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데이비드 수실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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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지만 쉽지 않은 것은 우리의 뇌이다. 아인슈타인도 뇌의 2%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인간의 뇌는 얼마나 복잡하고도 경이로운 공간일까. 그리고 우리의 뇌와 얽히고설켜 복잡한 인간 개개인의 삶은 또 얼마나 더 얽히고설켜 있을까. 인간을 실험 매개로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기도 하지만 모든 개개인의 삶은 개별적이어서 보편적인 답으로 딱 꺼내놓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한 뇌 이야기는 어떨까. 문학과 과학을 연결하는 부분이 될 것인데 신경과학자이자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데이비드의 <카오스의 가장자리>가 그 책이 된다. 카오스라는 단어부터 살펴봤다.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의 혼돈. 혼돈의 가장자리는 고요할까? 질서가 있을까? 아주 미세한 경계선이지만 그 차이가 개개인의 인생 판도를 갈라놓는 엄청나게 큰 결과의 경계선이 카오스이다. 그 가장자리에 저자와 누나가 보였다. 저자와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사람들이 보였다. 마약 중독 부모 밑에서 함께 자라 보육원 생활까지 함께 한 누나의 삶은 처참하게 부모와 같은 마지막을 맞이했지만, 데이비드는 달랐다. 그 한 끗 차이가 카오스의 가장자리 아닐까 싶다.


데이비드 수실로의 과거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회상하기도 고통스러웠을 그의 과거는 참담하다 못해 어떻게 그러한 환경에서 정신력이 나올 수 있을까 존경스러웠다) 스쳐가는 사건들이 어떻게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냈는지 세밀하고 정교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두께감을 보고 완독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지만, 단 사흘에 걸쳐 읽은 책이다. 그만큼 정교하고도 세밀한 유년 시절의 회상과 반대의 상황을 상상한 그의 필력까지 대단했다. 과학자이자 문학가 같았다.


훌륭한 부모 아래에서 자란 금수저 자녀들이 복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부모의 인생이 훌륭하다 못해 마약을 하거나 아이를 키울 최소한의 능력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양육은 어떨까.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가정환경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아이가 잠이 들고나면 미안한 마음으로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터인데, 데이비드 수실로의 부모는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경과학자, 풀브라이트 연구장학금 수혜자로 4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위대한 사람이다. <카오스의 가장자리>는 세상에 나온 그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그의 유년 시절은 서두에 말한 것처럼 어둡고도 처참했다. 보육원에서의 삶도 만만치 않았고, 그 후의 삶에서도 공황발작을 일으키며 몇 년에 걸쳐 회복하는 그의 역사에서 "정상적인 부모 아래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넘치는 사교육으로 그의 특출난 뇌를 유년 시절부터 유용하게 다뤄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오스의 가장자리에서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누나 인생과는 다른 궤도로 성장한 데이비드의 살아있는 역사. 뭐가 달랐던 것일까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데이비드가 과학을 다루는 부분들에서 과거의 발견들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과 인간의 심리가 만난 내용은 후반부에 나온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AI 기술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신경과학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중점을 두어 기술한다.


AI의 경이로운 성취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오늘날의 인공신경망은 실제로 인간의 뇌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연구하고 발견할 부분이 많은 레드오션인 셈이다.


보육원에서 시작해 신경과학자라는 경력을 쌓기까지 데이비드가 걸어온 여정은 기술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 중 하나가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시키는 것임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예이다. 저자가 평생 이해하려고 애썼던 신경망이 이제는 연결과 창의성, 발견을 위한 새 길을 제공하고 있음을 독자들이 알기를 바라는 것 같다. 불확실성인 현재를 딛고 또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 만들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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