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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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더없이 그로테스크하고,아름답고, 강력하다.

당신은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서도 읽은 적이 없을 것이다.

소설가 정유정·미야베 미유키 극찬!


한국에서 펴낸 첫 소설이 작은 반향을 일으켰다. ‘밀도 높은 서스펜스와 문학의 품격’ ‘스타일리시 스릴러’란 말이 따라 붙었다. 금세 이 소설은 해외로 건너갔다. 번역되어 이웃나라 일본에 출간(《그 아이는 이제 없어(원제‘시스터’, 문예춘추)》)되었다. 그곳에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새로운 흐름’(요미우리신문, 미야베 미유키)이란 제목을 달고 그녀가 소개되었다. “짙은 어둠에 휩싸인 듯한 전개의 끝에는 가슴 떨리는 엔딩이 도사리고 있다”며 일본 독자에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할 젊은 작가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두온. 아마도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곧, 그녀는 우리 뇌리에 이렇게 각인될 것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더없이 그로테스하고 매력적인. 어디에서도 읽어본 적 없는.


이두온의 두 번째 장편 《타오르는 마음》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2017년 교보스토리 공모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3년 동안 개고를 거쳐 출간되었다. 소설은 ‘연쇄살인’으로 먹고사는 마을이 있다면?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살인사건’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인간의 어두운 심성들이 모여 마을에 기괴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마을 사람들의 과거가 한데 뭉쳐 우리 사회의 어두운 심연을 타격한다.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절벽으로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은유이자 돈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을 재화로 만들 때, 개인의 육체는 대상화되고, 불행과 가난은 전시되며 인간은 죽어서도 죽음에 이르지 못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 이상하고 기괴한 마을에 점점 마음이 빼앗길 때쯤, 살인을 계획한 사람과 살해를 당한 사람들에 관한 비밀이 한 점의 주저 없이 일사천리로 파헤쳐진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생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식.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기회도 마땅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차량 흐름이 많은 도로에는 중간중간 휴게소,식당이 있다. 관광지를 가기위한 중간에, 혹은 물류의 흐름상 트럭이 많이 다니는 길 적당한 곳에.

드넓은 허허벌판을 가다가 저 멀리서 보이는 노란 'M' 마크. 외롭던 운전길에 큰 안심과 설렘이 생긴다는 미국인.넓지않은 우리나라지만, 국도에 꽤 많은 휴게소,식당이 있다.

그런데 근처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많은 차들이 국도대신 고속도로로 통행한다면, 그 식당은 어떻게 될까?.얼마전에 영화를 봤는데, 국도변 버려진 휴게소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영화였다.

백*원의 골*식당 역시, 상점 한개를 살리는 것이아닌. 그 상점으로인해 사람들이 몰리고, 골목 전체에 사람들이 넘쳐나면 근처 상점도 잘 될거라는 생각인 것이다.


소설의 배경역시 이와 비슷하다.

국도변에 작은 식당.휴게소를 차려서 먹고 살고 있었는데,바로옆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마을은 생계가 막막해졌다. 자체적으로 야간 마라톤 축제를 만들어 사람을 모아본다. 축제를 하니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야간이기에 숙박을 마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기에 마을의 경제상황은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마을 주민들은 게으르고 불 성실해서 가난해진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변화탓에.


16p  

'사람들은 가난한 자들을 이야기할 때 쉽게 근면과 성실의 부재를 말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모호한 표현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누군가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말을 증오하게 되기도 한다.'


야간 마라톤 도중 우연히 시체가 발견되고 그로인해 마을 여기저기에 연쇄살인의 흔적이 발견된다.

그 중에는 가난한 마을이 싫다며 마을을 떠났던 사람도 있다.

범인은 외지인, 혹은 마을 주민일까?


22p

불특정 다수의 죽음이 무서운 이유는,우리가 살인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죽음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서로에 대한 의심을 키웠고,두려움과 무력감에 대해 알아나갔다.


경제부흥을 위해 축제를 만들었으나 연쇄 살인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마을주민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야...

마는것이 아니다.사건을 영화화 하고자 사람들이 찾아오고, 머물면서 또다른 방향의 경제부흥이 온다.

2층 모텔이 "범죄의 역사'박물관으로 개조되면서 또다른 희망을 품게되는 마을 주민들.


26p

 여기서 갈림길, 꼭 살인마를 통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는 핑계는 너무 모호하다. 그러나 다수의 마을 사람들은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였다고 말이다. 윤리 의식, 죄책감, 동정심, 인간애 같은 것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사람들의 생존 앞에서 힘을 잃었다.그것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후퇴했다. 그리고 생존과 성공을 자랑스러워하는 풍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동안 살인마는 잡히지 않앗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다. 멸시하면서도 두려워했다.그건 살인마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돈에 대한 감정이었을 것이다.그러는 동안 축제는 발전을 거듭했다.

~

그러나 왜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가. 이 돈벌이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

축제 개편 네 번째 해, 마을을 찾던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 그 다음 해에는 또 그 절반이 줄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될까? 

초반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머리속으로 그려본 동네는 우리나라에서 보기힘든 자연과 집의 이미지였다.

그래서일까? 한국 작가의 소설이지만, 스토리진행도, 머리속 상상의 이미지도 조금은 새롭고도 낯익은 느낌의 소설이었다.(멀지않은 미래에 영상-영화,드라마-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자세히 보지만, 드라마는 대부분 띄엄띄엄 보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이웃사람,카센터(손님없는 카센터주인이 국도 도로 한가운데에 철심을 박아놓고 지나가는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낸 뒤 수리해주는 내용이 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폐쇄적이고 자신들만의 왕국 같은 동네) 떠올랐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책 전체를 음미할때는 갑자기 n번방 사건이 떠올랐다.

이웃 주민이 살인 피해자의 가족임을 알면서도,살인마를 미워 하면서도 좋아했던 동네 주민들.

그 연쇄살인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동네 주민들. 

이웃에게, 피해자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없었을까?

초반에 언급했던 '생계'때문에?

n번방 가해자들 역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면서,미안함,죄책감은 없었을까?


코로나19로인해 외출도 맘대로 못하는 요즘. 금요일 밤부터 맘잡고 읽으면 일요일에는 완독할만큼 술술넘어가는 스토리이다.

답답한 마음을, 무더운 날씨를 잠시나마 잊고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추가로.

새로운 단어를 알았습니다.

눙치다.

동사. 1.마음 따위를 풀어 누그러지게 하다.

       2.어떤 행동이나 말 따위를 문제 삼지 않고 넘기다.

저만 몰랐던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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