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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 고립과 은둔의 시절 넘어가기
햅삐펭귄 프로젝트 지음 / 파람북 / 2025년 12월
평점 :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고립’과 ‘은둔’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 치유의 결과물입니다. 사진 속 본문에는 ‘감자’, ‘현재’, ‘초롱’과 같은 가명을 사용한 이들의 삶이 담겨 있는데, 그 문장 하나하나에서 그들이 겪어온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어린 시절의 가정불화, 부모의 지나치게 엄격한 양육 태도나 부채 문제, 그리고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 등 은둔에 이르게 된 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 근저에는 ‘세상은 무서운 곳’이라는 깊은 불신과 상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은둔 청년 지원 프로그램에서 “세상에는 내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안도하는 장면은,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이 비난이나 훈계가 아닌 따뜻한 경청과 공감이었음을 일깨워 줍니다. 방 안에 머무는 것이 편해서가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였다는 사실을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들과 진정으로 마주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회복의 과정은 결코 화려하거나 빠르지 않지만, 아주 사소한 일상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스스로 요리를 해 먹으며 죄책감을 덜어내고, 웹툰 작가라는 꿈을 향해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회복해 가는 청년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자녀의 은둔을 계기로 상담심리를 공부하게 된 부모의 이야기는, 은둔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 마주해야 할 ‘상처의 뿌리’임을 보여줍니다. “해본 게 없어서 오히려 행복할 수도 있잖아요. 할 게 많으니까”라는 고백처럼, 이 책은 은둔의 시간을 실패가 아닌 ‘두 번째 시작’을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고립된 청년들에게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사회에는 그들을 향한 편견 없는 시선을 건네는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소외된 마음들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