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정예원 지음 / SISO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책소개


“보고 싶어….”

때로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심으로 와 닿는 말

괜히 울컥거리게 하는 말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SNS를 통해 매일 한두 편씩 인연과의 사랑, 이별, 삶을 주제로 글을 써온 저자의 첫 에세이. 누군가 내 마음에 쏟아져 내리는 그때, 사람과 사랑에게 상처받았을 때, 문득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질 만큼 좌절감이 밀려올 때 한 편 한 편 적어 내려간 글이 모여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으로 엮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춘기

초등학생때는 몰랐던 감정이 가슴속 깊은곳에서부터 차오르다가 이내 넘치고 만다.

그 사람을 마주할때면 심장이 터질것 처럼 빠르게 뛰고, 고개는 저절로 숙여진다.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말은 입에서 맴돌고 입 밖으로는 떠듬떠듬 어눌해지는 혓바닥.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항상 옆에 있던 이성중에서 유독 한 사람만이 눈에 들어오고, 모든 순간을 그사람과 함께 하고싶고, 내 가 세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어느것도, 그사람에게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모두 줄 수 있을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


사랑

친구들과 있는 시간과는 다른 느낌으로 흐르는 시간.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 시작하기전 광고90초는 세상 더없이 더디게만 가더니,

저녁먹고 시작한 그사람과의 몇마디 통화는 아침해를 맞이한다.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을 보고있어도 생각나고,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생각나고,

약속장소로 가는 버스안에서도 온통 그사람 생각뿐이다.

어렵고 힘든 일주일의 생활도 주말약속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다.

나 자신을 버리고 그사람이 원하는 대로 변해간다. 생각못한 헤어스타일, 평소 안입던 옷 스타일, 잘 안먹던 음식들, 쳐다보지도 않던 영화장르들, 낯선 장소들.

그렇게 내 마음속을 나 자신을 그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며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다툼의 시작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나는 평소처럼 하고싶은 말을 했을 뿐인데, 내 말에 반박하는 그 의견보다도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갑자기 왜 저렇게 말하지?"

그 사람과의 의견대립보다 그사람의 말투가 귀에 거슬린다. 갑자기 아무 대화도 하고싶이 않다.

생각해보면 그사람은 변한게 없다. 나의 귀가. 나의 정신이, 나의 감정이 변한것일거다.

소위 말하는 "콩깎지"가 벗겨지는 순간이다.

그 사람이 좋았던 모든 순간, 장점들이 어느순간 눈에 거슬리고,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가려해도, 익숙해지겠지 하고 지나가려해도,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심해진다.

그러다가 결국 말도 안되는 이유로 큰 싸움이 되고, 그로인해 한참을 연락없이 지내다가 결국에는 이별을 선택하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우리'라는 단어를 버리게된다.


이별

이별은 힘들다.많은 시간, 혹은 적은 시간을 함께 했더라도.

아마도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동안 나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우선시하며 생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기적으로 상대보다 나를 우선시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보다는 상대를 우선으로 할 것 같다.

그렇게 지내온 사랑의 시간들. 그 순간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야 하는 시간. 이별의 시간.

내 가슴속에 자리잡은 그 사람을 떼어내기 위해, 나 자신을 혹사시킨다. 눈코뜰새 없이 정신없이 일을 해서, 제정신인 날을 헤아리기 힘들만큼 술에 취한 날들의 연속으로,이불속에서 밤낮없이 눈물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게 힘들게 어렵게 그 사람을 나에게서 떼어낸다. 조금씩,조금씩.

그렇게 "우리"는 다시 "나"로 되어간다.


이별 후

그사람과 함께했던 몇몇 행동을 이제는 나 혼자 하고있다. 계절이 바뀌어 옷가게에 들렸지만, 그 사람이 골라주던 스타일의 옷에 손길이 머물고, 친구들과 술한잔 하려고 메뉴판을 펼치면, 배고픈 배를 채워줄 '안주밥'에 눈길이 가고, 무심코 영화를 예매하면서 커플석을 쳐다본다.


다시 나

조금씩 조금씩 그 사람을 지워나가던 순간들이 모여서 이제는 다 지워졌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어느순간 눈에 안개가 자욱해지며, 가슴이 답답해진다.그리고는 눈물이...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이다.

할만큼 다 하고, 힘들만큼 다 힘들어해서, 어느순간 웃으며 너는 떠올리던 날들도 있었다.

그래서 다 지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갑자기 생각난 네 모습에 썩소한번 지으면서 행복했던 우리의 시간을 떠올려보고는 친구에게 건배를 외칠정도로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쏟아져 내리는 너를 향한 그리움에 눈물이 흐른다.

그게 사랑인가 보다.


어느날 새벽녁 책을 읽으며 작가의 글을 읽으며 평온하게 약감 동감하며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다 지워진줄 알았던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 사람이 보고싶어 흐르는 눈물이 아니다.

눈물은 흐르지만 썩소가 아닌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작가는 나의 깊은곳에 있는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미소를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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