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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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제 느낌을 남깁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2001년 작. 사랑이 허용되지 않는 두 사람(중년의 독신 여성과 딸이 있는 유부남)의 사랑을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간명하고 명징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그렇다면 뻔하지 뭐... 라고 생각이 드는것은 어릴때부터 어른들에게,문화 전반에 걸쳐서 이야기하는 "해서는 안되는 사랑." 이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늘상 절망과 함께하는 여자의 인생버티기라고나 할까?.마지막 페이지를 넘길즈음에는 나의 가치관 마저 흔들릴지 모릅니다. "불륜"이라 불리는 사랑에 대한 고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절망을 품고 휴식을 찾는 여자.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은 후 주인공은 어떤 감정으로 살아왔는지 상상만 해 봅니다. 

주인공은 "죽음은 평온한 것"이라고 느낀다고 하는데, 마음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가 봅니다.

45p.

나와 동생은 죽음은 평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맞으러 와 줄 베이이시터 같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신의 철모르는 갓난아기다.


절망의 느낌속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느끼고자 자신의 욕망대로 행동하지만,그로인해 더욱 괴로울지 모릅니다. "기분전환을 위한 행동에 후회가 생기면 안된다"는 저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네요.

243p.

그런 그녀가 어른이기를 주장하고, 절망을 벗어던지려 할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애인과의 헤어짐이고, 이 헤어짐은 곧 그녀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 옮긴이의 말.

죽음에 초연한듯 보이지만, 말만 그렇지 한없이 연약해보이는 여자.

그래서인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에 또 절망하지만, 이내 절망과 함께 합니다.

69p.

이제 갈게.

절망이 말한다. 절망은 어린 시절 얘기를 좋아한다.

그럼 또 보자. 잘 자고.

절망이 그렇게 말하고 나간 후에야 나는 겨우 잠든다.

절망이라는 감정으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는 것 일까요?. - 남자인 저는 조금 힘드네요... -


의지

사람에게는 의지라는 것이 있어서 노력을 합니다.둘의 사랑은 불안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방에서 계산한 시간이 다 되어 나가려고 할 때 서비스 30분의 시간이 생깁니다.

하지만, 마이크를 놓고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거나, 첫차는 30분 후부터 운행을 하고 지금 나가도 마땅히 갈곳도, 할것도 없다면,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겠지요.

176p.

나는 물었다. 정말 당신도 갇힌 거야?

둘은 어디에 갇힌 걸까요?. 갇히긴 한걸까요?.

191p.

애인과 헤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문득 자신을 돌아보면,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애인이 아닌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애인과 살려 하면 갇히고 만다.

결국 주인공은 결단을 내리지만, 그 결과는...


약하디 약한 웨하스 의자에 앉는다고. 그건 먹는거지 앉는게 아니라고 말할것 같은 사람들.

하지만, 남의 눈길 신경쓰지 않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인공.

***p.

남의 눈길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가정이 있는 남자에게 의지하는 것은 용기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웨하스를 좋아하세요?.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이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거의 먹지 않는 과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한,두개 정도는 먹을지 몰라도 봉지째 뜯어놓고 먹는 경우는 거의 없는 과자라고 생각합니다.

유난히 약해서 과자 봉지를 온전히 뜯기도 전에 부스러지고 심지어 반토막으로 부러질 때도 있는 그 약한 과자. 그걸로 의자를 만들었다.그리고 그 곳에서 쉬려고 한다.부서질걸 알기에 조심조심.

자신의 행동을 남들이 손가락질 하면서 욕하는 걸 알면서, 부서질걸 알면서도 그 곳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주인공.

주인공은 그 곳에 갇힌 걸까요?. 안에서 잠근 걸까요?.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이같은 주인공의 마음에 살짝은 공감이 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쓸쓸한 늦가을에, 사랑과 절망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한 여인이 가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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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길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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