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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 PAGE NOT FOUND / 2025년 11월
평점 :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NPC 월드"는 오늘날의 사회를 게임 속 세계와 비교하며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지 않는 존재’, 즉 NPC로 변해가는지를 날카롭게 짚어낸 책이었습니다. 기술 발전과 알고리즘, 자동화된 선택,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어느새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외부 자극에 의해 움직이도록 길들여지고 있다는 저자의 분석은 읽는 내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화면 속 추천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을 대신 규정하고, 댓글 수나 조회수 같은 가벼운 지표가 우리의 감정과 판단을 좌우하며, 정보 과다 시대에 오히려 ‘알고 있다고 느끼기만 하는 상태’가 심화된다는 대목은 현대인의 무기력과 피로감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기본값을 통한 행동 통제, 반복 노출의 착각, 무한 스크롤이 만드는 결정력 상실, 대중과 커뮤니티의 ‘몰아주기’ 문화—은 우리가 왜 쉽게 피로하고 왜 스스로 선택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들입니다. 읽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지금 플레이어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움직이는 NPC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익숙한 일상이 낯설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책의 백미는 단순히 현대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NPC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점이었습니다. 자동화된 감정 반응을 끊기 위한 방법, 기억을 되찾고 선택권을 회복하는 과정, 정보 속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사고법 등은 현실적인 실천 지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선택 감각을 잃으면 멈춘다는 감각도 잃는다’는 문장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이미 여러 시스템에 의해 ‘멈출 수 없는 상태’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또한 책 후반부의 ‘NPC 탈출하기’ 장에서는 개인의 삶을 다시 플레이어의 위치에 올려놓기 위한 사고 훈련, 생활 습관, 정보 소비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어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NPC 월드"는 단순한 사회비평서를 넘어, 자동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반드시 한번쯤 자기 삶을 돌아보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일상에서 무기력하거나, 판단이 흐려지는 느낌을 받거나, 늘 누군가의 흐름에 따라가고만 있다고 느끼는 분들께 특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