命의 소모 - 우울을 삼키는 글
이나연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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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상을 담는 창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검은색일 거야.

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게 반문을 하겠지만,

너는 그걸 알아야 한다.


어둠 그 속에서도 빛나는 무언가는 존재한다.

이를테면 별 혹은 달 같은 것들.

- 命의 소모 中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람

태초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을 닮은 남자를 만드시어 '아담'이라 이름하고,

그의 갈비뼈로 배우자를 만드시어 '하와(이브)' 라 이름하시니 ...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내용이죠? (저는 반 불교인 이라서...)

사람은 태초부터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인가봅니다. 내 갈비뼈로 배우자를 만들었다하니 죽는 그 순간까지 내 갈비뼈, 내 배우자, 내 인생 소멸되는 그날까지 나와 함께 살아갈 누군가를 찾아헤메는게 숙명인가 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드디어 찾았습니다.

내 모든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고, 나의 모든 치부를 드러내도 창피하지 않는 그런 존재.

내 사랑을 드디어 찾았습니다.


사랑

상대방을 위해 나의 모든것을 바칩니다. 아니 결국 내사람이기에 같이합니다.

날이 추우면 나의 외투를 벗어 그에게 걸쳐주고, 배가 고프면 내가 덜 먹더라도 상대방이 우선 배부르기를 원합니다. 그가 아프면 대신 아파할 수 없어 눈물만 흐릅니다.

그렇게 함께하다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의심이 드나봅니다.이 사람이 진정 내 배우자인가?.

어느 순간 그에게 하던것을 우리의 자식에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에게 해주었던것처럼,똑같이.

하나도 아깝지 않고, 더 해주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배우자는 자꾸 의심이 갑니다.

'이 사람은 내 배우자가 아닐수도 있겠구나'. 이제 그에게 해주는 작은 것조차 아깝습니다.

나의 자식은 나의 자식임이 확실하기에, 나의 배우자는 나의 배우자임이 불확실하기에.

자식에게는 무조건이지만, 이제 배우자에게는 측은지심으로, 맞겠지하는 체념으로 함께합니다.

결국, 사랑이 변하나 봅니다.


이별

나와 맞지 않는것이 하나,둘 눈에 띄고, 불편하고. 그 정도가 커져서 힘들고.

참고참고 또 참아보지만,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에게 말합니다. 이제 헤어지자고.

서로가 배우자임을 의심하던 두사람은 그렇게 헤어집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납니다.함께 먹었던 음식을 먹다가, 함께 듣던 음악을 듣다가,

때로는 갑자기. 그 사람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같이 착각했던것은 아닐까?.

우리는 서로의 배우자가 맞는데,잠시 망각했던것은 아닐까?


그리움

그사람에게 맞춰져 변해버린 나의 음식취향, 패션스타일, 작은 행동습관.

때로는 나의 부족함을 채워줬던 그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 사람은 나의 '배우자'가 맞았나봅니다.

그 사람이 보고싶습니다.


命의 소모

책 뒤 표지의 달의 모양. 시간이 흐르면서 초승달에서 그믐달로 변하는것처럼 

상대를 향한 우리의 그리움도 서서히 커지다가 결국 작아지는 것일까요?

그렇지만 실체는 그대로이고 보이는 것만,느끼는 것만 변할 뿐입니다.

결국 우리의 마음속 상대는 느끼지 못할 뿐 처음 그모습,처은 그 크기 그대로 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그리움도, 나의 생명력도 조금씩 줄어듭니다.

서서히 소모되며 사라집니다.

그를향한 나의 그리움도.

나의 생명도.


철없던 시절의 첫사랑도,육체적인 사랑도, 정신적인 사랑도.

지나고 보니 모두 그립고,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생각이 잘 안나네요.

그리움은 커지고 원망은 소모된 것일까요?.

아니면 느낌만 소모된채 마음속 깊은곳에 숨은것일까요?


한참의 독서가 끝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문득 노래가 듣고싶어지네요.


널 품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을

작은 숨결로 닿은 사람 겁 없이 나를 불러준 사랑

몹시도 좋았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우습게 질투도 했던 평범한 모든 순간들이

캄캄한 영원. 그 오랜 기다림 속으로 햇살처럼 니가 내렸다.

널 놓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쓸쓸한 것을

고운 꽃이 피고 진 이 곳. 다시는 없을 너라는 계절

~

잊지 않겠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우습게 질투도 했던 니가 준 모든 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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