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뿌리째 흔들리지는 마라
오수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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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게 되면 나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게 느껴집니다.

남들 자는 시간이지만,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아기를 위해 분유를 타고.

겨우 2시간 남짓 잠들면 또다시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아기를 위해 분유를 타고.

그렇게 오랜 시간 아기를 돌보며 점점 사람으로 키워갑니다.


분유를 타느라 부족한 잠과, 부족한 체력이지만, 밖에서 일하고 들어올 남편을 위해 마트에 가서 두 손 가득 무거운 식재료를 들고 와, 놀아달라고 울어대는 아기와 함께 저녁밥을 만듭니다. 주말이 되면 평일의 피곤함 때문에 남편은 소파에서 내려오지 않지만, 아기를 돌보는 나의 피곤함보다는 월요일 출근할 남편을 위해 또다시 혼자서 아기를 돌봅니다.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 어느 정도 혼자서 해내는 아이가 대견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승진하며 경제적 평온함을 조금씩 느끼게 해주는 남편이 대견합니다. 그런데, 나는 15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고, '갱년기'라는 시기에 접어들며 모든 것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저는 아기와 남편에게 모든 신경을 쏟고, 정성을 다해준 아기 엄마의 남편입니다.


43p 나무

나무는 알기 때문이다

바람이 흔들어 대는 이유를


바람은 상대가 흔들릴 때 존재감을 나타내던가요?.

흔들리지 않는다면, 내 곁에 바람이 있다는 것을 못 느끼기 때문에.

상대에게 내가 네 곁에 있다고 알려주기 위해서 그토록

끊임없이 상대를 흔드는 걸까요?

일에 지쳐 피곤한 줄은 알았지만, 아기를 돌보며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여자의 노고를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아이의 사춘기와 엄마의 갱년기가 겹치는 시기에.

왜 뒤늦게 부인의 아픔을 느꼈을까요?.

매 순간 아이 편이었지만, 이제라도 엄마 편을 들어봅니다.


수많은 바람을 맞으며 흔들렸을 엄마.

부러지지 않고, 뿌리째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랑하는 가족에게서 가끔씩 마주하게 되는 행복의 순간.

그 짧은 행복을 느끼며 버텨온 것은 아닐까요?.


어느 날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그 드라마.

"너부터 행복해라 희생이란 단어는 집어치우고,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그 순간의 감정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59p 내려놓자

그 아픔 견뎌 내느라

아픈 줄도 몰랐구나

긴장이 풀리니 이제서야 아픔을 느끼는구나

애썼다 애썼다

쉼 위에 너를 그만 내려놓자


연약한 인간이기에 수많은 고통의 순간을 느끼겠지만,

때로는 바람에 몸을 맡겨서 뿌리째 흔들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풍파를 견디며 지친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차 한잔 마시며,

자신을 위로하는 글 한귀 읽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저 하늘 본다면.

내 인생이 뿌리째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네에 앉아 흔들림을 즐겨보려 합니다.


#지식과감성 #다만뿌리째흔들리지는마라 #오수아 #지천명 #위로 #잘살았다













애썼다 애썼다
쉼 위에 너를 그만 내려놓자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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