 될 것 같다.


사실 책 내용대로 바로바로 흡수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좀 더 기다려줘야 하는 아이도 있다. 단점으로 느껴졌던 아이의 독서 습관 자세가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오는 면도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엉덩이를 붙이는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과 책이라는 환경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몫은 부모이다.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부모의 노력과 관심, 응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솔루션은 아니었다. 읽으면서 나에게 접목시켜 볼 수 있는 해답도 많았다. 아이가 이제 재잘재잘 말을 하기 시작하면 궁금하고 호기심이 많을 텐데 그 많은 것을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으론 한계가 있기에 나 또한 다양한 분야를 편식하지 않고 읽어야겠다.


사춘기 아이와 씨름하고 있다면 책을 통해서 연결고리가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 중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고민의 차원이 더 달라진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와 편안하게 대화하고 싶은 부모라면 당장 이 책을 읽고 고민을 반으로 덜도록 하면 좋겠다.


부모, 아이 모두가 부담 없이 오늘 당장 집에서 가볍게 시작해 볼 수 있는 다정한 책 읽기 팁들이 많은 <책 읽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를 읽어보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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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 뇌 -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생각법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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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I가 흥행하며 서점에는 ChatGPT, 클로드 등등 여러 가지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책들로 뜨겁다. 그러면서 주식시장도 한때 뜨거웠는데 지금은 그 열기가 살짝 식어줘서 아마도 지금에야말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만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건 아닌지 늘 투자 공부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오늘 나는 투자를 할지 말지, 그리고 인생을 위해 AI 공부를 시작할지 말지는 선택에 달려있다.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생각법이 있다면 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물론 책 한 권 읽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행동만이 답이다.


가미오카 마사아키의 <부자들의 초격차 독서법>을 읽은 적이 있다. 부자들의 독서법이 뭐가 다르기에 궁금해서 한번 읽어봤던 책인데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독서법'과 달랐다. 지식을 그저 일회용 수준이 아닌 복리법으로 읽어나가는 부자들의 독서법은 '독서 속도'와 '지식'을 한꺼번에 잡는 방법이다. 획기적인 방법이라 생각해서 서평 해야 되는 책들이 많아졌을 때 읽고 접목해 봤던 책이다.


저자의 획기적이고도 다른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 책은 많지만 이번에는 <투자하는 뇌>를 가져와봤다. 가미오카 마사아키는 평범함을 깨고 우리가 흔히 쓰는 '습관'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뇌'에 모든 것을 장착하여 알아서 해결하려는 힘을 믿기에 책 제목도 '투자하는 힘'이 아닌 '투자하는 뇌'라고 명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더 많이 벌고, 더 열심히 하는데 왜 나는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느낌이 들까. 어떤 사람은 같은 월급으로 자산을 불리고, 같은 시간으로 배움을 선택하고, 같은 실패에서 새로운 경험과 수익을 만들어낸다. 차이는 정보도 종목도 운도 아니라는 것. 부자들의 뇌는 돈뿐 아니라 시간, 경험, 관계, 습관까지 모든 것을 자산으로 변환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투자하는 뇌이고 이러한 뇌로 세팅하기 위해 2시간을 몰입해서 본 <투자하는 뇌>. 계속해서 뭔가를 끊임없이 갈구하고 투자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들이 읽고 '투자'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기 위한 마인드를 장착하기 위한 책으로 보면 좋겠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나의 뇌는 소비 뇌였구나..' 늘 필요한 것을 샀고, 필요하지 않아도 필요해 보여서 사고, 투자라는 것은 돈이 부족하여 하지 않았던 지난날들이 회고됐다. 결혼하기 전에는 한 달 100만 원 투자와 저축이 그저 쉬웠다. 순저축 후 지출을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하며 몸소 실천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쉽지가 않았다. 더 많이 벌진 않았고 외벌이로 남편 월급만으로 투자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지지 않기로 결심하고 규칙 수립과 자립적인 자세, 위험성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고 법을 익히기 위해 무장했다. <투자하는 뇌>에서 강조하는 세 가지 자산, 두뇌, 경험, 금융자산은 앞으로 우리 가족을 위해 꼭 필요한 자산이다. 이 세 가지 자산이야말로 계속해서 하고 있는 돈의 불안을 없애줄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기에. 


평생 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투자하는 뇌를 연마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투자하는 뇌>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공간에, 시간대에 나를 올려놓고 인생 설계도부터 그려보자. 저자의 말대로 낙서부터 시작하면 되고 거창하게 시작하면 부담만 될 뿐이다. 


성공 이미지를 시각화하여 뇌에 새겨 넣으며 이미 내가 훌륭한 자산가임을 상상하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로또가 되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허풍은 이제 그만. 로또가 되어도 부자가 되어도 자산가가 되어도 내가 즐기면서 일하고 싶은 '그것'을 찾아야 한다. 진짜 부자일수록 '잘' 일한다. 


경험을 할수록 경험치가 쌓이고 실패에 대한 역치 또한 낮아진다. 20대 때부터 경험하고 실패하는 것을 무수히 반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꾸준히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해 보고, 서평도 하며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정리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AI가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내 뇌는 이미 투자하는 중임을 깨달았고 <투자하는 뇌>를 읽음으로써 자신감 또한 장착했다.


여기서 말하는 팁들을 실생활에 적용하며 오늘이 마침 9월 1일이기에, 투자하는 뇌 1일차로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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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판사, 나쁜 판사
류기인 지음 / 펜타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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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거 한참 넷플릭스에서 유행했던 소년심판을 아주 흥미롭게 빠져들며 볼 때가 있었다. 촉법소년들을 아주 혐오하는 김혜수의 광적인 연기에 압도되어서 말이다. 공권력이 많이 무너져 학교 선생님들의 비극적인 뉴스를 많이 접하는데,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참교육'도 지금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다. 선 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로 인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창설된 교권 보호국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완주하고 나니 소년재판이 상기됐다. 소년심판과 참교육의 공통점은 바로 소년재판이 나온다는 것이다.


소년재판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사실 기준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인 류기인 판사가 착한 판사냐 나쁜 판사냐를 판단하게 되는 기준이 다르다. 창원지방법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년사건을 처리하는 곳으로 류기인 판사가 아닌 판사는 그저 단기간에 다들 그만두었을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소년재판을 오래 하게 될 줄 몰랐던 류기인의 삶이 녹아져 있는 목차에는 저자의 삶 얘기와 아이들을 만나 재판한 이야기, 재판 그 이후의 아이들의 삶 이야기가 있다. 재판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류기인 판사의 삶 이야기도 나오니 더욱더 인간미 있게 느껴졌고, 판사복을 입은 모습뿐만이 아니라 그저 편안한 어른의 모습도 느껴졌다.


<착한 판사, 나쁜 판사>는 5년째 소년부 업무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는 류기인 판사의 아이들을 만난 하루, 하루를 기록해 놓은 기록물로 저자의 삶까지 녹아있다. 그래서 더 잔잔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러한 에세이를 읽으려 하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이 세상에는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해줄 어른이 바로 서야 아이도 있기에 <착한 판사, 나쁜 판사>를 통해 이 세상을 읽고 싶었고, 아이의 심리를 간파하고 읽어 내려는 류기인 판사의 시선을 따라가고 싶었다.


류기인 판사의 진심이 책 한 권으로 어찌 다 담길 수 있을까. 저자의 진심을 법정에 선 아이들이 10년 뒤, 20년 뒤 다시 떠올리며 감사하다는 말을 아마 전해 올릴 것 같다. 나의 아이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의 환경과 내면, 심리적인 상태, 법정 이후의 삶들까지 생각하며 한 아이의 인생 전체를 책임지려하는 모습이 그리고 판사의 옷 자체가 엄청난 무게의 갑옷처럼 느껴졌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지키기가 쉽지 않지만 류기인 판사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분 같았다.


판사로서 재판하는 일상이 아닌 인간 류기인으로 돌아와 일상을 사는 내용도 보인다. 그 내용 중에서도 나는 아내를 통해 독서모임에 참가하여 아이들도 독서 모임에 참여시킨 내용이 참 가슴에 남았다. 나 또한 미래에 우리 가족과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이었기 때문. 내가 읽은 문장을 상대방은 어떻게 느낄지, 그리고 나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책의 문장을 가슴에 깊이 새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느끼는 바가 사람들마다 다르기에 바쁜 일상에 멋진 취미를 추가한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해졌다.


그리고 아내의 화분을 분갈이를 함께 하는 모습이 담긴 내용이 있다. 읽으면서 나의 신랑이 생각이 났고, 묵묵히 그저 자리를 내어주는 판사의 아내분의 모습처럼 행동하고 싶어졌다. 독서모임 이후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소년재판을 받은 이후의 아이들은 보호가 가능한 환경이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이라면 청소년회복 지원시설이나 소년원으로 가게 된다. 나는 무조건 죄의 크기가 무거우면 소년원으로 가는 줄 알았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형사재판과 소년재판은 저울의 영점이 다르다는 것부터 나의 과오를 깨달았다. 형사재판은 과거 죄에 향해있지만, 죄의 유무를 가리고 죄의 무게에 상응하는 형벌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소년재판의 보호 처분은 비행의 무게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가벼운 절도나 단순 사건이라 하더라도 집에 아이를 챙겨줄 어른이 없고 가정으로 돌려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먹고 자고 배우는 시설이나 소년원에서 생활하게 해야 할 수도 있다. 아이가 저지를 행동만 보고 처분을 정하지 않고 행동을 한 이유와 반복될 위험의 유무, 또다시 같은 생활환경에 돌아갔을 때 아이를 잡아줄 어른이 있는지까지 함께 살피는 게 류기인 판사의 책임이었다.


읽으면서 걷기 학교와 시집을 아이들과 함께한 판사의 모든 행적들이 사랑이 아니고서야 감히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다.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판사복을 입고 있는 것이겠지. 법정에 선 아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와 평범한 경험을 안고 사는 사람들보다 더 잘 돼서 더 좋은 영향을 사회에 끼쳐주면 너무나 좋겠다. 그렇게 될 수 있는 희망을 <착한 판사, 나쁜 판사>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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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은 자유다 -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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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나에겐 꿈같은 직업이다. 전업주부 타이틀을 안고 살면서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놓고 우리 집 작은 서재로 출근한다. 노트북과 책 한 권이면 끝. 하지만 이렇게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불안한 심정이다. 워킹맘들의 고충이 있겠지만 나 또한 워킹맘을 늘 가슴 한편에 꿈꾸며 살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장소만큼은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게 없을까 늘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내가 대학교 때 취득한 유통관리사 2급 자격증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 물류와 무역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꼭 한국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의 저자의 또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스펙이 없고, 지방대를 나올 뻔했다는 것. 재수를 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취업을 호텔업에 첫 단추를 끼워서 그런지 서비스업만 전전했던 나. 시작은 비슷했지만 20대, 30대, 그리고 40대 그녀의 발전은 나에게 꿈같은 여정이었다. <무역은 자유다> 신간을 보며 저자의 치열했던, 그리고 진정성이 있었던 삶의 지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출발선이 늦긴 했지만 마흔이 되기 전에 준비하고 싶어졌다.


20대에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무역업에 발을 들였고, 30대에는 많은 나라를 항해하며 무역회사에 몸담아 무역업 실무를 배웠으며 현재 그녀는 그녀만의 경험을 책과 움직임으로 전하고 있다. 


첫 파트에는 무역업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무역회사와 무역업에 발을 들이게 된 사람들의 스토리를 들으며 수출과 수입만으로 이루어진다는 무역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다.


저자의 무역업 인생 스토리는 두 번째 파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글의 순서를 이렇게 배치한 것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본인의 이야기가 서두에 나온 것이 아닌, 무역업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의 폭을 넓혀준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읽으면서 나는 일본과 거래하는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영업은 단순히 사람을 만나서 돈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신뢰와 진정성을 주고받는 일인데, 그 일을 아버지는 나를 낳은 후 30여 년을 하고 계셨다. 아버지가 하는 일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였지만, 경제 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 것 또한 무역업이라는 것을.. 무역은 중간 마진을 많이 남겨 돈을 버는 구조라고 단순하고도 무지하게 생각했던 나의 태도를 반성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일본 거래처와 통화를 주고받고 하면서 협상을 했던 그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 아버지 당신만의 회사만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닌 한 번 더 생각하여 서로가 상생하는 협상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나에겐 그저 먼 나라 사람의 세상을 사는 법이라고 느껴졌는데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먼저 생각하고, 그 나라에 없는 아이템(한국에서 만들어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 경쟁이 심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구분해서 생각하다 보니 눈이 번뜩였다. 즉 효자 아이템을 잘 선정하는 것. 그게 무역의 시작이다.


읽으면서 나와 같은 육아를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무역업이라는 것. 무역회사에 잠깐 면접을 보러 갔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는데, 그때 그냥 문을 두드려볼 걸 후회는 된다. 거창한 결심이 아닌 그저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저자의 첫발처럼 나도 무겁지 않게 문을 두드려 볼걸. 


저자만의 스토리는 파트 2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읽으면서도 놀랍고, 평범하게 시작한 것 같은데 그녀만의 인생 이야기는 오묘하게 빠져든다. 세 번의 무역회사에 이직을 하며 그녀만의 그릇을 확장시키는 이야기가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계기로 스며들었다. 다른 회사들을 가면서 깨달은 점 때문이다. 제품을 찾고, 조건을 맞추고, 서류를 주고받고, 물건을 움직이고, 대금을 정산하는 큰 그림은 변하지 않기에 그 흐름을 갖출 수 있는 저자의 경험담이 나에겐 소중한 간접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대화의 폭을 넓히려 대학원에 강의를 신청한 모습 또한 열정 그 자체였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갈증이 있는 자만이 물을 찾는 법인데 저자는 그 모든 걸 해냈다. 무역, 알고 보니 스케일이 큰 쇼핑이었다. 무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복잡할 것 같고 나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는데 스케일이 좀 더 큰 쇼핑이고, 시장에서만 장을 보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에 가서 몇 가지 절차가 더 붙는 것이라는 쉬운 설명 덕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졌다.


​용맹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무역업 인생 스토리.

무역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빠져들어가는 그녀의 스토리텔링에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역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무역이 곧 내 인생에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로또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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