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을에서 책읽기
이선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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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 가방엔 언제나 두어 권의 책이 들어 있어 무거웠고, 절 닮은 제자는 소풍날 제 가방을 들어 주며 무슨 책인지 꺼내 보곤 하였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항상 책과 가까웠고, 이부자리 근처에도 읽지 못한 책을 낙엽처럼 흩어 놓아 같이 사는 이의 나무람을 들어야 했습니다. 제가 숨 쉬는 공간에 책과 함께하는 것이 당연했고, 무거운 책 탓에 자주 가방을 바꾸어야 해도 명품을 탐한 적이 없었습니다. 숨을 쉬듯 책을 읽고, 그 책을 빌려 세상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길가 들풀처럼 나이 들어 가는 시골 선생으로 산과 강, 풀과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볼 때, 또 다른 우주가 그 속에 있음을 믿습니다. 길섶에 맺힌 이슬 한 방울도 마음을 다해 바라볼 때 다른 세상으로 저를 인도할 것입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감정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말한다.

어릴때 느끼는 감정의 종류는 그리 많지않은것 같다.

애기는 졸려서 자고싶은데 자리가 불편하면 울면된다. 그러면 보호자가 나타나 토닥거리며 자장가를 불러준다.언어를 통하여 나의 의사를 타인에게 전달가능한 나이가 되면 나의 말로 내 기분을 내가 하고싶은것을 표현하면 된다. 상대방이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는 상대의 재량이다. 일단 나는 내 의사를 말로 표현하면 된다.

사춘기가 지날즈음, 나의 의사표현을 이해못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난다.

내 생각, 내 마음도 몰라주는 그사람들이 싫어서 나에게 말걸면 짜증부터 난다.

그러다 문득 어느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생각없이 하던 호흡이 힘들어지고, 얼굴에서는 화끈화끈 열이난다. 아, 사랑이구나.

온통 짜증이던 나의 일상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와 내 주변공기를 화사하게 바꿔준 그 사람.

그로인해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 되고, 나의 존재는 이유가 생겼다.

무심히 보아왔던 길가의 꽃들이 그 아이만큼이나 예뻐보인다.

세상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자연

우리나라의 특징중 하나인 사계절.(태연의 사계절은 언제 들어도 좋다.)

어린시절에는 눈 내리는 겨울을 제일 좋아했다. 길가에 울려퍼지는 캐롤송, 머리위에는 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손이시렵다는 핑계로 그 아이와 손잡고 거리를 걸으면, 행복이란 이런거구나.새삼 느낀다.

그런데, 어느날, 어느순간, 그 아이와 헤어져서일까?. 눈 내리는 겨울이 싫다.

눈 내리면 길 막히고, 걷다보면 바지가 더러워지고, 길은 미끄러워서 살금살금 소금쟁이처럼 걸어야 하고.주차장에 가보면 꽝꽝 얼어붙은 눈 녹이느라 회사에 지각할까 두렵고, 차는 더럽고.....

그대로인 자연을 두고 좋았다가 싫어했다가. 참 변덕스런 사람이구나.


감정

자신의 감정에 따라 자연을 바라보고, 감정을 느꼈던 사람들은 나 말고도 더 있을 것이다.

아침 독서 편지로 독서 새 물결 회원에게 발송되었던 것들을 모아서 '강마을에서 책읽기'라는 책이 되었다고 한다.

강마을에 위치한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행복한 책 읽기 동아리를 맡아 지도하였다고 하니 그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눈때문에 길막히는 짜증도, 바지가 더러워질고, 미끄러워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하며 엉금엉금 걷지도 않을듯 하다.길 막히면 막히는 대로, 바지가 더러워지면 집에가서 빨면 되고. 넘어지면 친구들과 깔깔거리면서 웃으면 끝날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따라 현실을 보지는 않을듯 하다.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꽃피고, 열매 맺고, 잎사귀를 모두 떨구어 겨울을 지내는 사계절을 바라보는 그네들의, 선생님의 눈을 통해 기록된 이 글.

한줄,한줄 소중하다. 색안경끼고 자연을 보던 내 눈이, 내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정화되는 느낌이다.


자연

이상기후라고 하지만, 그조차도 서서히 적응하는듯한 자연.

인간들이 달려가면 언제나 두팔벌려 포근히 안아주는 자연.

그 자연속으로 들어가 작가가 추천하는 책을 읽으며 자연에게 위로받고싶게 만드는 책이다.


항상 그 자리에 있을것 같은 자연, 이선애작가, 언젠가 그들을 찾아가 포근히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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