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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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를 읽고 가을,사랑을 느낍니다.


기억

인생을 살다보면 기분좋은 순간들도, 기분나쁜 순간들도 생깁니다. 

그때의 상황은 곧 사라지지만, 그때의 감정은 기억으로 남습니다.시간이 흐른뒤 비슷한 상황을 만납니다. 예전 그 순간에 들었던 음악, 먹었던 맛있는 음식, 흐릿하면서 더웠던 날씨, 맑은 하늘, "오랫만에 오셨네요."라는 맛집의 사장님 인사... 이제는 달라진 현실이지만, 예전 순간을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지기도,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은 '사라지는 기억'이라고 합니다.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너무 좋아하지도 말고, 중도를 지키라는 뜻일까요?.

좋아하는 영화중에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있습니다. 2004년작. 이재한 감독, 정우성,손예진 주연의 사라지는 기억과 사랑에 관한 영화. 슬픈 기억만 가득한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지만...

남주가 묻습니다. "현재의 남자를 바라보며 옛 남자의 이름을 부를 때,그리고 사랑한다 말할때. 진짜 사랑한건 누구일까요?.' 잊지못할 대사를 의사의 답변으로 듣습니다. '사랑이야 사랑을 받은 본인이 잘 알거아냐.'

205p.

'흐려지는 것도 추억입니까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한 두 사람. 여주는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으니, 당신을 기억못할테니 그만 헤어지자 말합니다. "내 머리속에 자기가 없는거야, 나도 없는거야" 남자가 답합니다. '내가 너의 기억이고 마음이야.'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마도 변하는것이 아니라 한쪽의 기억에서 숨는것 아닐까요?. 숨긴다고,기억에서 사라진다고 예전에 사랑했던 순간마저 사라지는 것 일까요?

사랑, 그 자체만으로 사랑입니다.



이별

사랑은 언제나 이별과 함께합니다. 살아서 이별하거나, 죽음으로 인해 이별하거나...

첫눈에 반했다고, 지내다보니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며 사랑을 시작합니다.

때로는 자연스럽게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순간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럼 이별은 어떨까요?. 그토록 사랑했던 두 사람의 감정이 대립하는 순간이 오고.그런 순간이 많이지면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다른 감정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나쁜 감정이 사랑을 덮어버리고 우리는 이별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축복인지 저주인지 알 수 없는 기억의 삭제로인해 사랑을 덮었던 나쁜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기억에서 변해갑니다. 너무도 크게 느꼈던 나쁜감정,기억들도 시간이 흐르고보니 별것 아닌것처럼,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는데 라고 느껴집니다.

사춘기시절 일기장을 보고있으면 당시에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던 고민들도 '저런걸로 죽을만큼 힘들다고?'싶기도 합니다.

제 머리속을 짚어보면, 나쁜 감정도 좋은 감정도 남아있지만, 나쁜감정은 작아지고 좋은 감정은 커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련이 남고, 그 순간들을 후회하나 봅니다.

215p.

'우리 어떻게 헤어졌지, 더듬거리는데 

그대는 여전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

~~~ 그저 불온한 젊음을 견딜 수 없었던 것뿐 ~~~'

한 사람은 기억이 변해갔고, 한 사람은 기억이 생생한가 봅니다.

당시에는 죽을만큼 미워서, 싫어서 이별을 선택했겠지만, 시간이 흐르니 그 감정이 약해졌나 봅니다.

그렇게 기억은 조작되나 봅니다.



가을

화사했던 꽃과 나무들이 색 바래고,풍성한 잎사귀는 바닥으로 떨어져 바람따라 이리저리 방황합니다.

좋았던 기억과 함께, 잘 못해줫던 미안한 감정이 뒹구는 낙엽을 보며 커지는듯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지는 사랑의 기억들.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깊은곳으로 숨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에필로그

'나는 가을의 적막 속으로, 겨울의 침묵 속으로, 봄의 무심함 속으로, 또다른 여름의 난폭함 속으로 내몰릴것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그 또한 지나갈 것이며, 더불어, 당연하게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미셸 슈나이더의 말을 빌자면, "무언가가 완성되면서 사라지는" 순간이고 삶이고 영원이다 - 황경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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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월간 〈PAPER〉 골수팬들에게 반가운 작가 황경신, 김원의 ‘영혼시’가 출간되었다. 김원의 사진 위에 스민 황경신의 아름다운 문장들, 황경신의 글을 품은 김원의 감성적인 사진들. 〈PAPER〉 독자들 사이에서는 ‘영혼시(영혼을 위로하는 시)’라 불렸다.

이 책『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의 ‘영혼시’는 영혼의 한 조각이 말랑말랑해지는 과거의 글들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장롱 구석에 먼지 쌓인 오래된 추억 상자를 슬며시 열어 그 기억의 지층을 들추어 화석이 된 글들을 하나하나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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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에필로그

‘나는 가을의 적막 속으로, 겨울의 침묵 속으로, 봄의 무심함 속으로, 또다른 여름의 난폭함 속으로 내몰릴것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그 또한 지나갈 것이며, 더불어, 당연하게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미셸 슈나이더의 말을 빌자면, "무언가가 완성되면서 사라지는" 순간이고 삶이고 영원이다 - 황경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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