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태어나 풀처럼 살았다
최우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책소개


월간시사문단에서 ‘목련이 바람에 전하는 말’, ‘아버지 연가’, ‘홍매화’로 등단한 저자 최우영은 매일 바닷바람의 향취를 맞고 오름에 발자취를 남기며 시를 쓰고 마음을 치유한다. 꽃으로 태어나 한생을 풀로 살았던 저자의 삶과 사랑, 그 이상을 이루었던 시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 보기 바란다.

~

책과 시를 사랑한 문학 소년이었지만 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다 포기했습니다. 가난했고 술에 무너지고 여자 꽁무니만 쫓다 어영부영 지나간 젊은 날이었습니다. 어쩌다 많이 아파서 한 달여 병원 신세를 짓고 나니 이러다 죽으면 그만인 게 억울해 제주로 이사한 지 어느덧 2년이네요. 매일 바다를 보고 오름에 오르고 바다의 언어로 시를 쓰며 마음을 치유합니다. 덕분에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마흔이 넘어 다시 글을 마주하니 오롯이 글의 진정성만 보입니다. 사랑에 미쳐 멀리 두었던 가족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넘쳐 제 글 안에는 식구들이 많이 삽니다.

“사랑을 떠나니 사람이 보이네.”

- 최우영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인생

내가 선택해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태어났다면 멋지게 살고싶은게 사람욕심일 것이다.

주변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것을 느끼며 자랐기 때문일까?.세상모든것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내가 배고프면 크게 울면된다. 누군가 분유를 물에 타서 내 입에 물려준다.배변신호가 오면 본능대로 따른다. 그리고 또 울면 된다. 누군가 나의 기저귀를 갈아주니까.

나는 꽃으로 태아난듯 하다.

울음이 아닌 언어를 통해 나의 뜻을 남들에게 전하고,걸음을 배워 나 혼자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나에게서 조금씩 멀어져감을 느꼈다. 그렇게 내 인생 2막이 시작되었다.


사랑

함께 살아가는 가족을 보면 마음이 편안함을 느꼈다. 내 편이니까. 그런데 어느순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사람만 보고싶고, 함께있고 싶어진다.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을 내 마음이 원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런게 사랑이란 것이구나.

운 좋게 마음이 맞아 그사람과 사랑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지내다보니 가족들과,친구들과 조금씩 거리감이 생긴다. 왜 둘은 함께할 수 없는 것인가?.

마음의 고개를 들어 가족을 바라보려 하였더니, 어머님은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이세상에 안 계시고, 친구들은 각자의 생활에 쫓겨 나를 돌봐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 (마음의 여유는 있기를 바란다면 나의 큰 욕심일까?.) 그들에게 못다한 사랑을 이제는 내 자식들에게 쏟으며 생활한다. 하루,이틀.


시간

넘처흐른 물잔은 닦으면 된다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수도 닦아내지도 못한다. 그저 큰 한숨만 남을뿐.고개를 들면 큰 세상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건만, 나는 왜 고개를 숙이며 그들을 외면한 채 살아온 것일까? 그들을 돌보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조금은 섭섭함을 느낀다.

꽃으로 태어난줄 알았으나 난 풀 이었구나.


내가 어릴적에 접한 시 는. 짧막한 단어 몇개로 이루어져있었다.단어가 조금 늘어나고 문장이 길어지면 산문이라 불렀고, 더 많아지면 수필이라 불렀던것 같은데, 요즘은 그 경계가 무너진듯 하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때는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

대부분 

풀처럼(어디에나 흔하게 있고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풀) 태어나 

꽃처럼(홀로 있어도 아름다움으로 인해 남들에게 주목받는 꽃) 살고 싶어하는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으며 겪하게 공감되는 제목이었다. 어릴때는 주변 모두에게 주목받으며 살았지만, 사춘기가 지나며 내 인생은 나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것을 알았기 때문에.

100년도 못사는 길지않은 인생이지만, 나의 마음속에 많은 의미로 남아있는 사람들이 몇몇있다.

작가의 글을 보며 잊고 있었던 몇사람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싶어 책장을 덮고 긴 한숨을 내뱉은게 몇번이던가.


꽃처럼 태어난줄 알았지만 실상은 풀이었고.

풀로 태어났지만 꽃처럼 살고싶은 세상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듯 하다.

귀뚜라미 울어대는 늦은 저녁 창문을 열고 책을 읽다가는 느닷없이 쏟아지는 그리움과 한방울 떨어지는 눈물에 깜짝놀라는 경험을 할지도 모르겠다.


곧 다가올 추석이라 아버지가 더욱 생각나는 시간이었을까?.

올 추석에는 차례상을 물리기 전에 시 한편 읽어드리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마음속에 자리잡은 여러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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