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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은 자유다 -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나에겐 꿈같은 직업이다. 전업주부 타이틀을 안고 살면서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놓고 우리 집 작은 서재로 출근한다. 노트북과 책 한 권이면 끝. 하지만 이렇게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불안한 심정이다. 워킹맘들의 고충이 있겠지만 나 또한 워킹맘을 늘 가슴 한편에 꿈꾸며 살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장소만큼은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게 없을까 늘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내가 대학교 때 취득한 유통관리사 2급 자격증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 물류와 무역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꼭 한국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의 저자의 또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스펙이 없고, 지방대를 나올 뻔했다는 것. 재수를 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취업을 호텔업에 첫 단추를 끼워서 그런지 서비스업만 전전했던 나. 시작은 비슷했지만 20대, 30대, 그리고 40대 그녀의 발전은 나에게 꿈같은 여정이었다. <무역은 자유다> 신간을 보며 저자의 치열했던, 그리고 진정성이 있었던 삶의 지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출발선이 늦긴 했지만 마흔이 되기 전에 준비하고 싶어졌다.
20대에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무역업에 발을 들였고, 30대에는 많은 나라를 항해하며 무역회사에 몸담아 무역업 실무를 배웠으며 현재 그녀는 그녀만의 경험을 책과 움직임으로 전하고 있다.
첫 파트에는 무역업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무역회사와 무역업에 발을 들이게 된 사람들의 스토리를 들으며 수출과 수입만으로 이루어진다는 무역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다.
저자의 무역업 인생 스토리는 두 번째 파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글의 순서를 이렇게 배치한 것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본인의 이야기가 서두에 나온 것이 아닌, 무역업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의 폭을 넓혀준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읽으면서 나는 일본과 거래하는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영업은 단순히 사람을 만나서 돈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신뢰와 진정성을 주고받는 일인데, 그 일을 아버지는 나를 낳은 후 30여 년을 하고 계셨다. 아버지가 하는 일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였지만, 경제 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 것 또한 무역업이라는 것을.. 무역은 중간 마진을 많이 남겨 돈을 버는 구조라고 단순하고도 무지하게 생각했던 나의 태도를 반성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일본 거래처와 통화를 주고받고 하면서 협상을 했던 그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 아버지 당신만의 회사만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닌 한 번 더 생각하여 서로가 상생하는 협상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나에겐 그저 먼 나라 사람의 세상을 사는 법이라고 느껴졌는데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먼저 생각하고, 그 나라에 없는 아이템(한국에서 만들어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 경쟁이 심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구분해서 생각하다 보니 눈이 번뜩였다. 즉 효자 아이템을 잘 선정하는 것. 그게 무역의 시작이다.
읽으면서 나와 같은 육아를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무역업이라는 것. 무역회사에 잠깐 면접을 보러 갔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는데, 그때 그냥 문을 두드려볼 걸 후회는 된다. 거창한 결심이 아닌 그저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저자의 첫발처럼 나도 무겁지 않게 문을 두드려 볼걸.
저자만의 스토리는 파트 2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읽으면서도 놀랍고, 평범하게 시작한 것 같은데 그녀만의 인생 이야기는 오묘하게 빠져든다. 세 번의 무역회사에 이직을 하며 그녀만의 그릇을 확장시키는 이야기가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계기로 스며들었다. 다른 회사들을 가면서 깨달은 점 때문이다. 제품을 찾고, 조건을 맞추고, 서류를 주고받고, 물건을 움직이고, 대금을 정산하는 큰 그림은 변하지 않기에 그 흐름을 갖출 수 있는 저자의 경험담이 나에겐 소중한 간접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대화의 폭을 넓히려 대학원에 강의를 신청한 모습 또한 열정 그 자체였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갈증이 있는 자만이 물을 찾는 법인데 저자는 그 모든 걸 해냈다. 무역, 알고 보니 스케일이 큰 쇼핑이었다. 무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복잡할 것 같고 나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는데 스케일이 좀 더 큰 쇼핑이고, 시장에서만 장을 보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에 가서 몇 가지 절차가 더 붙는 것이라는 쉬운 설명 덕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졌다.
용맹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무역업 인생 스토리.
무역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빠져들어가는 그녀의 스토리텔링에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역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무역이 곧 내 인생에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로또가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