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제 느낌을 남깁니다.


낮게 자성의 목소리도 내며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묵묵히 걸어 나가는 것이 삶에 대한 책임과 의무이자 권리라고 말하는 이 에세이는 독자가 아직 안 본 영화를 자분자분 읽어준다. 그리고 생과 죽음까지의 운명을 사는 우리의 길을 돌아보게 한다.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내가 당신을 보고 있는데, 당신도 나를 보고 있는건가요?

나는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하려고 한건데, 당신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라고 묻는것 처럼 느껴집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대사하는 영화도 있지만, 은유적으로, 에둘러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영화들도 많습니다.

불교를 믿고 따르려 애쓰는 저에게 통성기도,고해성사,하늘에 계신 아버지...

아직도 어렵고 포용해야 할 문제입니다.

남편이 죽고 낯선곳에 정착하려 했지만 그곳에서 아이가 유괴,사망하여 혼자 남은 엄마.

모든것이 하늘의 뜻이라며 신의 품 속으로 그녀를 인도하는 "밀양"사람들.

75p.

햇볕  한 줌도 신의 선물이라지만  ~~  신을 믿지 않는 것 같았던 그녀도 마음 깊숙한 곳에는 햇볕 같은 신의 사랑을 받고 싶은 소망이 잠복한 것이다. 햇볕은 그녀의 일상에 널려 있었고...

그 분의 사랑을 느끼며,평정심을 찾는가 싶더니, 자신의 용서가 아닌 그 분의 용서를 받고 해맑게 웃는 범인의 모습에 다시 신을 부정합니다.그러다 결국에는...

13p.

영화는 다 말하지 않는다. 영화의 '말'은 관객의 기억,관객의 시간과 얽혀 의미가 된다.


선택

신은 인간에게 상자를 줄때 여러가지를 닮아서 주지만, 인간은 그 중 하나만 본다고 합니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내용은 다를겁니다.

부정했던 신을 인정하고, 그의 품 속으로 들어갔지만, 다시 부정하게 되는 과정.

고통의 시간과 평온의 시간을 감히 짐작조차 못 하기에 영화 "밀양"은 아직도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2p.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나온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라는 대사처럼 영화는 필요한 순간마다 처방약처럼 내게 왔다.

이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떤걸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굳이 알아보려 애쓰지는 않았습니다. 나의 생각에,나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것이 분명하기에.

77p.

마당 한구석엔 빈 트래펑 통이 거꾸로 박혀있다. 호흡을 못 할 정도로 막혀 있었던 신애의 숨통을 생뚱맞게도 우리가 욕실에 하나쯤 두고 쓰는 액체가 대변하기라도 하듯.

영화 "황해"의 하정우님을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 현실이 답답하다 느끼며 살고 있었는데,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정말이지...

작은 소품하나,흘러가는 대사 한마디를 온 몸을 집중하여 영화를 보고있으니, 소품하나까지도 의도했는지,의도하지 않은것인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크게 다가와 온갖 의미를 붙입니다.

팬트하우스 드라마에서 염색체표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추측했지만, 제작진의 실수라고 밝혀졌던 에피소드처럼.뒤집힌 트래펑 통을 보며 "새거 하나 사다주고 싶다"고 느꼈던 마음이 작가님에게도 전해졌나봅니다.

'밀양'이라는 도시에 여러가지의 의미를 붙여 말하는 감독의 의도들.그 중 하나만이라도 잡아낸다면 좋을 것 이지만, 나만의 의미를 만드는것도 괜찮은듯 합니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느끼는 감정도 다른 영화.

다 말하지 않고 관객의 기억, 관객의 시간과 얽혀 의미를 만드는 영화.

일반인과 생각,느낌,받아들임이 조금은 다른 수필가의 눈으로 본 영화이야기.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였습니다.


#내가당신을볼때당신은누굴보나요 #배혜경 #지식과감성 #에세이 #영화 #밀양 #영화평 #소품 #의미 #힐링









영화는 다 말하지 않는다. 영화의 ‘말‘은 관객의 기억,관객의 시간과 얽혀 의미가 된다. - P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